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에 선보이는 모던발레는 발레뿐만 아니라 타 장르가 많이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발레 작품 안에 음악, 연극, 서커스, 민속무용 등 모든 예술을 받아들여서 풍부한 볼거리가 담긴 발레 작품을 내놓고 있다.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모던발레에 비해 클래식발레는 일정하고 엄격한 법도가 있다. 클래식발레를 안무할 때 모든 무용수가 서는 자리를 치밀하게 계산하여 관객들이 보기 좋은 구도로 만들었다. 그리고 발레에 일정한 규칙과 절차를 만들어서 발레의 틀을 완벽하게 짜냈다.
따라서 일반 대중에게 클래식발레는 지루하고 딱딱한 춤으로 인식돼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공연이 되어 버렸다. 클래식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처음 접하기는 힘들지만 한 번 두 번 접하다 보면 몸으로 표현되는 고전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클래식발레의 진수라고 할 수있는 작품은 ‘백조의 호수’, ‘라실피드’, ‘지젤’이다.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에게는 발레 음악에 대한 최초의 도전이었던 이 작품은 초연시 출연진과 비평가 모두 지나치게 교향악적이고 춤추기 어려운 곡으로 조소를 받았다. 당시의 전형적인 발레음악은 강렬하고 분명한 리듬의 박자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작곡가의 사후 1894년에 상트페테스부르그 추도행사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백조의 호수’는 상트 페테르부르그 발레단의 예술감독 마리우스 쁘띠빠 (Marius Petipa)와 부감독 레브 이바노프 (Lev Ivanov)에 의해 안무 된 개정판이다. 이바노프는 이 작품의 신화적인 측면인 백조들의 춤을 안무했고, 쁘띠빠는 1막과 3막의 스펙터클한 극적 전개를 안무했다. 쁘띠빠와 이바노프는 강과 약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를 통해 같은 유형의 동작을 구성하면서도 오데뜨에게는 여리고 약한 느낌을, 오딜에게는 강하고 진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래서, 오늘날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의 연기와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다. 또한 고전 발레와 낭만 발레의 특성이 조화를 이룬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라실피드
낭만주의 발레의 시작을 알린 것은 1832년 3월 12일에 공연된 ‘라 실피드 (La Sylphide0’다. 필리뽀 탈리오니(Filippo Taglioni)가 안무한 ‘라 실피드’가 초연되면서 발레 역사에 최초로 여성무용수들의 전성시대가 찾아온다. 신비로움을 강조하는 포인트 기법, 로맨틱 튀튀, 가스 조명, 파드되가 이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가 안무한 이 발레의 초연이 끝난 후 파리의 관객들은 ‘미풍처럼 무대 위로 날아와 엉겅퀴 털처럼 가볍게 떠다닌다!’라며 여자 주역이었던 마리 탈리오니(Marie Taglioni)의 춤에 대단한 찬사를 보냈다. 필리뽀 탈리오니가 관객들에게 꿈을 꾸게 하기 위해 개발한 발레 기술이 바로 포인트 기법이다. 쉽게 말해 ‘발끝을 완전히 세워 춤추는 동작’이다. 그 결과 ‘라 실피드 (공기 요정이란 뜻)’를 추는 무용수의 모습은 인간이 아닌 완전한 요정처럼 보인다.
지젤
1841년 쥘 페로가 안무한 ‘지젤 (Giselle)’에서 마치 물 위를 떠나듯이 발끝으로 미끄러지듯이 돌아다니는 요정들의 춤은 현재까지 낭만 발레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발레리나에게 배우로서의 연기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흔히 발레의 ‘햄릿’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7월 10일, 11일 클래식발레의 진수 ‘지젤’을 열린극장 창동에서 공연한다. 앞서 말했던 ‘지젤’의 공연을 통해 클래식발레의 진수를 느껴보자.
한기화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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