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30주년을 기념하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merican Ballet Theatre, 이하 ABT)가 12년 만의 내한공연을 펼친다. 1939년 창단된 ABT는 영국의 로열 발레,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와 더불어 세계 최정상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발레단이다. ABT는 지난 1996년 내한공연 이후 국내 팬들과 만나는 2번째 무대에 앞서 7월 29일(화)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 ABT는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7월 31일에는 한국 초연작 2작품으로 구성된 ‘오프닝 갈라’를 선보이고 8월 1일부터 3일까지는 희극 발레의 대표작 ‘돈키호테’를 공연할 예정이다.

예술 감독을 맡은 케빈 맥킨지(Kevin McKenzie)는 “한국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ABT는 단순히 발레만 공연하는 것을 넘어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위해 세계 뛰어난 무용수들을 선발하고, 그것을 전 세계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첫 인사를 대신했다.

이번 내한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8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공연되는 ‘돈키호테(Don Quixote)’의 4회 공연에서, 모두 다른 무용수들이 주역을 맡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8월 1일에는 팔로마 헤레라(Paloma Herrera)와 호세 마뉴엘 카레뇨(Jose Manuel Carreno)가, 8월 2일에는 시오마라 레이즈(Xiomara Reyes)와 헤르만 코르네호(Herman Cornejo), 질리안 머피(Gillian Murphy)와 에� 스티펠(Ethan Stiefel)이, 8월 3일에는 미셸 와일즈(Michele Wiles)와 데이빗 홀버그(David Hallberg)가 주역을 맡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무용수들을 대표하여 호세 마뉴엘 카레뇨는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의 3번째 공연이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 공연을 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연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ABT에 입단한 한국인 발레리나 서희도 참석하였다. 서희는 허리 부상으로 인해 이번 공연에서는 주역으로 활동하지 않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희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오프닝 갈라도 있고, 돈키호테 작품도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이어 허리 부상에 관해서는 “여러 곳으로 투어 공연을 다니면서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공연 한 달 전에 허리를 다쳤다. 지금도 치료중이고 많이 좋아지지 않은 상태다. 좋은 모습으로 한국 관객들께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쉽다. 하지만 회복단계이며,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맥킨지 예술 감독은 “ABT는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이다. 모든 발레단들이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한편 고전작품도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ABT만의 특징은 미국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발레단은 미국이라는 문화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 속에 표출되는 화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라며 “ABT는 다른 발레단들보다 더 실험적인 작품을 시도하고자 한다. 또한 ABT의 무용수들은 많은 고전작품을 모두 소화함과 동시에 매우 현대적인 작품에도 뒤처지지 않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 즉, ABT는 다양성과 변화에 익숙한 무용수들만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유럽 유명발레단과 함께 세계 최정상으로 손꼽히고 있는 ABT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ABT가 보여줄 오프닝 갈라에는 총 두 작품이 준비돼있다. 하나는 20세기 천재 안무가로 꼽히는 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와 헐리웃 영화 작곡가 데니 엘프먼(Danny Elfman)의 신작 ‘래빗 앤 로그(Rabbit and Rogue)’이며, 나머지는 헤럴드 랜더의 ‘에튜드(Études)’다. 오프닝 갈라에 관하여 발레리나 서희는 “한국에 모던발레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따라서 많은 관객들이 그동안 유럽 스타일의 작품들을 많이 접했을 줄로 안다. ABT의 작품은 굉장히 미국적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다른 종류의 모던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프닝 갈라의 경우에는 의상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볼거리가 준비돼있다. 특히 에튜드 작품에는 발레단 전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ABT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 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BT는 오는 7월 31일 오프닝 갈라 공연을 시작으로 8월 1일부터 3일까지 ‘돈키호테’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예매는 인터파크(www.interpake.com / 문의 02-399-1614)에서 가능하며 가격은 2만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하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