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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톡톡 talk] 연극 ‘술집’ 배우들의 술자리에서나 들을법한 이야기들

 

위성신 연출의 연극 ‘술집’이 연이은 앵콜 공연으로 이번에는 ‘소극장 축제’ 무대에 오르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극 ‘술집’은 연극배우들이 단골 술집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에 대한 전의(?)를 다지며 나누는 대화들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목만으로도 들큰하게 취할 법한 이 작품의 배우들이 진짜 술자리에서나 나눌법한 아주 사적이고 사소한, 그래서 더 궁금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 아래의 모든 ‘연극 같으면서도 실제 같은’ 대화들은 배우들의 실제 답변을 토대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유승일(승일 役) 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들 오늘 공연 어땠어?
양현석(현석 役) 다 좋았는데, 대체 누가 가짜 소주를 진짜 소주로 바꿔놓은 거야?! 막 가는 거야! 다 마셔!! 게다가 오늘 맨 앞에 앉았던 관객 한 명은 심각한 장면에서도 계속 자작하면서 술을 마시더라고(웃음).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래도 우리들한테 술 권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난 우리 공연이 워낙 연기랑 실제의 구분이 없어서 그런지 실수를 해도 그게 실수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
남보라(인성 役) 난 오늘도 변함없이 핸드폰을 켜놓은 관객이 있었다는 게 좀 아쉬워. 극장이 워낙 작다보니 핸드폰 불빛에 정말 민감하기 마련이잖아.
배우 전원 맞아! 핸드폰!!!!!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윗줄)신기섭, 유승일, 양현석, 강민호
(아랫줄)조민정, 남보라, 오의식

유승일(승일 役) 한잔씩 하면서 더 얘기하자고. 그나저나 누구라고 콕 짚어 얘기하진 않겠지만 모 선배님은 오늘도 사라지시는 거 아니겠지?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하하. 맞아. 우리 그때 다들 엄청 긴장했었지? 공연 끝나고 술 마시다보면 꼭 그런 잊지 못할 일이 생기더라.
오의식(닉키 외 다역) 그 날의 실종사건은 나도 평생 못 잊을거야. 그래도 그 정도면 남한테 큰 피해는 안주지? 내 친구 여자친구는 술에 취해 등에 업힌 채로 실례를 했다는 얘기도 있어.
(전원 경악)
강민호(민호 役) 나처럼 강남대로 한복판에 누웠던 건 그냥 애교구나. 하하.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나저나 여기 안주 진짜 맛있다~! 특히 이거!
강민호(민호 役) 나도 이거 좋아. 대학로 와서 ‘포크랜드’의 간장새우 맛 안보면 섭섭하지. 또 뭐 있더라?
오의식(닉키 외 다역) ‘틈’이라는 가게 알아? 거기 냉골뱅이가 최고야. 게다가 거기 주인아저씨가 직접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불러줘. 술이 절로 넘어간다니까!
양현석(현석 役) 난 뭐, 고기만 있으면 돼! 하하. 자, 그런 의미에서 또 한 잔!

신기섭(기섭 役) 나는 안주 필요 없어. 전지현, 김태희, 한예슬이랑 한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술이 그냥 넘어갈 것 같아.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와~이렇게 예쁜 배우들을 옆에 두고 그러면 섭섭하지! 난 술자리에서는 우리 배우들이 제일 좋던데.
양현석(현석 役) 나는 기회가 되면 이런 어려운 인터뷰 자리를 만든 기자와 한 번 대작을 해봐야겠어.
남보라(인성 役) 나도! 대체 누군데 정체도 안 드러내고!

유승일(승일 役) 그런데 말이야.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찔해.
강민호(민호 役) 뭐가?
유승일(승일 役) 우리 공연 말이야. <햄릿>을 무대에 올려야하는데 주인공 햄릿이 잠적한 내용이잖아.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해봐. 생각만 해도 으으~!
강민호(민호 役) 하긴. 정말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 나 같으면 두 번 고민안하고 내가 햄릿 할 거야! 하하.
양현석(현석 役) 오호. 햄릿 자리 놓고 경쟁이 치열하겠는데? 나도 그 기회를 노려서 내가 주인공으로!!
남보라(인성 役) (정색하며)나는 최대한 빨리 다른 사람을 구해야한다고 생각해.
강민호(민호 役), 양현석(현석 役) 우리가 그렇게 싫어?
남보라(인성 役) 하하. 농담이야, 농담.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나는 우리 공연처럼 정말 색다른 버전의 햄릿 공연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넌 어때?
오의식(닉키 외 다역) 나? 나는 뭐, 아무래도 어리다보니까.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선배님들 눈치만 보고 있겠지? 하하.
신기섭(기섭 役) 다들 오늘 이렇게 술 먹고 연습에 잠적하기만 해봐! 연극이랑 실제랑 구분 못하면 곤란하다고. 하하.

강민호(민호 役) 이것 좀 봐. 이 못된 기자가 또 이상한 걸 시켰어. “연극 ‘술집’은 00이다”를 완성하래. (기자 - 먼 산을 바라본다) 으, 어렵네. 난, 음, 연극 ‘술집’은 “친근함”이다! 이유는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알 거야.
오의식(닉키 외 다역) 난, 연극 ‘술집’은 “아쉬움”이다?
신기섭(기섭 役) 아쉬움?
오의식(닉키 외 다역) 이렇게 여러 번 앵콜 공연을 하는데도 아직 안 본 사람이 많아서! 내가 너무 욕심이 과한가?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런 욕심이라면 백 번을 내도 될 것 같은데?! 나에게 연극 ‘술집’은 “매력적”이다.
양현석(현석 役) 매력적이다? 오호, 그거 괜찮네. 그렇다면 난, 연극 ‘술집’은 “화이팅”이다! 자, 그런 의미로 힘내서 또 한잔하자고! 내가 건배 제의할게. “그 따위 연극쯤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슴 속에 사무친 비애는 그 따위 슬픔의 겉치레 따위와는 다릅니다!!!” 건배!
강민호(민호 役) 그거 우리 대사잖아! 하하. 그렇다면 나도 우리 대사로 한 번!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했잖아!” 또 건배!!
유승일(승일 役) 건배!! 그런데 다 좋아, 다 좋은데, 내일 공연은 안 할거야? 이제 슬슬 정리하자고!
남보라(인성 役) 그래. 내일 공연하려면 또 들어가서 푹 쉬어야지. 일어나자.
(전원 부스스 일어나 서서히 해산 후 암전)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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