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대중스타들이 대학로로 돌아오고 있다. 극장에 발걸음 한 적 없는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오고, 덕분에 티켓도 잘 팔리니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런 작품들이 화려한 볼거리와 익숙한 얼굴들로 재미를 제공한다면, 그 이면에는 언제나 대학로 소극장을 지키며 꾸준히 한 자리를 고수해 온 연극배우들이 함께하는 소극장 작품들도 있다. 사실 대학로 곳곳을 찾아보면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입소문을 통해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1월 셋째 주 [연극 뭐볼까]에서는 올 한해 대학로 소극장 공연의 부흥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관객 입소문을 통해 검증된 보물 같은 소극장 작품들을 소개한다. 단, 진짜 보물일수록 꽁꽁 숨겨져 있는 법! 공연장 가기 전 정확한 위치 숙지는 필수다.
- 우리 오늘 다 잊고 술 한 잔 합시다, 연극 ‘술집’
극단 ‘오늘’의 대표 연출가 위성신의 창작 공연물 ‘술집’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월 24일까지 연장공연에 돌입했다. 연극 ‘술집’은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염쟁이 유씨’, ‘그대를 사랑 합니다’등 일상의 편린들을 서정적으로 풀어내었던 위성신 연출의 전작들과는 달리 유쾌하고 빠른 템포의 작품이다. 가벼운 술 한 잔에 뜨거운 사람의 향기가 진해져오고, 더욱이 무대와 관객이 하나 되어 작품이 진행되니 소극장 무대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일석이조의 작품이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움에 혀를 내두르게 하고, 2시간의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자연스러운 전개가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 ~ 2009년 1월 24일, 나온씨어터, 일반 25,000원 / 대학생 20,000원 / 중고생 15,000원)
- 느희가 이것을 아느냐? 연극 ‘마리화나’
2006년과 2007년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었던 연극 ‘마리화나’가 돌아왔다. 연극 ‘마리화나’는 세종실록을 근거로 남성 중심의 사회인 조선에서, 게다가 남자가 아닌 여자의 성을 도발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인간의 성욕과 본능에 대해 그린 ‘마리화나’는 우아하고 대담하게 600년 전의 궁중의 성을 이야기하여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2008년 겨울, 더욱 솔직하고 더욱 발칙하게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욕망에 솔직한 봉빈 역에는 이 시대 최고의 헤로인으로 손꼽히는 서주희가 그만의 농염한 색(色)을 여우 김선화와 함께 한껏 뽐내고 내관 용보역에는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 천의 얼굴 오달수가 내공 있는 코믹 연기로 관객을 찾아간다. ( ~ 2009년 1월 24일, 극공작소 마방진, 일반 30,000원/ 대학생 25,000원)
- 롱런하는 작품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시작 당시 대학로 변두리라는 지리적 불리함을 지닌 첫 전용극장으로 다소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였으나, 쉽고 훌륭한 작품과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 등으로 관객에게 인정받으며 ‘100석 소극장의 기적’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현재는 대학로의 중심부 마로니에 공원 뒤편에 마련한 ‘오아시스 극장’을 재개관하여 공연에 한창이다. 특히 공연의 백미인 마지막 장면에서 수많은 비눗방울에 휩싸여 하얗게 세탁된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만화적 상상력의 구현에 함께 박수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어느새 그들과 함께 세탁된 느낌을 받게 된다.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에, 잠시 현실을 잊고 몽환적인 기분에 사로잡힌 관객들은 때 묻은 세상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이 세탁소가 범상치 않음을 느끼게 되고, 잠시나마 삶의 오아시스를 제공하고자 했던 이 공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Open Run, 대학로 오아시스 극장, 전석 20,000원/ 60세이상,청소년 12,000원/ 퀸즈데이 10,000원)
- 바보 승룡이의 매력에 풍덩, 연극 ‘강풀의 바보’
원작인 ‘바보’는 2004년 11월부터 2005년 4월까지 미디어다음에 연재되며 수백만의 네티즌들을 울렸으며 2008년 2월 차태현, 하지원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작품이다. 연극 ‘강풀의 바보’는 원작을 최대한 살리며 감동적이고 서정적인 부분을 연극만이 가진 장점으로 때론 재미있게 때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늘 곁에 있던 풍납동의 언덕과 해맑은 미소를 가진 승룡이와 함께 하는 동안 우리는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오픈 런으로 진행되던 연극 ‘강풀의 바보’는 오는 2월 1일을 마지막으로 잠시 휴식기에 돌입한다. ( ~ 2009년 2월 1일, 대학로 열린극장, 일반 30,000원/ 대학생 25,000원/ 청소년 15,000원)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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