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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깃한 공연:관객 리뷰] 살아남기 위해 자신도 조각낸 소년의 기억을 담은 뮤지컬 '인터뷰'7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뮤지컬 '인터뷰'는 2016년 프로듀서 김수로가 처음 선보인 극으로 일본 교토, 도쿄, 오사카를 비롯해 미국 뉴욕까지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선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배우 이건명, 민영기, 김수용, 김주연, 김경수, 이용규를 비롯해 새로운 캐스트 배우 최영준, 박은석, 김재범, 정동화, 김수연, 최문정, 박소현이 합세해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다. 
 
작품은 런던을 배경으로 소설 작가 유진 킴의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처음으로는 유진 킴의 보조 작가를 지원한 싱클레어 고든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평범한 듯 보였던 인터뷰는 한 살인을 추적하는 시간으로 뒤바뀐다. 고든은 소녀 조안을 죽인 범인을 유진 킴이라고 몰아세우며 인터뷰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전환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관객들은 고든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든은 맷, 지미, 노네임, 앤, 우디까지 총 다섯 명의 인물을 다르게 연기해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그는 목소리, 손가락 끝의 행동까지 인물의 하나하나 특징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안을 죽인 범인 맷 시니어의 정체와 고든 안에 여러 인물이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진다. 

뮤지컬 '인터뷰'는 굉장히 탄탄한 대본을 갖추고 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 소재와 가정폭력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의 인과관계가 잘 엮여있다. 작품은 사건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처음엔 단순한 보조 작가의 인터뷰 현장을 보다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고 마지막엔 고든의 다중인격들을 보게 된다. 관객들은 고든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가져야 했던 이유를 추적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결국 견디기 힘들고 조금 불편하기도 한, 잔인하면서 마음 아픈 가정폭력을 직면하게 된다. 

이 작품의 대본이 돋보이는 데는 강세를 줄 부분엔 좀 더 힘을 주되, 덜어야 할 부분엔 힘을 덜은 영리한 조화가 한몫했다. 복잡한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본과는 달리 음악은 단 한 대의 피아노만으로 극을 이끈다. 극이 고조될 땐 연주도 격동되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고든과 유진킴의 긴장감 있는 장면에선 두 개의 선율만으로 위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초연 때부터 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함께한 피아니스트 강수영도 이번 시즌에 같이 공연을 선보인다.

극장을 나오면 여느 뮤지컬과는 다르게 무겁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때문인지 계속 생각나는 넘버가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이는 그만큼 음악이 극본과 완벽하게 잘 어우러졌음을 나타낸다. 음악 하나로서 존재하기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의해 극본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음악이 진정한 종합 예술로서의 뮤지컬 음악이 아닐까. 긴장감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연기력 때문에 뮤지컬 '인터뷰'가 초연 이후로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고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고든의 상처를 접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을 나가는 관객들도 있지만 그만큼 작품이 가정폭력에 대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을 울림 있게 말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숨 막히는 긴장감과 짜임새 있는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호흡과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음악까지.

천천히 흘러갔던 초반과 다르게 후반으로 갈수록 빠른 전개로 더욱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뮤지컬 '인터뷰'는 오는 9월 3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_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문소현 리뷰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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