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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들은 발렌타인데이에 대학로로 가자!

 

솔로들이여! 발렌타인데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그대들은 거리 곳곳에서 장미 다발을 안고 다니며 그대를 눈꼴시게 만드는 그 작태를 보느니 집구석에서 뒹굴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16일 출근한 당신 눈앞에 커플들이 각자 받은 선물을 자랑하며 “14일 뭐 하셨어요?”를 물을 때 당신은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차라리 눈을 질끈 감고 대학로로 가자. 천지사방에서 풍겨오는 초콜릿 냄새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주고 그들이 유치뽕짝 러브 코미디를 보며 시시덕거릴 때, ‘러브(LOVE)’라는 단어를 빼고도 멋진 명작 공연을 한편 감상해주자. 그리고 16일 이렇게 대답하는 거다. “어~. 난 대학로에서 제법 괜찮은 공연 한편 봤어”라고.

- 남자 떼놓고 여자끼리 갑시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제목부터 왠지 ‘커플 접근 금지’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시인, 사회운동가, 시나리오 작가인 이브 엔슬러(Eve Ensler)의 히트작이다. 그녀는 직접 각계각층의 200여 명이 넘는 여성들과의 내밀한 인터뷰를 통해 써내려 간 이야기를 모놀로그 연극으로 작품화 시켰다. 이 작품에서는 여성들의 성기 이야기를 배우들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솔직하게 전한다. 이에 대해 우려의 소리도 많았다. 이지나 연출가는 “내가 지금 이 시대에 이와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유는 모두들 여성의 성기를 수치스럽고 경박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여성의 성기는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고 중요한 부분인데 그것을 포르노나 일반 비속어로 표현된 점에서 너무나 잘못되었다. 지금은 많이 자유로워져서 이 작품을 해도 문제될 건 없겠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한다. 여자들끼리 가야 더 재미있는 이경미, 전수경, 최정원의 색다른 토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The Vagina Monologues)’는 오는 2월 28일까지 SM스타홀에서 공연된다.

- 욕도 한 바가지! 카타르시스도 한 바가지! ‘관객모독’
욕이 하고 싶은가? 가끔 욕이 먹고 싶은가? 그렇다면 ‘관객모독’을 보러 가자. 관객모독’은 1966년 쓰여져 프랑크푸르트의 투름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피터 한트케’를 연극계에 데뷔시킨 획기적인 작품이다. 철저하게 대사중심의 언어극인 이 작품은 행복한 결말도 슬픈 사랑이야기도 없는, 관객과 배우 그리고 연극자체만이 다루어지는 연극이다. 이 얼마나 솔로들에게 적절한 연극인가! 게다가 관객모독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욕설과 객석에 뿌려지는 물세례이다. 뿐만 아니라 관객의 의견으로 극이 매번 다르게 진행 되고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극을 같이 진행하기도 한다. 관객에게 직접 욕을 함으로써 관객을 자각하게 하고, 물세례를 끼얹음으로써 그 어떠한 공연예술도 보여줄 수 없는 모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카타르시스의 연극 ‘관객모독’은 2009년 3월 8일까지 대학로 창조아트센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 집단의 횡포에 억울한 개인, ‘억울한 여자’
커플 집단의 횡포에 희생된 가여운 솔로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연극 ‘억울한 여자’도 추천한다. ‘억울한 여자’는 현대의 남녀관계를 가볍게 풍자한 희극인 동시에 ‘현실에 안주하는 집단과 거기서 소외되는 개인의 대립’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모든 것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집단의 폭력성을 풍자적으로 비판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네 번 결혼하고 네 번 이혼하는 주인공 ‘유코’다. 커플? 별거 없는 거다. 당신이 이런 생각을 하며 가볍게 웃는 사이에 세상의 씁쓸함도 살짝 맛볼 수 있는 이 작품은 2008 한국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억울한 여자’는 3월 8일까지 대학로 문화 공간 ‘이다’ 2관에서 공연된다.

아! 솔로로서 공연을 보면 좋은 점 중 최고는 역시 ‘티켓도 한 장만 끊으면 된다’는 사실이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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