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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런 되는 공연이 더욱 빛을 발하는 공간, ‘점프’와 ‘오아시스 세탁소’의 전용관

 

오픈 런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정확한 폐막일을 정하지 않는 공연 운영 방식은 지속적인 공연을 통한 작품의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작품의 수명을 예측하기 힘든 불안정성을 갖고 있다. 즉, 한 작품이 일정 기간 이상 오픈 런 형태를 유지해왔다는 것은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왔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오픈 런 작품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작품에 꼭 맞는 극장을 갖췄을 때다.

▶ 콘텐츠화(化)된 공간, ‘점프 전용극장’

마샬아츠 퍼포먼스 ‘점프’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오픈 런 형태의 공연 운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작품 인지도가 낮아서 전용관을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일본 오사카 관광 엑스포 이벤트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작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명성을 쌓았다. 이를 통해 2006년 서울에 전용관을 열었고 2008년에는 부산에도 전용관을 마련했다.

‘점프’의 이준상 연출가는 “전용관을 마련한 이후 극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며 작품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무대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아이디어를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밝히며, “‘점프’는 배우들의 에너지 소모가 무척 크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도록 무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프 전용극장에서 가장 처음 눈에 띄는 여타 극장과의 차이점은 높은 외국인 관람객 비율이다. 외국인을 위한 공연 안내, 공연장 스태프의 서비스 등의 요소들은 ‘점프’라는 글로벌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만끽하게 만드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앞으로 점프 전용극장은 내외국인 모두에 친절한 공연장의 차원을 뛰어넘어, 브로드웨이의 마제스틱 극장과 같이 독자적 색채를 구축한 공간으로 변모 할 예정이다.

▶ 무대와 객선의 모호한 경계가 주는 즐거움, ‘오아시스 극장’

3년 동안 17만 명이 넘는 손님이 다녀간 세탁소가 있다. 좁고 어두운 골목을 조금 걷고 난 후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페인트가 거의 벗겨진 세움 간판과 함께 세탁소 모습이 펼쳐진다. 바로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전용극장인 오아시스 극장이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대학로에서 연극으로는 최초로 전용극장을 마련했고, 약 100석 규모의 극장으로 그동안 십만 여명의 관객을 맞이했다.

사실 오아시스 극장은 좌석이 좁고, 관객 출입구와 배우들의 등퇴장로를 무대 옆 작은 문 하나가 동시에 맡을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 많은 관객들이 오아시스 극장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연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갖게 되는 당혹감과 불편함은 작품이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즐거움으로 전이된다. 무대의 작은 규모를 역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배우들은 관객이 연극의 영역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꾸준하게 이야기를 건네고 시선을 주고받는다. 세탁소의 출입구, 내부의 또 다른 방 등 유연성 있는 공간 활용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살갗이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있는 옆 자리의 관객은 세탁소 이야기를 함께 지켜보는 구경꾼이 되며, 어느새 선풍기가 내는 소음도 자연스럽게 귓전에서 멀어진다. 이것이 오아시스 세탁소가 여느 세련된 극장이 아닌 대학로 오아시스 극장에 자리해야 하는 이유다.

최상의 공연장이란 어떤 것일까. 화려한 특수효과를 감당해 낼 큰 규모? 정교한 음향 시설? 아니면 편안하고 널찍한 관객석을 대답할 수도 있다. 사실 답은 없다. 같은 장르의 공연이라 할지라도 작품의 특색에 따라 무대가 갖춰야 할 조건이 다르다. 즉, 작품마다 그에 어울리는 공연장을 찾고 점점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점프 전용극장과 오아시스 극장은 해당 작품에 잘 들어맞는 최상의 공연장으로 두 공연의 오픈런 행진에 일조하고 있다. 오픈 런 공연 ‘점프’와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오늘도 공연장 문을 활짝 열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신우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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