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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7] 뮤지컬 ‘벤허’라이센스로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어지는 기대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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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벤허’는 미국의 소설가 루 월러스가 1880년 발표한 동명의 베스트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영화 ‘벤허’(1959년)을 뮤지컬로 재구성하고 무대화했다.

영화 ‘벤허’는 찰톤 헤스톤 주연으로 당시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수상했을 만큼 파격적인 스펙타클한 작품성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탄생했다. 그러한 시대를 뛰어넘을 세기의 명작을 한국에서 창작뮤지컬로 새롭게 무대화한 것이다. 무대는 영화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채 인물들과의 관계를 확연히 하며 영화와는 같지만 또 다른 무대만의 설정과 상징적인 음악과 안무의 플롯으로 드라마틱하고 볼거리가 풍성한 뮤지컬로 재구성했다.

이는 대형 창작뮤지컬의 전문적인 제작을 표방한 인터파크의 ‘뉴컨텐츠 컴퍼니’와 2014년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작으로 올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대극장 창작뮤지컬의 기념비적인 흥행몰이를 했던 왕용범 연출, 이성준 콤비가 있다. 이들을 비롯한 무대와 조명, 음향, 영상, 의상, 소품 등과 운영 등 메인 스텝들이 다시 한번 합세해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야심차게 준비한 결과물이기도하다. 또한, 완성도 있는 무대를 발표하기 위해 예정했던 개막을 1년 미루고 그만큼 준비에 박차를 다했다.

때는 서기 26년, 제정로마의 박해에 신음하는 예루살렘, 로마의 장교가 된 친구 메셀라와 예루살렘의 귀족 유다 벤허가 청년이 되어 재회하는 구성으로 무대는 시작된다. 메셀라는 벤허에게 동족을 배신하고 로마의 편에 서 달라 하고 벤허가 이를 거절하자 메셀라는 음모로, 벤허 가문에 반역죄를 씌우고 급기야 벤허는 로마 함선의 노예로 전락하며, 결국 어머니와 여동생도 죄수가 되어 감옥에 갇힌다. 하지만 태풍을 만난 노예 선에서 로마 장군 퀸터스를 구한 벤허는 그의 양자가 되기로 한다. 그동안의 고통과 치욕을 만회하려는 듯 메셀라와 로마에 대해 복수를 꿈꾸며 하나둘씩 준비하고 응징해 간다.

뮤지컬은 영화의 방대한 스케일과 스펙타클을 과감히 축소하는 대신 인물간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부각했다. 특히 메셀라와 벤허와의 추억과 배신, 그리고 복수와 용서라는 메시지로 간결하게 마무리한다. 또한, 영화를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전차경주 장면이나 해상전투의 볼거리는 뮤지컬만의 무대언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차경주는 다소 긴박감은 떨어졌지만 실물크기의 구체관절 흑마와 백마 로봇 경주마 8마리는 회전무대와 더불어 후면과 홀로스크린을 통해 착시현상을 더해 입체감 있고 미학적으로 살려냈다. 바다에 빠진 로마 장군 퀸터스를 구출하는 해상 전투장면에서는 사전 영상을 맵핑하고 홀로스크린을 중첩시켜 음향 이펙트의 실감나는 효과까지 더해져 순간적인 공간 전이의 이동을 통해 생동감 있게 구현했다.

하지만 플롯상 시각적 볼거리를 주려고 한 빌라도 장면이나 유희적 캐릭터는 다소 뜬금없기도 했으며 메시아에게 용서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마무리와 어머니와 여동생의 문둥병 치유와 더불어 작품 전체의 결말이 너무 쉽게 마무리되어버리는 것 같아 스토리가 조금 급작스럽단 느낌도 있었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았던 이성준의 음악은 클래식한 현악기를 바탕으로 오보에의 선율을 메인했다. 벤허의 기억과 어머니의 테마를 중첩시키는 음악적 플롯을 중심으로 캐릭터들의 상황적 정서를 담아 낸 아리아의 적절한 배치와 매끄러운 흐름은 음악적 장치를 통해 선명하고 효과적으로 구축했다. 또한, 두둑이나 젬베같은 민속악기를 통해 예루살렘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물씬 이끌어 내기도 했다. 시간과 장면변화에 따른 정서적 브릿지를 다양하게 상승하고 하강하는 악기와 리듬의 변화를 통해 보이지 않은 사건과 시간의 흐름을 음악에 녹여내서 여지없이 부각시키는 절묘함을 적절하게 분배하며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하지만 앙상블 신이나 전투장면에서의 음악적 장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드라마를 확대하거나 리드하듯 개입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벤허 역을 맡은 카이의 음악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이 작품에서 캐릭터의 정서와 극적 상태에 따른 음악적 호소력과 음역, 드라마에 따른 톤 변화와 샤우팅까지 복잡한 심리적 극성을 거침없이 가미한 아리아의 완성도는 저절로 역할에 대한 동조와 응원의 박수를 치게 한다. 또한, 에스더 역의 아이비는 무대 위의 존재감 또한 놀랍기만 했다. 대중가수에서 전문 뮤지컬배우로의 전향으로 그동안 맡아왔던 작품에서의 캐릭터 소화력은 이미 주목 받기에 충분 했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에스더 역에 온몸을 던져 캐릭터로 되살아난다. 때론 가련하고 청순하다가 어느새 폭발하듯 열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무대 위 감동의 쓰나미를 폭풍처럼 몰고 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메인들과 앙상블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열창으로 작품의 에너지는 무대 위 횃불보다 훨씬 뜨거웠다.

이제 한국에서 만든 창작뮤지컬 ‘벤허’가 회를 거듭하며 더 쫀쫀해져 라이센스로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어지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사진제공_쇼온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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