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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9] 뮤지컬 ‘타이타닉’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1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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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4월 10일, 세계 최대 규모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첫 항해가 시작되었다.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하여 2000명이 승선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단 5일간의 항해 기록만을 남기고 북대서양 지역에서 빙산에 부딪히고 서서히, 급격히 바다 밑으로 사라져 그만 전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사건 발생 73년이 지난 1985년 사라진 타이타닉호의 선체가 발견됐다. 해양학자 로버트 발라드(Rovert Ballard)의 탐사 팀이 발견한 타이타닉호의 선체는 해저 4000m에서 두 동강 난 채로 600m 떨어져 있었다.

이에 영감을 얻은 극작가 피터 스톤(Peter Stone)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Maury Yeston) 두 사람이 만나 뮤지컬 ‘타이타닉’호는 다시 출항하기 시작했다. 작품은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타이타닉’은 같은 해 토니어워즈 5개 부문, 드라마데스크 어워즈 1개 부문을 수상하며 순항했다. 또한, 7개월 후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에 의해 영화가 발표되어 화제는 계속되었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타이타닉’이 세계 각국에서 상연되었다. 무엇보다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대중적 사랑을 독차지한 셀린 디온(Cellin Dion)의 ‘My heart will go on’은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 등을 휩쓸었고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으며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2017년 한국에서 미국의 브로드웨이를 겨냥해 더욱 진일보한 뮤지컬 프로덕션을 구축했다. 즉, OD컴퍼니의 세 번째 브로드웨이 입성 예정작으로, 2018년과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을 목표로 한국에서 먼저 출항의 돛을 올린 것이다. 지난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타이타닉’ 프로덕션과는 완전히 다른 비주얼로 새롭게 거듭난 것 중 가장 큰 차이는 폴 데이터 드푸(Paul Tate DePoe)의 무대 디자인이다. 배 안의 수많은 계단과 플랫폼을 연결되는 구조들로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상징성과 어느 순간 조명과 어우러지는 푸른 미쟝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정경과 와이어의 업 다운을 활용해 물속에서 유영하는 시체들의 시각화는 탁월함을 떠나 처연하고 묵직한 바닷속 같은 침잠의 감동으로 다가오게 한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몇 명의 주•조연이 중심이 된 뮤지컬 드라마가 아닌 모든 배우의 사연이 중심이고 저마다의 사연이 작품의 중요한 부분들로 기억되는 색다른 뮤지컬이다. 또한, 주 조연, 앙상블의 구분이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가 최대 5개의 배역까지 연기하는 멀티-롤(multi-role) 뮤지컬이기도 하다. 베테랑 배우에서부터 신인배우들까지 꼭 필요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고 노래하는 전체 앙상블이 매력적이다. 또한, 오프닝부터 피날레까지 솔리스트나 듀엣보다도 합창 넘버가 많은데 화성을 잘 맞춘 브랜딩으로 귀에 착착 감긴다.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음향 쪽에서 매우 세심한 계산과 밸런스를 잘 잡아준 것 같아서 하모니의 풍성함에 귀가 호강할 수 있다.

‘타이타닉’호에는 1등 실에 탑승한 세계적 부호들부터 3등 실에 오른 700명의 이민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승객들이 탑승했다. 노부부와 신혼부부, 첫눈에 반한 커플까지 다양한 커플들과 선장과 항해사, 승무원들의 조직과 구성원들과 모든 승객, 각자의 이야기나 상태, 상대방과의 관계 등의 풍성한 이야기를 관객들은 들을 수 있고 목격할 수 있다. 첫 넘버에서 저마다의 사연과 부푼 꿈을 앉고 처음 승선하는 사람들의 설렘의 표정과 시선들은 하나같이 한껏 기대에 부푼 사람들의 두근대는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구현된다.

작품은 비극적인 결말을 이미 알고 있음인지 모든 상태가 더 애잔하게 느껴진다. 각자의 상황들이 보는 내내 그들의 사연을 혹여 놓칠까 숨죽이며 집중하게 되고 마지막 죽음을 눈앞에 둔 극한 상황에서도 결대 포기하지 않고 실 날 같은 희망과 기대, 용기를 내는 그들과 함께 어느새 지켜보던 사람의 호흡은 온몸을 휘감은 채 울컥하게 되며 제어할 수 없게 가파르게 출렁이더니, 마지막 비극적 결말에서는 망연한 채 호흡을 놓게 하고 공연이 끝나서도 꼼짝없이 얕은 한숨을 한동안 몰아쉬게 했다.

2017년 연말연시, 비극적 상황에서도 묵직한 울림의 감동으로 삶의 용기를 되찾게 될 뮤지컬 ‘타이타닉’으로 새로운 삶의 용기를 충전하기 바란다.

 

사진제공_OD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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