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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46] 뮤지컬 ‘그리스’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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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리스’는 1971년 미국 시카고에서 첫선을 보이고 이듬해 1972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이후 1980년까지 무려 3388회를 공연하며 브로드웨이의 메가 히트 뮤지컬로 자리매김했었다. 더군다나 당시 영화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에서는 1971년 초연 때 두디 역을 맡았던 배우 죤 트라볼타가 동명 영화에서 주인공 대디를 꿰차며 당시 최고의 팝 가수인 올리비아 뉴톤 죤과 함께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견인했다. 작품은 아직도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그리스’는 짐 제이콥스(Jim Jacobs) 대본, 워렌 케이시(Waren Casey) 작곡으로 당시 젊은이들이 겪는 꿈과 고민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1950년대 말부터 황금기를 누리며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은 로큰롤(Rock and Roll)은 기존의 대다수 뮤지컬 음악과는 확실하게 변별된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또한, 영화에서는 당대 최고의 그룹 중 하나였던 Bee Gees의 멤버 Berry Gibb가 작곡한 노래들이 추가되어 빌보드 차트에 다섯 곡이나 한꺼번에 오르며 12주간이나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넘버 중 'summer nights'이나 'you are the want that I want' 등의 경쾌한 음악은 아직도 각국에서 영화나 CF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수많은 패러디로 다양하게 인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3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초연됐으며 올해 16주년을 기념하기까지 26번의 프로덕션으로 약 2500회가 넘는 공연이 진행됐다. 작품은 재미있고 흥겨운 라이선스 뮤지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으며 많은 대학에서 가장 많은 뮤지컬 제작 실습 작품으로 선정하여 공연한 바 있다. 2019년 현재는 ‘지금까지의 그리스는 잊어라’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한 2019년 뉴트로 프로덕션으로 공연 중이다.

뮤지컬 ‘그리스’는 2019년 5월, 6년 만에 돌아와 새롭게 해석한 프로덕션 뉴트로(NEW TRO)를 선보인다. 작품이 가진 복고적인 정서를 유지하며 사회적인 관조와 트랜드를 최대한 반영해 단순한 복고가 아닌 새롭게 해석해 즐기는 경향을 반영했다. 이에 대본과 음악, 무대, 의상 등 작품 전반적인 측면에서 수정과 보완하여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게 했다.

음악 역시 세련된 편곡와 라이브 밴드의 폭발적인 연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그리스’의 넘버들이 가진 로큰롤의 신나는 분위기는 한층 살리면서 젊음의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무대는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무대 전체를 LED 영상을 활용했다. 크고 작은 세트 구조물을 재현하며 레트로 퓨쳐리즘 (Retro Futurism, 즉 50년대와 60년대 성행했던 미래주의 기술과 과학의 미디어 판타지로 구현해냈다 즉, 당시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이나 배경 등이 최신 영상기술의 융, 복합으로 펼쳐지며 과거에서 미래를 보듯, 현재에서 과거를 보듯이 동시에 느낄 수 있게 스피디하게 구현해 낸 것이다.

작품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를 맞는 고등학교 교정이 배경이다. 극 중 대니를 중심으로 한 티버드 (T-Bird)의 남학생들과 리조를 리더로 하는 핑크레이디(Pink Lady) 파의 여학생들이 방학동안의 이야기들로 시끌벅쩍하다. 마침 프렌치가 새로 전학 온 샌디를 데려와 핑크레이디에게 소개 시킨다. 티버드들은 대니에게서 해변에서 있었던 화끈한 그녀와의 사랑 얘기를, 핑크 레이디는 샌디에게서 해변에서 만났던 순수하고 로맨틱한 사랑 얘기를 듣는다. 그렇게 대니와 샌디는 친구들에게 싸여 방학 동안 여름 해변에서 있었던 짜릿하고 로맨틱한 만남을 조금은 과장되게, 각자의 환상을 더 해 얘기하다 어느새 간절히 서로를 그리워한다. 핑크레이디는 샌디에게서 그 남자의 이름이 대니 쥬코라 듣게 되자 모두 반색하며 놀라고 급기야 리더인 리조가 주관해 대니와 샌디를 대면시키기에 이른다.

이번 공연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뮤지컬계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리는 오디 뮤지컬 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와 ‘비스트’, ‘포미닛’ 등을 성공시키며 가요계 흥행 제조기라 평가받은 전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노현태 프로듀서가 협업했다. 뮤지컬과 K_POP을 결합한 팝시컬 (POPSICAL)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극 중 주인공인 대니와 샌디를 주축으로 남자 유닛과 여자 유닛을 구성해 음반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멀티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게 되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뮤지컬 ‘그리스’는 초창기 대한민국의 대표 뮤지컬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배우 남경주와 최정원을 비롯해 수많은 뮤지컬 스타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새로운 뉴트로 뮤지컬 ‘그리스’에도 예비 뮤지컬 스타들의 가능성과 열정들의 대결 판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신선한 스타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구 뮤지컬배우들의 기량과 열정의 합, 신예 스타성의 각축장 같은 하모니의 뜨거운 공연 현장을 목격해 보는 것도 새로운 관극의 재미가 될 것 같다.

시원시원한 기럭지와 호감 비주얼에 약간은 껄렁한 치기 어린 허풍기의 옷을 입은 대니의 서경수 배우, 순박한 듯 청순미와 섹시본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서투른 허당기 마저 내재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한 그녀 샌디의 양서윤 배우, 탄탄한 몸매의 남성적이고 매력적인 보이스로 심금을 울리며 키즈어덜트 같지만 한 방향만 바라볼 것 같은 투사 같은 케니키 역의 임정모 배우 등을 비롯해 차세대 뮤지컬 스타들의 향연에 금새 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더불어 빈스 역의 김대종 배우나 미스 린치 역의 김현숙 배우의 능청스럽지만 맛깔스럽게 작품의 중심을 잡아 준 중견 배우들의 열연의 합에 힘 받아 작품은 풍성함과 기분 좋은 관극을 향유하는데 찰진 안내자 역을 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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