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포크너의 원작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가 연극으로 돌아온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를 연극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이번 2009년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발 공식참가작으로 선정됐다. 이 공연은 작년 9월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에서 첫 공연 후, 올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으로 무대를 넓혀 진행된다.

이 작품은 극단 동이 기획한 가족시리즈 마지막 편으로, 가족의 조건과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본 및 연출을 맡은 극단 동의 강량원 대표는 “이 작품의 원작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배경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가족이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관객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 이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신체연기와 구수한 함경도 방언으로 구성된 대사는 연극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만의 묘미다. 강대표는 “무대 장치에 의존하기보다는 배우들의 신체행동을 통한 몸의 연기에 중점을 뒀다. 방언 대본은 한국방언협회와의 협력해 함경북도 방언을 고증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작년 공연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다보니 작년 공연에 비해 좀 더 다이내믹한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극단 동은 장 주네의 ‘하녀들’을 비롯, 에밀 졸라의 원작소설이자 영화 ‘박쥐’의 모티브가 된 ‘테레즈 라캥’ 등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들의 공연을 추구해왔다. 극작가이자 연극평론가 장성희는 “원작에 담긴 인간성의 깊이 있는 질문과 연기 메서드 추구의 진정성을 융합한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기획사 중심의 대중성과 환금성을 절대시하는 이즈음의 연극제작 풍토 속에서 미학적 추구의 먼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극단 동의 존재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웅장한 스펙터클의 미학, 연극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오는 10월 20일에서 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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