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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깃한 공연:관객 리뷰] 탄압받는 노동자들의 삶, 연극 ‘생쥐와 인간’7월 24일부터 10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공연장에서

연극 ‘생쥐와 인간’은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브로드웨이 버전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처음 소개됐다. 존 스타인벡은 사회주의 리얼리즘 대표 작가로 노벨문학상과 퓰리쳐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탄압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연극 ‘생쥐와 인간’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시대적 상황과 함께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린다. 똑똑하지만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조지와 힘이 세고 정신 연령이 조금 떨어지는 레니는 돈을 모으기 위해 농장을 전전한다. 힘이 세지만 순수한 레니는 모자란 지능 때문에 의도치 않게 사고를 친다. 이런 레니 곁을 지키는 조지는 화도 많이 내지만 항상 레니를 떠나지 않고 돌본다. 두 사람은 한 달에 고작 50달러를 월급으로 받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 돈을 모아 작은 농장을 사서 원하는 곡식을 심고, 토끼를 기르며 사는 것이 꿈이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 공황을 완벽히 표현한 연극 ‘생쥐와 인간’”

작품은 최악의 경제 공황을 겪었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과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모순적인 사회 구조 앞에서 레니와 조지의 작은 소망은 터무니없고 초라해 보인다. 

연극 ‘생쥐와 인간’은 기승전결이 매우 극적이진 않다. 하지만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열심히 발버둥 쳐도 사회 구조 앞에서 초라해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작품 속 노동자들은 꿈을 꾸는 여유 대신 매일 하루하루를 살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 와중에 레니와 조지는 농장에서 유일하게 꿈을 가지고 있다. 모은 돈이라곤 두 사람 합쳐 10달러에 한 달 월급 50달러를 받는 그들의 상황으로는 그 꿈이 어림도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조지는 레니에게 계속해서 그들이 작은 땅을 사서 그곳에서 토끼를 키우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레니는 토끼는 꼭 자신이 키우겠다며 꿈을 품고 희망을 가진다. 하지만, 사회의 장벽에 막힌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듯 결국 조지와 레니는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끝맺음은 형언할 수 없는 먹먹함을 안긴다. 두 사람의 희망찼던 뒷모습이 쓸쓸함으로 바뀌고, 그 뒤를 붉은 노을이 가득 채운다. 온통 붉은 배경은 그들의 무너진 좌절감과 상실감을 표현하는 듯하다. 그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보여주며 끝나는 극은 막이 내린 후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탁월한 테마 음악의 활용”

연극 ‘생쥐와 인간’은 브로드웨이 원작과 달리 장면별로 테마 음악을 작곡해 무대 뒤에서 직접 연주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의 감정을 더욱 극대화한다. 조지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레니가 꿈을 상상하는 장면이나 장면이 전환되는 사이에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은 관객들이 조지와 레니의 감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암전이 많은 연극의 막과 막 사이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생기 있는 음악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극이 시작되자마자 분위기를 느끼며 스토리에 몰입하게 해준다.

다만 풍성한 음악 때문인지 오프닝 음악을 듣고 시작되는 배우들의 행동 장면이 음악만큼 눈에 들어오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장면이 거듭될수록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집중이 되며 조지와 레니, 컬리와 슬림, 캔디와 칼슨 등 대조되는 캐릭터들의 배치로 각 캐릭터의 성격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박지혜 연출은 프레스콜 현장에서 “한국 시장에 맞게 원작의 흑인과 백인 사이 인종차별적 요소를 지우고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다. 주연 캐릭터가 주는 밀도는 끌어올리고 대비가 강조되는 캐릭터에는 1인 2역을 활용해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냈다”라고 말했다. 

극 중 레니는 부드러운 것을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힘이 너무 세서 매번 생쥐를 쓰다듬다 죽이게 된다. 작품 제목인 ‘생쥐와 인간’은 이 작품 전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레니는 의도치 않게 생쥐를 항상 죽인다. 생쥐에게 레니는 강자이다. 하지만 극 중 레니는 등장인물 중 가장 지능이 부족한 약자로 표현된다. 그런 레니를 이유 없이 때리고 괴롭히는 컬리는 레니에게 강자다. 그리고 농장에서 일하는 모든 인물은 열심히 일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사회에서 약자다. 그런 그들에게 벗어날 수 없는 가난과 바뀌지 않는 현실은 마치 생쥐가 레니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는 것 같은 존재다. 대공황 시절 미국 중산층들은 모두 생쥐였다. 그리고 1997년 IMF를 겪었을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도 생쥐였다. 먼 나라지만 가까운 이야기로 느껴지는 것은 우리도 비슷한 삶을 겪었기 때문일까.

보고 있을 때보다 보고 난 뒤 더 생각이 많이 나는 연극 ‘생쥐와 인간’은 7월 24일부터 10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_빅타임프로덕션

 

문소현 리뷰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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