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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 배우 정성화 단독 콘서트 ‘드리머’ 또 하나의 작품 되길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섰다. 4년 만에 올린 단독콘서트 'Dreamer'는 11월 3일 오후 8시 구리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단독콘서트는 배우 정성화의 꿈과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았다. 행사나 콘서트 무대에 잘 서지 않는 그가 준비한 만큼 관객의 기대는 컸다. 기대는 첫 무대부터 개그 코너와 드라마를 입힌 뮤지컬 넘버, 게스트까지 한 치도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입증하듯 풍성했다.

콘서트는 故 김광석 노래로 시작됐다. 정성화는 “배우가 이름을 걸고 콘서트를 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밤 콘서트가 취소되는 꿈을 꿨다.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2014년에 같은 타이틀로 콘서트를 했다. 지금도 떨리고 긴장되고 불안하다. ‘드리머’는 제가 개그맨부터 배우까지 도전했던 꿈의 족적을 알리고 부르는 자리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며 콘서트의 취지를 알렸다.

준비된 영상에는 뮤지컬 ‘아이러브유’에 출연 중인 배우 정성화가 흥행 성공 요인으로 지목되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가벼운 배역도 소화를 못 했다. 향후 10년, 42살까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꼭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10년이 지났어도 존경받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은 유효했다.

달을 형상화한 무대는 그가 걸어온 길을 표현한 듯 빛나고 있었다. 무대는 기타와 건반 연주자가 라이브로 연주를 함께했다. 배우 정성화가 생각하는 인생의 시작과 끝은 중절모에 약간 느려진 걸음걸이를 한 노년의 신사다. 노년의 그는 ‘스탠바이’를 외치는 스태프 지시에 몸을 일으켜 무대에 섰다. 배우 정성화는 시간이 흘러도 무대에 남겠다는 의지가 담긴 오프닝으로 그의 어제와 오늘 또 미래를 함축한 ‘드리머’의 시작을 알렸다.

콘서트는 정성화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듯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이 인상 깊다. 그는 토크를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흐름으로 관객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이번 콘서트는 정성화의 또 다른 꿈을 담고 있다. 바로 ‘뮤지컬 배우 콘서트의 가이드라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의 바람처럼 콘서트는 노래만 있는 콘서트가 아닌 배우 정성화의 인생을 대변하듯 완성도에 힘썼다. 그가 개인적인 무대를 만들지 않아 서운했던 4년의 세월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해소되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콘서트는 아기자기한 재미는 물론 심플하고 화려했다. 11명의 게스트와 영상, 소품, 의상, 특수효과, 조명까지 마치 새로운 뮤지컬을 준비한 듯 치밀하게 짜여있었다. 그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영웅’, ‘킹키부츠’, ‘라카지’, ‘레미제라블’ 등을 메들리로 선보이며 꿈에 대한 노래를 열창하고 관객은 노래가 끝나기도 전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배우 정성화는 “SBS 개그맨 3기 공채 개그맨이다”라며 웃었다. “어떤 분은 당연하지, 개그맨 쇼 보러왔는데 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노래를 듣고 실망할 수 있다”며 농담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 “개그맨을 했던 시간보다 이제 배우로 불린 시간이 길다. 아직 저를 개그맨으로 불러주신다. 여전히 감동스럽고 감사하다. 얼마든지 개그맨으로 불러 달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그러면서 뮤지컬에 데뷔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준비한 영상을 선보였다.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겠다며 앳되던 데뷔 시절부터 촌스러웠던 과거까지 사진과 영상을 통해 지난날을 공유했다. 이어진 영상에는 정성화가 갓 뮤지컬 무대에 선 앳된 모습으로 “훗날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부끄러워했다. 소위 방송물 들어왔었던 시기에 찍은 광고영상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어린 시절 개그를 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며 말하자 무대 뒤에서 “성화야”라는 외침이 들렸고 과거로 되돌아간 듯 자연스러운 개그 코너가 이어졌다. 무대에는 개그맨 선배 역을 한 배우들이 가상의 개그맨 연습실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개그맨으로 시작한 정성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다.

연습실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했던 시절과 저주에 걸린 아들 역, 동요를 뮤지컬 발성으로 부르다 무시당하는 장면 등 뮤지컬배우를 꿈꿨던 개그맨 시절을 생생히 선보였다. 배우 정성화는 개그맨 출신으로 배우가 되어 맡은 역할이 ‘재미있는 친구’, ‘발랄한 친구’, ‘회사원’ 같은 감초 역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2007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역으로 등장했다. 처음엔 조연인 산초 역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정성화는 승부를 던졌다. “전 산초보다 돈키호테를 잘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한 마디는 오디션에서 합격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연한 기회를 잡은 것은 이뤄야 할 꿈이 있기 때문이다. 오디션 준비는 발걸음부터 집중하는 법, 노래의 기승전결 등 빼놓을 것이 없었다.

