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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람은 다 매력있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배우 조준형

 

대학로에서 장기공연 중인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대학로에서 가장 사랑받는 연극 중 하나다. 2005년 대학로에 둥지를 틀고 공연한 이래 17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중 세탁소 주인 역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배우 조준형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강태국’이라는 캐릭터 성격을 잘 잡은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캐릭터가 나오게 됐나?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을 한지 만 5~6년 됐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 자체엔 변함이 없지만 연기의 기술적인 부분엔 변화가 있었다. 연극을 처음 할 땐 사십대 초반이었다. 극중 배역의 나이와 실제 나이에 대한 편차를 줄이기 위해 고민했다. ‘강태국’이라는 캐릭터는 나이가 사십대 초반 보단 많아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선한 인상까지 줘야했다. 역할의 캐릭터는 본능적으로 캐치하거나 무의식 안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태국’의 특이한 억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 강태국의 말투나 성격이 본인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나?
그렇진 않다. 인물에 다가가기 위해서 변할 뿐이다. 제 개인적은 성품은 이기적이고 욕망이 세고 교만하고 심지어 전투적이기까지 하다. ‘강태국’이라는 인물에 오기까지 서리도 맞고 이슬도 맞고 바람도 맞고 좌절도 해보고 관객들의 질책도 듣고… 이런 여러 가지들을 통해서 점점 ‘강태국’화 되지 않았나 싶다. 인품 자체도. 계속 그런 인물이 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 장기 공연되는 작품이라 매일 같은 연기를 반복하다보면 솔직히 지루할 것 같다.
관객이 없으면 아마 그럴 것 같다. 관객이 매일 달라지는 만큼 매일 매일의 공연도 다채롭다. 오래오래 하다보면 알아지는 그런 것들도 있고. 관객들이 좋아하면 저도 좋고 관객들이 관심 없이 무관심하게 보면 저도 지루해진다. 연애와 똑같고 인간관계와 똑같다. 관심을 가져 주면은 그게 왜 지루하겠나. 이 작품이 장기 공연될 수 있었던 이유는 관객들의 지속적인 사랑 때문이었다. 물론 아픈 날, 감기 걸린 날, 허리가 아픈 날 빼고(웃음)

- 멍청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며 사는 ‘강태국’을 보면서 본인은 어떤 생각이 드나? 손해 보는 일은 다 하는 것 같다.
아마 젊은 사람들은 힘들어할 것 같다. 젊은이들은 직선적이고 성공을 향해 사다리를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는 데 급하지 않나. 그런데 이 사람은 원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에둘러 가는… 근데 난 그 ‘에둘러 가’는 게 곧 본질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바보가 이 사회를 이루는 기둥이 아닐까싶다. 다 똑똑한 사람만 있고 다 대통령 하려고 하면 쓰레기는 누가 치우고, 오물은 누가 치우겠느냐. ‘강태국’이라는 인물은 이웃에게 관심을 둬서 자기를 채우는 사람이다. 가장 이상정인 사람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비인간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올바른 것, 본질적인 것에 대한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강태국’은 이 사회에 방부제 같은 사람이다.

-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전용관에 대해 처음 제안했다고 들었다. 어떤 동기에서였나?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을 하기 이전엔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상황이었다. 영화도 실패하고, 잘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어떤 영감 같은 게 작용하지 않았나싶다. 작품만 좋고 관객들이 사랑해 준다면 우리는 계속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전용극장이 만들어졌고 또 극단 대표님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셨다.

- 옮기고 나서 관객들의 반응도 달랐나?
첫날부터 폭발적이었다. 여든 명 이상이 왔다. 그러고 나서 계속 관객이 불어났다.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 본인이 만약 ‘강태국’이라면 그런 큰돈이 세탁소에 숨겨져 있다고 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
당연히 그건 주인에게 돌아가야한다. 역지사지로 내가 그 입장이 됐다고 생각해봤을 때 그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가야될 데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 다른 캐릭터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역이나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은?
사람은 다 매력있다. 내가 봤을 때 인간은 모두 부족하고 연약하기 때문에 서로 귀엽게 봐주지 않으면 무서워지는 세상이다. 해보고 싶은 역은 유쾌하고, 재밌고, 코믹하고, 악당인데 귀여운… 그러니까 귀여운 악당!

- 당신이 연기하는 강태국은 불쌍한 사람인가? 행복한 사람인가?
당연히 행복한 사람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고집스럽게 간다는 것은 본인에게 행복한 일이다.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이 사람은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이 일을 반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대중들이 연극을 어떻게 봐주길 바라나?
편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재밌게 봐주시길. 세상에는 게임도 있고 영화나 연극, 텔레비전 등 재밌는 게 너무 많다. 우리가 보여줄 것은 없다. 그저 잔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게 큰 울림이 되길 바란다. 부담감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즐기다 돌아가셨으면 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대학로 ‘오아시스 극장’에서 OPEN RUN으로 공연 중이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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