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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서로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다, 조규찬 소극장 콘서트 ‘Close to You’

 

암흑으로 뒤덮인 좁디좁은 무대 위 핀조명이 한 사람을 은은하게 비춘다. 기타를 감싸고 앉은 그의 옆에는 단지 피아노 한 대와 베이시스트 한명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호흡이 멎을 듯한 정적을 깨고 맑고 또렷한 기타음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조규찬은 그렇게 아무런 예고 없이 홀연한 기타 소리와 함께 데미안 라이스의 ‘Blower’s daughter’로 콘서트의 막을 올린다.

2006년 조규찬은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축하무대에 섰다. 그는 축하무대를 이번 콘서트의 오프닝곡인 ‘Blower’s daughter’로 열었다. 한바탕 시끄럽던 장내가 그의 음악으로 인해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숨죽여 그 노래를 끝까지 집중했다. 그리고 예정에도 없던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다. 이렇듯 조규찬은 목소리 하나만으로 흐트러진 관객의 대열을 사로잡는 미덕을 지닌다.

‘Close to You’는 2005년 연말 콘서트 이후 4년만의 콘서트다. 조규찬은 오랜만의 콘서트를 대학로 소극장에서 그것도 한 달이라는 긴 기간을 두고 공연한다. Close to you라는 공연의 제목처럼 이번 콘서트는 예전의 공연에 비해 훨씬 소박하고 담백한 악기편성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그의 목소리는 좀 더 솔직하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Close to You’를 수놓는 곡들은 대부분 조규찬의 초창기 음악들이다. 소위 말하는 ‘히트곡’들은 배제됐다. 조규찬은 이번 공연에서 본인의 음악 인생과 뗄 수 없다고 생각한 곡들을 조심스레 선곡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Close to You’라는 제목과 다르게 조규찬의 음악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의 음악이 가깝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Close to You’는 좁은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며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힌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콘서트는 공간적인 의미를 넘어 관객이 조규찬이라는 ‘가수’를 한 층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Close to You’는 조규찬이 가수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엮어 낸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듯이 읊어 나간다. 음악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곡인 ‘무지개’, ‘소피 마르소’를 보고 느꼈던 설렘을 담은 ‘You Call it Love’, 故김광석에 대한 추억을 빚어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등 콘서트 속에 모든 곡들은 조규찬이라는 ‘가수’의 인생과 경험을 음악 속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그 동안 편곡의 황제라고 불리기도 하며 콘서트에서 선보인 곡들이 ‘무슨 곡이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었다는 조규찬은, 이번 공연에서만큼은 편곡을 최소화했다. 피아노와 기타, 베이스로 이뤄진 세션을 중심으로 관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원곡 분위기를 그대로를 전달한다.

조규찬에 이름에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천재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따라 다녔다. 하지만 콘서트‘Close to You’는 그가 ‘천재’이건 아니건 그 이전에 그는 단순히 ‘음악’을 하는 ‘가수’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조규찬의 소극장 콘서트 ‘Close to You’는 가수 혹은 관객이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공연이 아니다. 그보다 ‘Close to You’는 관객과 가수가 서로에게 한걸음 다가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소통’과 ‘만남’ 그리고 ‘이해’의 공간이다. 중간 중간 기타를 튜닝하면서 관객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느껴진다.


이예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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