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극 한 편이 있다. 부모와 자식의 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연극 ‘특별한 식탁’이 그것이다. 이 공연은 노모와 아들이 저녁식탁 위에서 마주하는 순간을 관찰한다. 연극 ‘특별한 식탁’은 그들의 행동과 말에서 감정을 읽어내며 긴장과 갈등을 놓치지 않는 꼼꼼한 작품이다. 작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어머니와 아들의 신경전이 군더더기 없이 펼쳐진다.

아들 요하네스는 동거했던 여자에게서 버림받았다. 그는 한직인 해외지사로 발령을 통보받는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직장에서도 밀려나야하는 실패한 중년이다. 그러나 매사에 자신을 탐탁지 않아하는 어머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 그러던 중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

70이 넘는 나이에도 씩씩하게 생활해왔으며 늘 누이와 자신을 주눅 들게 만들었던 어머니. 그러나 전화를 받고 방문해 만난 어머니는 놀랍게도 휠체어에 앉아있다. 서로에게 너무 버거운 ‘가족’이라는 틀. 이제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밀고 당기는 싸움이 시작되는데…….

이 공연은 가족의 일상과 갈등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부모’와 ‘자녀’로 대변되는 그들의 신경전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겪는 일이다. 자기만의 생각과 고집을 서로에게 주입시키려는 데서 오는, 작지만 피할 수 없고 지고 싶지 않은 ‘전쟁’인 것이다. 연극 ‘특별한 식탁’은 근원적인 인간관계의 출발이며 생활의 중심이자 치열한 싸움의 터전인 가족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극단 실험극장이 선보이는 연극 ‘특별한 식탁’은 9월 9일부터 2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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