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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5] 창작 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7.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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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은 주호민 작가의 2015년 동명 인기 웹툰이다. 작품은 서울예술단에서 제작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은 2017년 6월 새로운 프러덕션으로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나게 된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이다.

창작 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은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불교적 세계관의 전통소재를 모티브로 했다. 저승차사가 망자들을 데려가는 과정에서 49일 동안 7개의 지옥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공연은 사람이 죽으면 생전에 지었던 죄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의미하는 시왕도를 모티브로 한 웹툰 원작을 최대한 살려내며 뮤지컬적 요소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모든 망자는 죽음과 함께 7일째 만나게 되는 도산지옥, 14일째 만나게 되는 화탕지옥, 21일째 만나게 되는 한빙지옥, 28일째 만나게 되는 검수지옥, 35일째 만나게 되는 발설지옥, 42일째 만나게 되는 독사지옥, 49일째 만나게 되는 거해지옥을 거치게 된다. 누구나 죽게 되면 염라대왕의 명을 받아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심부름하는 차사들인 저승차사들이 망자를 안내하여 생전의 죄를 심판받아 지옥이나 천국에서 지내게 된다.

작품에서는 저승차사들 뿐 아니라 각 캐릭터에 동시대성을 입히고 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죽음은 결코 인간에게 고통스럽지만 않다.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우리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승에서 평소 악업을 행하지 말고 선행을 일삼도록 하며 삶과 죽음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함께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생전에 조금이라는 착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저마다 어머니와 각별한 정을 느끼게 하는 등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보편적인 생활상을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생전에 알고 있던, 보편적으로 보거나 들었던 것 같은 무서운 저승차사나 각 지옥 장들은 다소 희화화되긴 했지만 생각지 못한 반전과 인간적인 볼거리는 뮤지컬적인 재미와 흥미로움으로 보는 내내 유쾌할 수 있는 죽음과 지옥 여행을 경험하게 한다.

창작 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의 모든 망자는 저승행 지하철을 타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들어간다. 작가의 기막힌 상상력에 근거한 코믹하고 희화화된 설정들은 반전과 감동 코드까지 잡았다. 또한, 현대화된 저승사자와 지옥의 풍경들, 동시대를 비튼 언어의 유희, 캐릭터에 대한 소박한 공감대 형성 등은 사랑받을 작품의 핵심으로 자리할 만 하다.

무대는 전해져 내려온 전통 윤회사상을 시각화했다. 지름 17m의 거대한 바퀴 모양의 환형 무대장치를 무대 중앙에 놓고 바닥에 LED 수평 스크린을 깔아 생생한 지옥도를 표현했다. 한국 민속신앙에 등장하는 지전을 모티브로 한 수직 스크린의 활용은 한국인의 세계관을 어필하며 작품을 더더욱 입체화되거나 풍성하게 했다. 또한, 영상의 적극적인 개입과 활용으로 무대는 순식간에 변화를 보이며 작품의 표현양식을 공고히 했다. 음향 이펙트와 더불어 실시간 인터렉션을 사용하는가 하면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활용한 초강력 순간 효과와 프로젝션 맵핑 등 순간적인 매직처럼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저승차사들의 캐릭터에 초인적인 아우라 등 특이한 기운을 구현해 내기도 한다. 더불어 전통적인 요소인 탱화와 민화를 활용한 현대적 이미지의 변용으로 만화적이면서도 독특한 미쟝센을 완성해냈다.

작품은 웹툰 원작과 싱크로율 제대로인 캐릭터들의 외모와 의상으로 기대를 모았다. 변성대왕의 회전의자 등의 소품이 무대에서 생생하게 구현되었다. 특히, 전체적으로 웹툰의 원작을 최대한 활용한 무대만의 특징을 구현하는데 주력한 듯해 웹툰 매니아 뿐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더더욱 흥미롭고 유쾌한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하지만 창작자들의 합의한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쾌하고 쾌활한 텍스트나 비주얼만큼 동시대성과 더불어 좀 더 새롭거나 과감한 음악이나 편곡 스케일이 더해졌다면 작품이 조금 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가끔 드라마가 진행되고 상승되다가도 음악적 스타일이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한 장면들이 있어 더 앞으로 못 나간 것 같은 아쉬움이 더러 있었다.

배우들의 활약 또한 그 빛을 발했다. 조금 어벙한 듯 순박하지만 냉철한 지성의 진기한 역의 박영수나 이승에서 흙수저였던 김자홍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대리만족을 이끌 듯이 빼어난 순발력과 자연스러움으로 연기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김자홍 역의 정원영, 돌쇠 같은 우직함과 그냥 남성으로서의 절대 마초 본능에도 엿보이는 순수함의 마력을 품은 강림의 김우형과 조금은 덜렁대고 빈틈 있는 그렇지만 사랑이 넘치고 따듯한 감성차사인 덕춘의 신예 이혜수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의 중견 단원들의 고른 기량과 싱크로율 제대로인 외부 객원들, 그리고 신진들의 활약으로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는 서울예술단만의 또 다른 무대였다.

 

사진제공_서울예술단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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