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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외모 지상주의는 이제 옛말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미디의 기적이라 불리는 ‘헤어스프레이’가 16일 부터 충무아트홀에서 그 화려한 막이 오른다. 이 작품은 뚱뚱한 여주인공 ‘트레이시’가 10대들의 댄스 스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이 작품의 한국 공연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트레이시’역에 맞는 배우가 한국에 과연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최고의 기량을 갖춘 두 여배우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물론 이 배우들은 특수 분장을 통해 아주 ‘뚱뚱한’ ‘트레이시’를 더욱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가창력만큼은 외국의 배우들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무대 위에서 ‘예쁘게’ 혹은 ‘멋지게’만 보이려는 배우들의 모습은 옛일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관객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가냘픈 몸매에 가냘픈 목소리(?), 예쁘고 잘생겼다는 것만으로 용서받을 수 없어
이제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배우한다’라는 말은 옛말인가 보다. 예전의 관객들은 배우들의 외모에 환호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특히 무대예술은 포장되지 않은 채 관객들의 반응이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력은 필수다. 더군다나 춤추고 노래하며 폭발력을 원하는 뮤지컬은 더 하다. 몇 년 사이 외국의 우수 뮤지컬들이 한국에 많이 유입되었고 해외여행이 잦아진 현재 관객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이 안 된다는 말이다. 이제 배우들의 화려한 외모는 필수가 아니라 부가적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얼마 전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작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독특한 소재와 귀를 찌르는 듯 한 불협화음의 퍼레이드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준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러빗부인’역의 홍지민 씨였다. 그녀는 거칠 것 없는 ‘러빗부인’의 능청스러움과 ‘토드’를 사랑하는 그 애틋함까지 모두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녀가 아마도 가냘픈 몸매에 가냘픈 목소리를 지녔다면 ‘러빗부인’역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녀는 배우로서 무척 예쁘다. 아니, '멋지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 ‘스위니 토드’의 한 장면, 배우 홍지민 씨



- ‘잘생기다’, ‘예쁘다’의 의미 변화
물론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관객들은 ‘연기도 잘하고 잘생긴 배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 ‘잘생기다’, ‘예쁘다’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즉, 그 의미는 ‘멋지다’라는 말로 통합된다. 무대 위에서 혼신을 다해 충분한 기량을 보이며 그것이 그대로 객석에 전달될 때 비로소 ‘멋진 배우’라는 이름을 달게 되는 것이다. 관객들은 그런 ‘멋진 배우’에 환호한다. 그것인 결코 외모가 주는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경험과 노력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 능숙함과 평온함을 관객들은 이제 알고 있는 듯 하다.

- 관객들은 그런 진실 되고 ‘멋진 배우’를 원해
뮤지컬계는 점점 더 소재의 다양성으로 그 파이가 확장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배우의 다양함 또한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중요시 하는 작품이 많아지면서 바로 손에 잡힐 듯 한 캐릭터를 원하는 관객 또한 점점 많아졌다. 즉, 배우인 ‘그(녀)도 나와 다르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관객들은 ‘멋진 배우’를 원한다. 이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들은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고 있는 배우일 게다. 이제 관객들 또한 ‘예뻐서 좋아’ 혹은 ‘잘 생겼잖아’하는 이유만으로 그 배우를 전부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여느 작품 속 꿈같은 이야기, 그 속 주인공은 모두 우리 자신이다. 관객들은 그런 진실 된 모습의 배우를 원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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