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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31]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1.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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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라스트키스’는 2006년 헝가리에서 초연된 후 오스트리아, 일본, 한국, 4개 국어로 번역됐다. 공연은 나라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나타내며 관객의 공감을 끌어 냈다. 특히 국내 버전에는 마리 베체르와 스테파니 황태자비의 듀엣곡 ‘그가 없는 삶’을 추가해 황태자 루돌프를 두고 갈등하는 두 인물의 감정을 더욱 더 깊이 있고 애절하게 풀어냈다.

프랑스의 소설가 클로드 아네(Claude Anet)는 1930년 실화를 기초로 한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에 집중한 멜로드라풍의 소설 ‘마이얼링’을 탄생시켰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두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이후 드라마와 발레, 연극,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작품화됐다.

한국에서는 2012년 초연과 2014년 재연을 거쳐 2017년 겨울, 삼연에 이르렀다. 한국 관객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선율과 두 주인공의 아름답고 애틋하며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는 한겨울에 더더욱 영롱한 빛을 발한다. 참혹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처럼 영롱한 사랑은 올겨울 무대를 달구고 있다. 공연은 이번 시즌부터 제목을 ‘황태자 루돌프’에서 ‘더 라스트 키스’로 바꿨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시리도록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각인하고자 했으며 무대디자인과 안무자의 교체로 시각적으로 큰 변화를 주면서 새롭게 단장했다.

무대는 유럽의 과거와 현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두 개의 상징적인 프로시니엄을 통해 전설 같은 합스부르크의 영광과 몰락의 기운이 스며들게 했다. 더불어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앓이의 분홍빛 설렘 속에서 교외의 키 큰 나무들은 처절한 아름다움과 같다. 스케이트장의 겨울눈이 소복히 내리는 풍경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들을 잉태하며 누구나 오래전부터 꿈꾸던 전설 같은 사랑의 순간을 우연히 마주한듯한 찰나의 싱그러운 놀라움을 발견하게 한다. 영상과 조명, 우아하고 멋진 의상과 어우러진 스펙타클하고 환상적인 장면들은 겨울의 환상이 그대로 무대로 나타난다. 이러한 시각적 아름다움에 보는 이는 누구나 첫눈을 맞는 아이처럼 설레게 하며 많은 볼거리에 매료되게 한다.

뮤지컬 ‘더 라스트키스’는 1889년 1월 30일 비엔나 교외의 마이얼링에 위치한 별장에서 황태자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가 함께 자살한 사건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뮤지컬은 정치적 신념과 사랑마저도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던 비운의 황태자 루돌프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황태자 루돌프는 650년간 유럽대륙을 호령했던 합스부르크 제국의 락센부르크궁에서 태어났다. 요세프 황제와 엘리자벳 황후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8살의 어린 나이 때부터 제국을 통치할 황제이자 완벽한 군인이 되기 위한 엄격한 훈련을 받으며 자랐다. 그는 성장하면서 어머니 엘리자벳의 영향으로 개혁과 자유주의 사상에 매료되어 강력한 보수주의를 실천하는 아버지와 사상적으로 대립했다. 심지어 요세프 황제는 그런 아들을 후계자가 아닌 정치적 라이벌이라 여겼고 결국 황태자에서 배제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은 유럽이라는 먼 나라의 남의 이야기로만 볼 수 없다. 지금 이곳에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관습, 관례가 아닌 대중과 다수를 위한 사회적 보편성과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을 위한 옳은 방향은 무엇인가를 상기시킨다. 또한,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위한 사랑의 모습과 희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는 기억하게 된다.

음악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은 놀라웠다. 특히 황태자 루돌프 역의 전동석의 일취월장 성장한 모습은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온몸으로 토하듯 열연하며 빛나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또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의 출현을 보는 것은 새로운 기쁨이다. 차근차근 뮤지컬 작품을 경험하며 드디어 적역을 만나 제대로 빛을 발 하는 마리 베체라 역의 민경아의 발견이 반갑다.
더불어 타페 수상 역의 김준현은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작품에서 또 다른 축을 구축했다. 그와 예전의 연인이었던 라리쉬 백작부인 역의 신영숙은 언제나 믿고 보는 가창력의 소유자로서 작품의 음악적 성숙함과 안정감으로 포장하며 그 존재감을 확인하게 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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