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6.8.27 목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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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유니버설발레II의 ‘천사의 숨결’, 항상 우리 뒤에서 지켜주는 내면에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우리의 인생에 있어 삶이란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그 뜻대로 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말했다. 삶은 B. C. D 즉, B와 D 사이의 C 라는 것이다. B는 탄생(Birth), D는 죽음(Death), 그리고 삶과 죽음사이의 C는 선택(Choice)이라고……. 다시 말해 우리의 인생이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순간순간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가? 안무가 허용순은 작품 ‘천사의 숨결’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많은 일들 가운데 슬픔, 외로움, 죽음을 겪게 되는 동안 우리 안에 존재되어 있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고 전한다. 그녀의 작품 ‘천사의 숨결’이 바로 우리 안에 존재되어 있는 내면의 소리인 것이다. 또 이 내면의 소리는 죽음에 직면하는 순간에서 조차 우리에게 위안과 따뜻함을 주는 것임을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무대 뒤편에 설치되어 있는 조그마한 문은 우리 안에 존재되어 있는 내면의 문임을 짐작케 한다. 그 문안을 통해 남녀 무용수가 등장했다. 그들은 온 몸에 착 달라붙은 살색 타이즈를 입고 자신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여자 무용수는 무대 중앙에 가만히 앉아있는 남자 무용수 뒤에서 몸을 흐느적거리며 관능미를 뽐냈다. 이윽고 앉아있던 남자 무용수가 일어나 그 여자 무용수의 손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었다. 그들의 춤은 부드러우면?� 강렬한 빛을 발하며 여자무용수가 손을 뻗다가 엎드리면 남자 무용수도 똑같이 따라 움직였다. 게다가 바이올린의 진한 선율까지 더해져 춤의 느낌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어냈다. 우리는 각자가 아닌 하나로 맞춰진 그들의 호흡을 통해 남자무용수 안에 여자 무용수가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갈색 옷을 입은 여자 무용수가 등장하고 남자무용수와의 색다른 호흡이 이뤄졌다. 이들의 몸짓은 가벼웠으며, 여자무용수가 다리를 들면 남자무용수가 잡아주면서 이리저리로 이끌며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서로에게 몸을 기대다가도 남자무용수가 여자무용수의 두 팔을 낚아채면 그 여자무용수는 그 자리에서 공중으로 몸을 날리며 돌기를 반복했다. 너무나 자연스런 그들의 몸짓을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했다.


무대 중앙에 핀 조명이 비춰지고 그 안에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 무용수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녀는 몸을 웅크리다가 자신의 손을 바닥에 문지르기를 반복하면서 두려움에 찬 모습을 표현해냈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서 핀 조명이 비추어진 조그마한 공간이 그녀의 외로움과 절망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절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윽고 붉은 색 조명이 온 무대를 감싸고 강렬한 첼로의 선율이 흘렀다. 여러 명의 남녀 무용수들이 등장하자 여자 무용수는 턴을 돌면서 무대 위에 서있는 여러 명의 무용수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그리고는 두 손을 머리에 감싸고 엎드렸다. 다른 무용수들은 이런 그녀를 무시한 채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거칠게 몸동작을 펼쳐나갔다. 잠시 후 실루엣의 남 녀 무용수가 다시 등장해 아름다운 듀엣을 선보였다. 잔잔하면서도 탄력 있는 그들의 몸짓은 보는 관객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곧이어 매혹적인 이들의 움직임과 함께 여자 무용수의 몸짓이 시작됐다. 실루엣의 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이끄는 모습은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특히 무대 뒤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붉은색 조명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 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또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그녀의 동작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작품을 보는 관객들의 시선까지 한 곳에 집중시키게 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외로움과 절망을 표현해냈다. 그녀가 무용수들 사이를 비집고 달려 나갈 때, 여러 명의 무용수들은 그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 ‘천사의 숨결’은 안무가 허용순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진 작품이었다. 슬픔과 고독,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내면의 색깔을 아름다운 몸짓과 세련된 감성으로 풀어냈음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우리의 삶은 늘 기쁨, 슬픔, 아픔, 행복 등이 예고 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덕스런 삶을 우리가 쉽게 적응해 나가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각자 내면에 존재되어 있는 소리들을 깊이 있게 들어보고, 생각하고, 판단해서 어떤 일이든 잘 적응할 수 있는 삶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거라 여겨진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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