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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30]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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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암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걸작인 햄릿(Hamlet)은 인간의 욕망과 본질을 꿰뚫는 타고난 통찰력으로 4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독보적인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모든 예술 장르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명대사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유사하거나 변형된 캐릭터와 작품들로 세계 각국에서 문화콘텐츠의 보고로 여겨지며 각 장르에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뮤지컬 'Hamlet Alive'도 기존의 햄릿 텍스트에 나름 새로운 해석과 관점으로 오늘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미 11년 전 중앙대학교에서 교내작품인 ‘라 비다’(La Vida)가 달라진 연출과 상업 단체의 본격적인 제작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상업화되어 거듭났다. 기존 작품은 독회와 미니콘서트 그리고 몇 번의 창작 뮤지컬 쇼케이스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La vida'가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듯 연극 같은 한판, 세상 같은 축제로 풀어냈다면 'Hamlet Alive'는 원작 햄릿의 고뇌와 죽음을 전면에 내세워 죽음은 죽음이 아닌 새로운 생명의 영면으로 거듭나게 했다.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인생은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이 대동소이 하다는 명제를 몸소 인식하게 된다. 이후 햄릿의 삶은 복수와 죽음의 다른 이름으로 대변된다. 죽음이 삶의 종착역이 아니고 삶은 죽음과 찰나의 연속이며, 죽음은 결국 소멸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발점으로 본 것이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는 원작처럼 가상의 도시 ‘엘시노어’에서 선왕이 갑작스레 죽음을 맞고 동생이었던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른다.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트는 클로디어스와 재혼을 한다. 이로 인해 햄릿은 걷잡을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힌다. 그의 삶은 죽음과도 같은 피폐한 삶으로 연명한다. 가혹하리만치 세찬 풍파와 죽음의 연속성에 당면하게 되고 운명은 죽음을 거부하지 못하는 모순적 삶을 영위하려는 무모한 돌진과 삶과 죽음의 평행선으로 줄달음한다.

그렇게 작품은 햄릿의 죽음으로 시작되고 이후 죽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유령의 출몰과 함께 부활하게 된다. 이후 독 잔으로 맞이하는 어머니의 냉혹한 죽음, 피비린내 나는 음모와 계략으로 대변한 독 묻은 칼에 찔려 결국 죽음의 최후를 맞이하는 햄릿의 죽음과 짧게 조우하게 한다. 지난 한 삶을 통해 인간의 유한성과 인생의 찰나의 허무함과 그 비극적 쓸쓸함에 이내 씁쓸한 웃음으로 먹먹하게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은 원작의 진수와 캐릭터와 대사의 재구성보다도 원작의 향기와 더불어 새로운 가치와 형식미를 발견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무조건 새롭게 비튼다거나 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해야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원작을 뮤지컬로 전환하면서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음악적 구조에 따른 작품의 스타일과 미쟝센을 구축했는지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무대미술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조명과의 미쟝센은 햄릿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적 형식미는 돋보였다. 마치 우주의 어느 한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또는 반복된 순환적 구조가 거듭되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 거듭되는 삶과 굵직하고 날카롭게 파고든 죽음이 함께 투영되는 듯 유니버설한 원형, 그리고 가혹한 운명과도 같은 묵직한 직선의 기둥들을 배치한 죽음과 삶의 경계와 형식미가 조금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또 다른 빚깔의 햄릿의 세계관으로 조명했다.

이번 작품은 11년 전의 몇몇 창작진이 잔류하고 완전히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꾸려졌다. 당시 교내작품의 주인공이자 소문을 타고 업계에서 주목했던 홍광호 배우가 다시 햄릿 역할로 합류했다. 당시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단박에 이름이 각인된 배우였지만 10년이 지난 후 자타가 공인할 정도의 일취월장한 홍광호 배우의 재발견은 놀라움과 더불어 격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클로디어스 역의 배우 양준모와 거투르스 역의 배우 김선영은 탄탄한 버팀목 같은 가창력의 소유자들이 무대를 지키고 있어서 안정감과 더불어 음악적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 작품의 최대 미덕이다.


사진제공_CJ E&M㈜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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