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4.3.4 월 17:45
상단여백
HOME 댄스
[취재기] 발레, 카툰으로 말을 걸다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

                      

 

서울발레시어터의 카툰발레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가 지난 7월 3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는 서울발레시어터와 파란호두가 공동으로 제작하였으며 지난 2007년 6월 예술의전당 공연당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바 있는 작품이다.

19세기 프랑스 발레의 절정기이자 낭만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코펠리아’는 1870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대중과 평단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지금도 세계각지에서 공연되고 있다. 또한 호두까기 인형의 위대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코펠리아의 작곡가인 ‘레오 들리브’의 발레 음악이 “자신이 작곡한 어느 곡들 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듯 ‘차이코프스키’가 인정한 ‘코펠리아’는 경쾌한 리듬과 인형을 소재로 하였고 반전을 거듭한 극 전개로 구성되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카툰발레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제임스 전’이 안무한 작품이다. ‘제임스 전’은 2002년부터 재미있고 유쾌한 발레작품을 선보이며 발레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안무가다. 그는 이번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를 비롯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백설공주’, ‘호두까기 인형’ 등 다양한 색깔의 창작발레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서울을 포함하여 수도권 외의 전국 중, 소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관객을 찾아가는 공연에도 힘쓰며 지역 간 문화의 편차를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었다. 극 중 코펠리아 인형을 만든 코펠리우스 박사는 여러 차례 관객석에서 등장하여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그는 인형을 가지고 사람을 만들려고 하는 엉뚱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관객들 앞에 나와 자신이 정말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지 말을 걸기도 하면서 친근함을 유도했다. 이 외에도 무용수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축복의 종’이라는 말풍선이 등장하자 공중에서 큰 종이 내려오기도 하고, 코펠리우스 박사가 프란츠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을 때 ‘발렌타인 30년 산’ 이라는 말풍선이 등장하여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에서는 무용수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과장된 몸짓이 극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공연 도중 무용수들은 옆으로 길게 늘어서서 몸을 이리저리 긁기도 하고, 손으로 엉덩이를 두드리면서 ‘음메’하고 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좋아 좋아 좋아’, ‘싫어 싫어 싫어’ 등을 연발하면서 일명 ‘개다리’ 춤을 추기도 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관객석 바로 앞자리에서 막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본 관객들은 무척 재미있어 하기도 했지만 기존의 전통발레 형식과는 다르기 때문에 모두들 의아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 밖에도 이번 작품에서는 만화 같은 무대 의상과 상상력을 자극하게 하는 움직이는 인형들이 등장하여 어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대 위 무용수들의 의상은 연두색, 분홍색, 노랑색, 파랑색, 주황색 등 각양각색의 비비드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의상들로 구성되었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져 어린아이들도 공연을 보는 내내 지루해 하지 않았고 공연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인형, 광대인형, 목 없는 인형, 천문학자 인형 등 다양한 인형을 등장시킨다고 하여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된 바 있다. 극 중 코펠리우스 집에 몰래 들어간 스와닐다와 친구들은 코펠리우스 연구실에서 인형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한복을 입은 한국인형은 상자 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오고, 광대인형은 큰 모자를 쓰고 양복을 입고 등장한다. 계속해서 어두운 조명아래 목 없는 인형이 등장하자 어린 관객들은 소리를 질렀고, 천문학자 인형은 덩치 큰 모습으로 뒤뚱뒤뚱 무대 위를 걸어 다녔다. 이처럼 다양한 인형들의 등장은 극에 유쾌함을 더해 주었다.

카툰발레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는 기존의 고전 발레형식을 완전히 깬 장르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이 관객과의 소통 면에서 아주 잘 된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너무나 알차게 구성되어 공연의 재미를 더해 주었다. 또한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이 보기에 스토리 구성면에서 쉽게 이해되고 곳곳의 웃음코드가 담겨있어 보는 내내 발레를 보기보다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하여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 온 서울발레시어터의 노고를 엿 볼 수 있었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