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16 수 13:44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유희성의 The Stage 108] 뮤지컬 '그날들'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0.05 22:16
  • 댓글 0

 

 

뮤지컬 ‘그날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는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의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2013년 초연했으며 올해로 3번째 앙코르 공연이다. 그동안 다수의 뮤지컬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극본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그날들’은 오랫동안 롱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극장 창작 뮤지컬이기도 하다.

작품은 2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이다. 20년 전 사라진 그 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 현재의 이야기로 사라진 두 사람과 하나의 그림자를 유추해간다.

 

1992년 청와대 경호실. 꿈에 그리던 경호원이 된 ‘정학’은 동기생이자 자신과는 사뭇 다른 ‘무영’을 파트너로 만나 첫 임무를 함께 수행한다. 신입 경호원 중 최고의 성적을 받고 인재로 손꼽히는 두 사람이 한중수교 행사를 앞두고 맡게 된 첫 임무는 신분을 알 수 없는 ‘그녀’를 보호하는 일. ‘정학’과 ‘무영’은 똑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선의의 라이벌이자 결코 땔 수 없는 친구로서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신뢰를 쌓아간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정학’과 ‘무영’은 당장 내일이면 ‘그녀’가 어디에서도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학’과 ‘무영’은 ‘그녀’의 신변보장을 위해 무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그날, ‘그녀’는 거짓말처럼 갑자기 사라진다, ‘무영’과 함께.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무영’과 ‘그녀’가 사라진 그 날의 흔적이 발견된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인 청와대 경호실. 어느새 경호부장이 된 ‘정학’에게 다급한 소식이 전해진다. 대통령의 딸 ‘하나’와 수행 경호원인 ‘대식’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마치 20년 전 잊히지 않은 그 날 사건의 데자뷔처럼…. 그리고 그들을 발견한 순간 사라졌던 그 날의 ‘무영’과 ‘그녀’의 흔적들이 또렷하게 적힌 수첩이 발견되며 그날들의 순간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난다.

 

 
영원한 가객 ‘김광석’의 노랫말과 주옥같은 음악들은 새로운 사건과 내용 속에서 찰지게 어우러지며 흥미진진한 긴장감 속으로 스며든다. 작품은 어느새 믿기지 않는 사건을 쫓아 긴박한 그 날들의 시간 속으로 몰아세우는가 하면 순간순간 적절한 송모멘트에 듣게 되는 김광석의 노래 배치는 기막히다. 세대를 아우르고 초월하며 듣게 되는 김광석의 음악에 새로움을 입혀 영원한 음악으로 승화시킨 극작과 연출을 맡은 장유정의 세련된 뮤지컬 적 포석이 곳곳에 배어난다. 또한 주로 분위기 있는 발라드 곡으로 낭만을 노래하던 김광석의 음악을 드라마 정서에 어울리도록 새롭게 편곡한 음악감독 장소영의 탁월한 음악적 선택과 집중은 세대를 아우르며 흥행을 견인하는 선봉에 서있게 했다.

 

작품의 무대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자연과 산새에 불안정한 정세를 잘 나타낸다. 사선 무대는 숨겨진 이야기의 이음새를 들춰내거나 감추는듯하지만 감춰진 듯 맞물려가며 반복되는 톱니바퀴를 연상시킨다. 미니멀하고 상징적인 대도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킨 무대 디자인과 실 커튼을 통한 가려진 심층적인 무대도 돋보인다. 영상을 통한 공간의 순간확장과 해체를 통한 무한변화, 그리고 음악 코드와 함께 떨어지는 선택을 통한 부분조명은 극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다이나믹하게 시시각각 변하는 안정적이고 세련된 무대운영 또한 하나의 커다란 볼거리로 관객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그야말로 시각적, 청각적으로 입체적인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거기에 대통령의 딸 ‘하나’ 역의 배우 이지민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무대의 중심을 잡았다. 앞으로 한국뮤지컬을 응원하고 지켜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고 느낄 정도였다. 배우 이지민은 아역 시절 뮤지컬 ‘애니’로 데뷔했다. ‘Tomorrow’를 부르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우던 똘망똘망한 눈빛과 청아한 목소리의 소유자로 주목받았다. 또렷하고 맑은 목소리를 그대로 간직한 채 대학생이 된 배우 이지민은 무대에서 제대로 된 자세와 호흡을 운용한 통성으로 정확한 딕션은 물론이고 전천후 뮤지컬 발성을 보여줬다. 더불어 혼신을 다한 섬세한 연기와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거리, 방향, 태도 그리고 관대한 시선의 포용까지 앞으로도 그녀가 출연한 작품은 믿고 보는 명품 배우로 대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그날들’은 11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희성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