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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4] 댄스시어터 ‘컨택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6.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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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시어터 ‘컨택트’는 1999년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거쳐 2000년 3월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에서 공연되었다. ‘컨택트’는 1998년 링컨센터의 예술감독이던 앙드레 비셥이 안무가이자 연출자인 수잔 트로우만에게 그녀만의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하며 시작되었다. 수잔 트로우만은 ‘크레이지포유’, ‘프로듀서스’ 등으로 토니상 5회 수상했다. 작가 존 와이드만과 공동구성으로 2막 3장의 댄스시어터 ‘컨택트’가 완성되었다.

당시 ‘노래를 부르지 않은데 뮤지컬로 분류할 수 있느냐’의 논란이 있었지만 2000년 토니 어워즈의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3년간 1174회의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댄스시어터의 맥락은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가위손’, 수잔 스트로만의 ‘컨택트’, 트와일라 타프의 ‘무빙아웃’ 등으로 새롭게 확장되어가고 있으며 많은 작품이 대중과 평단의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컨택트’는 모두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3가지 에피소드의 공통점은 모두 'Contact' 즉,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한 댄스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는 모두 독특한 반전을 통해 유희와 더불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그네타기’는 18세기 화가 프라고나르(Jcan Honore Fragonard)의 그림 그네(Swing)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네타기’를 통해 귀족과 하인의 유희를 반전이 있는 스토리로 엮었으며 넘버로 사용되는 'My heart stood still' 재즈곡에 연극적인 유희와 고난이도 서커스 적 안무를 통해 세 남녀의 성적 유희와 위트가 넘치며 야릇하면서도 재기가 돋보이는 코믹 서스펜스를 녹여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Did you Move'(당신 움직였어?)는 이탈리아 식당의 부부 이야기다. 고약한 남편과 자신만의 환영 속에서 일탈을 맛보는 부인의 발레리나로의 변신을 통해 차이코프스키의 클레식음악과 더불어 현란한 발레리나의 기교가 돋보인다. 몽유병이 아니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멋진 환영으로 극복하고 그 속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일탈을 통해 현상을 치유한다. 2002년 ‘오페라 유령’ 내한공연 당시 유일한 한국인 배우로 참여했던 배우 노지현이 부인 역으로 열연했다. 고난도 동작을 깔끔하게 소화함은 물론이고 완벽에 가까운 대사와 연기로 작품을 살려냈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컨택트’는 뉴욕의 ‘독신남’ 마이클 와일리가 우연히 들른 재즈바에서 춤추는 노란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만나는 순간을 거역할 수 없는 고독한 남자의 환상으로 담아낸다. 재즈음악과 스윙댄스, 비치보이스의 음악까지 익숙한 선율에 노란 드레스 역의 김주원뿐 아니라 앙상블들이 몸으로 쓰는 시로 유려하고 화려한 에너지를 표출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작품은 2010년 오디뮤지컬 컴퍼니에 의해 국내 초연됐다. 당시 노란 드레스 역으로 국립발레단 무용수 김주원이 캐스팅되어 그해 ‘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7년이 지난 재연에도 김주원이 같은 역에 캐스팅되었다. 그녀는 7년 전, 한국 뮤지컬계에 새바람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더 완숙한 연기와 기품 있는 프리마돈나로서 여전히 상큼하고 고난도의 춤의 완급조절로 물속을 거침없이 유영하는 금붕어처럼 유니크하고 매끄럽게 표현해냈다. 김주원은 작품의 핵심으로서 성숙하고 세련되게 리드해 나가는 모습은 과연 명불허전, 그야말로 어떠한 흠도 없는 명품배우다.

이미 김주원은 클래식한 발레뿐 아니라 뮤지컬과 방송을 넘나들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후학을 양성하는 대학교수이기도 하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이제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귀하게 대우받아야 할 국보급 아티스트로서 자리매김했으며 앞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호하며 그의 예술적 행보에 응원과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인 것 같다.

제작사 오디뮤지컬 컴퍼니가 2010년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컨택트’는 2017년 다시 국내에 선보였다. 프로덕션의 완성도는 조금 헐거워졌지만, 여전히 작품은 동시대들의 고독과 우수에 접근하며 현상을 타파하고 즐기는 흥미로운 유희로 포장해 소통과 일탈에 대한 낭만과 반전의 환상을 춤의 언어로 표출해낸다. 기막히게 춤 잘 추는 멋진 댄서들이 노래하는 지금 내가 느끼는 고독과 우수를 건드리기도 하고 어쩌면 내주변의 다른 사람의 상태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내주변의 누군가도 어쩌면 그러할까 하는 환상을 경험하게 한다. 너무 지나치거나 막 나가면 안 되겠지만 내가 느끼는 고독과 우수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주변인에 대한 작은 관심과 친절로 시작한 소통을 통한 조금 더 친근한 관계의 상냥한 밀도를 생각하게 한다.

사진제공_오디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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