그는 작품의 명대사들을 읊으며 스스로 감탄했다. 이어 배우 생활하면서 이렇게 멋진 말은 없다며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의 소명을 다 할 뿐’이라고 읊었다. 이어 자연스럽게 ‘맨 오브 라만차’의 대사와 넘버를 부르며 드라마를 이어갔다. 압권은 하인 산초 넘버 부분이다. 배우 정성화는 직접 가발을 쓰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촬영한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았다. 자신과의 듀엣을 완성한 그의 모습에 관객은 시종일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돈키호테가 반한 알돈자의 모습은 검은 그림자로 처리했다. 정성화는 “뮤지컬은 극을 포함해야 해서 여러 시도를 해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 정성화는 2010년 출연한 ‘맨 오브 라만차’로 그해 DMF에서 올해의 스타상을 받았다. 같은 해 뮤지컬 ‘영웅’으로 제 16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2014년에는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제9회 골든티켓어워드 뮤지컬 남자배우상의 영광을 얻었다. 2017년에는 뮤지컬 ‘킹키부츠’로 제1회 한국 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뮤지컬 ‘영웅’과 ‘라카지’, ‘레미제라블’, ‘킹키부츠’, ‘레베카’ 등에 출연하며 존경받는 배우의 꿈을 이뤘다.

이날 콘서트는 11명의 게스트가 함께했다. 배우 허민진은 “롤모델인 선배님과 뮤지컬 ‘영웅’에서 호흡을 맞췄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로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콘서트는 뮤지컬 ‘영웅’과 ‘킹키부츠’, ‘맨 오브 라만차’, ‘기쁜 우리 젊은 날’, ‘라카지’ 등 그의 지난 발걸음을 느낄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돋보였다. 정성화가 ‘뮤지컬 배우 콘서트 가이드’라는 또 다른 꿈을 제안하며 긴 시간 준비해온 무대였다.

배우 정성화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소개하며 직접 나레이션과 대사, 노래까지 선보였다. 지난 2009년 출연했던 뮤지컬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영민 역이다. 그는 넘버만 이어 부르는 것이 아닌 작품마다 의상을 갈아입고 드라마를 입혀 성의 있는 무대를 꾸몄다. 상대 역 등은 게스트로 참여한 배우들이 애썼다.

배우 정성화는 성 소수자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와 ‘킹키부츠’를 영상과 나레이션으로 소개했다. 그는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뮤지컬 ‘라카지’의 롤라로 변신했다. 의상과 가발은 물론 무대까지 화려한 롤라 그대로 정신 쏙 빼놓는 무대는 관객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그는 “자기 이름이 뭐야”로 대뜸 관객에게 다가갔다. 급하게 수선한 롤라 의상이 드럼통 같다며 불만을 터트리다가도 녹슬지 않은 개그 감과 재치로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보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할 말이 있다며 라카지의 자자가 되어 자신의 현실을 담담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성의 있는 무대는 두 작품을 더욱 깊게 알 수 있는 계기로 만들었다.

콘서트의 클라이막스는 뮤지컬 ‘영웅’으로 꾸몄다. 실제 뮤지컬을 연상시키듯 효과적인 영상 활용은 물론 작품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故 안중근 의사의 생전 모습과 유언, 어머니 조마리아의 편지 낭독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이었다. ‘누가 죄인인가’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무대 가운데 단이 올라가며 작품의 싱크로율을 살렸다. 뮤지컬 ‘영웅’을 선보인 무대는 붉게 물든 무대 조명과 높이 뻗은 자작나무 영상,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정성화의 열창에 관객은 뜨거운 가슴을 숨죽이며 그를 지켜봤다.

오랜 시간 준비했지만 다소 실수도 있었다. 뮤지컬 ‘영웅’의 영상이 끝난 후 배우가 등장했지만, 반주가 나오지 않아 꽤 긴 시간 정적이 흘렀다. 배우와 관객이 당황하는 사건이었다. 정성화는 “분위기 잘 잡혔는데”라며 아쉬워하면서도 금세 집중하는 모습에 관객은 쉽게 마음을 풀기도 했다.

배우 정성화 단독콘서트 'Dreamer'는 개그맨에서 뮤지컬 톱스타로 꿈을 이룬 정성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정상에 오른 뒤에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존경받는 배우의 꿈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구리아트홀은 배우 정성화 단독콘서트를 성사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오는 11월 11일에는 뮤지컬 ‘정글북’과 ‘브로콜리 너마저’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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