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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47] 뮤지컬 ‘엑스칼리버’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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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K 뮤지컬 컴퍼니는 그동안 뮤지컬 ‘모차르트’를 필두로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레베카’ 등 완성도 높은 정통 유럽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했다. 작품들은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위주의 일변도 국내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을 확장하여 다양한 뮤지컬 시장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저명한 창작자들과 함께 2017년 대극장 창작 뮤지컬인 ‘마타하리’와 2018년 ‘웃는 남자’를 제작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의 세계화의 기치로 세 번째 대극장 창작 뮤지컬을 세종문화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EMK는 ‘아더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엄청난 스케일의 판타지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제작해 2019년 6월,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프리미어를 시작했다. 작품은 지난 2013년 뉴욕에서 첫 워크숍을 시작으로 2014년 스위스에서 첫선을 보이는 개발을 거쳤다.

극은 새롭게 수정 보완돼 고대 영국의 신화 속 인물인 아더왕 이야기에 주변 인물과의 관계 스토리 라인을 강화했다. 고대의 신비주의를 바탕으로 동시대에도 유효한 사랑과 욕망, 분노와 저주 그리고 충절과 배신의 상태를 아시아적 보편적 정서를 이입시켰다. 이에 드라마틱하고 대중적인 음악적 구조의 확실한 재조정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동시대 역대급 블록버스터형 뮤지컬로 탄생했다.

아더가 성인이 되던 날, 대사제인 멀린으로부터 그의 출생의 진실과 정해진 운명에 대해 듣게 되고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단 한 명의 진실한 왕만이 뽑을 수 있다는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는다. 아더는 왕으로 추대되고 더불어 용맹하고 사랑스럽고 총명한 여인 기네비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형 랜슬럿은 그동안 아더를 풋내기라 여겼지만 아더가 성검을 뽑고 행하는 놀라운 위용에 어느새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나 기네비어를 향한 마음으로 힘들어한다.

아더는 카멜롯을 건설한 후 이복 누나 모르가나를 만나게 된 후 운명은 걷잡을 수 없는 갈등과 반목, 분노와 저주가 난무하게 된다. 한편 아더는 가족과 개인사에 얽힌 운명에 괴로워하고 색슨족 침략에 험난한 전투를 겪게 된다. 그때 참회하던 렌슬럿의 도움으로 아더와 기사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승리를 거두게 된다. 다시 처참해진 주변의 상태와 상실의 고통 속에서도 지친 걸음을 걸으며 왕의 숙명이자 맞서야 할 미래를 응시하며 엑스칼리버를 새롭게 치켜들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다.

무대는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가 창안한 대형 석조 프로시니엄 아치와 함께 물, 불, 바람, 흙 우주의 4원소가 엉켰다가 비워지고 다시 채워진다. 오래된 고대의 큰 나무숲의 태고적 신비주의에 텍스트 곳곳에 스며든 원시성의 마법과 주술이 더해졌다. 거기에 농밀한 숲과 바위에 적절하게 조명한 구윤영 조명과 송승규 영상의 조화롭고 깊이 있는 판타지가 있다. 또한 고풍스러우면서도 오뜨꾸뛰르하고 패셔너블한, 움직임의 실용성이 가미된 스타일을 창안한 조문수 의상 디자이너가 합세해 밀도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는 고대에서부터 가상의 미래까지 상상할 수 있는 미장센의 실제와 밀도 있는 스펙터클을 구사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뮤지컬 팬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넘버를 추가하며 확장했다. 그의 음악은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드라마의 정서를 리딩하거나 확장하며 넘버만으로도 캐릭터의 변화무쌍한 감정뿐 아니라 에너지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풍부한 멜로디와 다양하게 변주한 리듬의 변화로 드라마의 상황과 상태는 증폭되기도 했다. 특히 ‘왕이 된다는 것’, ‘아비의 죄’ 같은 넘버는 배우들의 폭발적이고 섬세한 가창과 함께 가히 뮤지컬 넘버의 끝판왕 같은 극치를 보여주었다.

쿤 슈츠의 편곡은 마법처럼 작품에 음악이란 옷을 입혔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엄청난 멜로디에 클래식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민속풍의 켈틱 음악, 중세의 목가풍, 모던 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하나로 거듭나면서 찬란한 빛을 더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한 작품에서 용해시켜 낸 원미솔 음악감독의 활약과 원 오케스트라의 정갈한 협연, 그리고 히로 이이다 일렉트로닉 뮤직 디자이너와 김지현 음향 디자이너의 정성을 다한 음악팀 합주에 박수를 보낸다.

배우들의 가창력 또한 작품의 화룡점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아더 역의 김준수는 역할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표현, 몸과 의식의 흐름을 깊이 있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또한 침울하게 변화시키며 상큼하거나 호소력도 짙었다. 그는 소년에서 왕으로 변화와 변신을 거듭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무대를 압도할만한 당찬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기네비어 역의 김소향은 사랑스럽고 발랄한 이미지에 거침없는 움직임과 액션으로 무대를 종횡무진 누볐다. 그의 상큼하고 순수하기 그지없는 사랑스러움과 연민이 느껴지는 안타까움을 적절히 안배하며 그 진가를 발휘했다.

또한, 이 작품에서 모르가나 역의 신영숙을 만난다는 것은 한국 뮤지컬 디바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편의 많은 출연 작품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우라는 물론 폭풍 같은 가창력으로 마법처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순식간에 단연 압도한다. 그의 뜨거운 속삭임과 포효하는 가창력에 누구나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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