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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케비닛엔 무슨 비밀이? 연극 ‘날 보러와요’의 진짜 같은 소품 이야기

 

연극 ‘날 보러와요’는 지난 7월 25일부터 오는 9월 20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사진은 연극 ‘날 보러와요’의 배경이 되는 수사 반장 사무실이다. 이곳에서 배우들은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형사들의 수사는 차츰 ‘왜? 무엇 때문에?’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민과 분노로 뒤바뀐다. 무대 곳곳에 숨겨진 연극 ‘날 보러와요’의 진짜 같은 소품들,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5년 동안 총 10명의 여성들이 살해됐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무대는 관객들이 잘 볼 수 없는 소품에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썼다. 형사들이 수시로 들춰보는 사건 일지엔 실제로 사건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이 붙어 있고 무대 벽면에 설치돼있는 화이트보드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형사들의 사진이 붙어있다. 흐릿하지만 옆에 붙어 있는 몽타주들도 역시 당시 화성 지역에서 쓰였던 물건이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 김형사는 사사건건 무술 9단 조형사와 부딪친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김형사는 범인을 잡을 때도 논리와 이성의 잣대를 들이댄다. FBI에서 내 놓은 통계에 따르면 범인은 대체로 마르고 등이 굽은 체형이라나? 이는 무술 9단, 발로 뛰는 조형사의 신경을 팍하고 건드린다.


 



라디오는 연극 ‘날 보러와요’에서 빠질 수 없는 소품이다. 극 중 김형사가 즐겨 듣는 모차르트 레퀴엠은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수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언제나 김형사 곁엔 라디오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김형사는 모차르트 레퀴엠에서 범인을 잡을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날 밤,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수사반의 창문 밖으로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 핀 조명이 내리 꽂힌다. 소름끼치는 여자의 비명 소리와 괴기스러운 용의자의 웃음소리. 무대는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든다. 죽은 사람은 있지만 죽인 사람이 없는 전대미문의 살인사건, 누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케비닛엔 무슨 비밀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용의자 정인규와 그를 잡고 싶어 하는 김형사의 모습은 참 많이 닮아 있다. 똑같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즐겨 듣는다는 취향뿐 아니라 욕망을 가진 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그들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취급할 수 없게 만든다. 사건이 거듭될수록 김형사의 심리는 복잡하게만 변해가고, 케비닛 안에는 그의 또 다른 욕망, 억눌린 본능이 숨어있다. 케비닛의 비밀, 궁금하지 않은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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