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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11] 뮤지컬 '곤 투모로우'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1.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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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리딩공연으로 시작했다. 지난 2015년 창작 산실 대본 공모 최우수상 수상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뮤지컬 지원사업 선정 등 정식 공연 전에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한국 문화계의 거장 오태석 작가의 희곡 ‘도라지’에 기반을 뒀다 하여 일찍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주변 열강들 틈바구니에서 극한 혼돈의 시기를 겪는 조선 말기를 그렸다. 김옥균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를 꿈꾸며 갑신정변을 일으킨다. 갑신정변은 청군의 개입으로 삼일천하로 끝나고 김옥균은 가까스로 일본으로 망명한다.

홍종우는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며 반도와 일본, 프랑스로 유학 중, 왕의 부름을 받고 김옥균 암살 계획을 도모한다. 홍종우는 처음 의도와 다르게 어느새 김옥균의 뜻과 신념을 닮아가게 된다. 그들의 중심엔 열강들의 외압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무력하기만 한 고종 황제가 있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김옥균과 홍종우, 고종황제 그들이 꿈꿨지만 갈 수 없는 나라를 단순히 그려내고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간신들이 날뛰고 이권이 개입된다. 현재에도 혼돈의 시대는 반복되고 통용되며 세상은 급변한다. 작품은 민초의 상징을 도라지로 그려냈다. 그들의 비애와 혁명가들의 개혁을 위한 외침은 영화적 르와르의 미학과 액션을 통해 풍부한 볼거리를 끌어냈다. 백성을 위한 혁명과 암살, 도라지들이 정령 꿈꾸는 참세상은 새로운 팩션과 안무를 가미해 살풀이하듯 풀고 엮어 노래한다.  

 

김옥균(1851~1894)은 역사적으로 갑신정변을 이끌었던 혁명가다. 암살자 홍종우(1854~1913)와 조선 20대 왕이며 대한제국의 1대 황제였던 고종(1952~1919)을 중심으로 그 시대 역사적인 사실을 조명한다. 또한, 가상의 캐릭터 이완 총리를 등장시켜 긴박한 상황에 대한 완급역할을 하게 했다. 일본인 캐릭터 와다와 김옥균의 관계는 사상이나 이념, 민족과 상관없는 세계관의 지향함을 보여준다.

작품은 김옥균과 홍종우를 혁명가와 암살자라는 사뭇 상반된 캐릭터로 그렸다. 이들은 사고의 대립과 충돌을 예견한다. 그러나 결국 정치적 이상과 같은 꿈을 꾸었던 개혁적인 인물들로 해석을 더 해 역사와 허구가 뒤섞이고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게 했다. 김옥균과 홍종우, 두 사람은 신의에서 비롯된 진정한 구국을 위한 신념에 목숨을 걸었던 개혁자와 혁명가다. 두 사나이는 구국 충정을 피력한다. 빛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고종 또한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수족처럼 믿었던 김옥균에게 배신의 쓴맛을 당하고 병적으로 원망하다 급기야 암살을 지령한다. 마치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서 무휼과 호동의 같은 듯 다른 나라, 부도를 향한 부서져 버린 꿈같은 그런 나라를 연상하게 한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아스라이 사라져버린 역사를 조명하고 연극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작품이 역사를 다른 시선으로 해석해 펼쳐 보인 데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피력하기 위함이다. 결국, 시대와 역사를 초월해 ‘인간이 소중한 나라’, ‘국민이 우선이고 전부인 나라, 그런 갈 수 있는 나라’, ‘가려진 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애초에 건국이념처럼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여 국민이 행복한 세상은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품에 연출을 맡은 이지나는 이미 오태석 작가의 원작 ‘태’를 자신의 해석으로 공연했던 바 있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원작 ‘도라지’(1994년)의 작가 오태석에게 헌정 하는 듯한 무대를 연출했다. 작품은 역사적인 사실과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 영화적 기법과 뮤지컬의 어법을 충분히 살렸다. 가상의 인물을 추가하고 흥미로운 역사와 허구를 가미해 소재부터 형식까지 완전히 새로운 무대를 만들었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동서양의 의상을 적절하게 입혔다. 무대 전환과 영상, 조명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안무는 재즈와 탱고, 왈츠까지 다양하다. 비장함이 느껴지는 넘버와 임펙트가 강한 비트, 서정적인 멜로디는 극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의 투쟁과 혁명의 물리적인 사건에 볼거리뿐 아니라 정의가 무엇이고 바른 정치가 무엇인지 오늘을 보는 눈을 다시 뜨게 하는 스토리는 작품을 세련되게 구축하며 뮤지컬의 미쟝센을 만들었다.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태프와 배우가 있다면 영상의 조수현과 홍종우 역의 배우 김무열이다. 영상은 흑백의 대비와 강렬한 포인트 컬러로 암울한 조선의 정세를 분명히 했다. 긴장과 절제를 염두에 두고 미학적으로도 작품에 적합했다. 그로 인해 스토리의 이미지를 확연히 부각했으며 외세에 휘둘리는 조선을 회색톤 안에서 르와르적으로 접근하는 데 기여했다.

 

배우 김무열은 오랜만에 무대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고 능숙하게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는 뮤지컬에서 더욱 빛이 나는 스타로서 위용을 드러냈다. 발성과 딕션 그리고 가창까지 나무랄 데 없다. 배우 김무열의 체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걸치면 하이패션이 된 듯 의상을 소화해내 움직일 때마다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장면마다 다른 정서 상태를 캐릭터에 맞는 호흡과 감정으로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했다.

때마침 어이없고 믿어지지 않는 황당한 사실이 대한민국에 불어닥쳤다.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 사태로 국정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작품은 우리 사회 현상에 대한 국민의 시선과 의식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이 우선인 나라를 구현하기 위한, 가려진 길들을 바로 닦기 위한 행동이 필요할 때이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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