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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양득] 부르면 눈물부터 나는 그 이름, 엄마

 

사전적으로 “여자인 어버이”를 뜻을 지닌 단어는 무수히 많다. 어머니, 마마, 마더, 맘, 어미……. 그 중에서도 ‘엄마’라는 단어는 가장 강력한 최루성 힘을 가진 말이다. 특히 엄마라는 단어 앞에 ‘친정’이라는 단어를 살짝 가져다 붙이면 더할 나위 없이 애틋한 단어가 완성된다.

이러한 힘을 지닌 단어이기에 영화와 문학에서부터 미술, 연극 등에 이르기까지 전 예술분야에 걸쳐 엄마는 영원불멸의 소재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 그리고 소설 ‘엄마를 부탁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국민 어머니 강부자의 출연으로,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국내 대표작가 신경숙의 최신작으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모성애는 국경을 넘어서도 예외가 없다. 스페인 영화 ‘귀향’ 역시 스페인 특유의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며 우리와는 같고도 다른 방식으로 모성애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작품이다.

각기 다른 장르의 세 작품이 갖는 공통점 한 가지는 공연장을 나서며, 책을 덮으며, 영화의 자막이 올라가는 걸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엄마의 전화번호를 더듬더듬 찾게 된다는 것이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 - 연출 구태환‧작 고혜전/ 강부자, 이용이, 전미선
- 아직 하지 못한 말, “엄마, 사랑해”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누구나 애잔하고 또는 가슴 뭉클하게 생각하는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부터 잘나고 똑똑했던 딸과 그 잘난 딸에게 한 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것만 같아 항상 마음 아팠던 엄마.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친정으로 찾아온 딸과의 2박 3일 동안 둘은 과거의 회상과 서로의 독백, 그리고 사소한 말다툼을 오가며 삶과 인생, 그리고 숨겨두었던 사랑의 이야기를 조각보 이어가듯 엮어가며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은 국내 연극계의 거목 강부자가 출연하고, 2007년 공연돼 큰 화제를 모았던 연극<친정엄마>의 고혜정 작가와 구태환 연출이 다시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회에선 성공하고 결혼해서 타지로 나간 딸이 2박 3일간 엄마와 지내면서 엮어가는 이 작품은 <친정엄마>, <여보 고마워>, <줌데렐라> 등으로 여성의 속내를 잘 담아내는 고혜정 작가 특유의 감성과 따뜻함이 잘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밤을 새워 같이 수다를 떨어도 모자랄 것 같은 사이인 ‘엄마와 딸’의 속 깊은 이야기와 함께 행복한 가족의 모습에 대한 웃음과 그만큼 그들과의 이별로 인한 눈물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도서>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지음/ 창비(창작과 비평사)
-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이 작품은, 연재 후 4장으로 구성된 원고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100여 장에 달하는 에필로그를 덧붙였다.

소설의 이야기는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하며 기억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였던 엄마는 실종됨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각 장은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딸, 아들, 남편으로 관점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엄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엄마의 모습은 ‘어머니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엄마에 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에피소드들은 우리 모두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은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늘 배경으로 묻혔던 엄마의 삶을,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의 삶을 내세우고 있다.

<영화> 귀향(2006) -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페넬로페 크루즈, 카르멘 마우라
꽃처럼 피어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


“<귀향>이라는 제목은 나에게 있어 여러 의미의 돌아옴을 말한다. 우선 좀 더 코미디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성들의 세계로, 라만차로 돌아 왔다. 나는 나 자신의 근본이자 삶의 원류인 모성으로 돌아왔고, 나의 어머니에게로 돌아왔다. 나에게 라만차로 돌아오는 것은 항상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것과 같다. 확실히 나는 <귀향>을 통해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인내심을 되찾았고, 평온을 얻었다”
-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귀향>은 홀로 살거나 홀로 된 여인들과 함께 하며 도움을 주는 이웃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감독의 어머니도 그러한 환경 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고 한다. 이러한 이웃들은 아구스티나의 캐릭터에 영감이 되었다. <귀향>에서 보이는 여성들끼리의 강인한 연대감, 그것은 모성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족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알모도바르의 영화에서 여성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그 무엇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힘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어떤 힘겨운 상황에서도 우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존재들이기도 하다.

홀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강인한 생명력, 그들끼리의 따뜻한 우정과 연대감, 무엇보다 자식으로 인해 가장 큰 상처를 받고 자식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심지어 유령이 되어서까지 딸에게 나타나는 어머니의 감동적인 사랑이 알모도바르의 기상천외한 유머와 판타지 속에 녹아들어 있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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