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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분의 매력, 뮤직비디오- 김홍식 뮤직비디오 감독

 

“같은 음악이라도 들을 때마다 달라요. 뮤직비디오는 나의 예술관과 음악을 듣고 느꼈을 때의 감정, 기억, 상상으로 음악을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거죠.”

한 때 가수들의 신곡의 홍보물로 분류되던 뮤직비디오는 이제 홍보 수단을 넘어 대중예술의 한 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한국의 영상 산업에는 좋은 감독과 감각 있는 젊은 인력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계 속에서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뮤직 비디오란 음악과 영상의 조화로서의 정점을 이루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 중 (주)사이드킥스의 대표 김홍식 감독을 만났다. 김홍식 감독은 지난 해 ‘삿포로필름페스티벌’에 초청받기도 했으며, 현재 인터넷방송국 ‘TVON’에서 인디 뮤지션들의 영상을 담은 ‘인디투고’의 연출을 맡고 있다.

- 미술과 영상과 음악의 상관관계

홍익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감독은 평소 영상과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고 전한다. 그런 그에게 뮤직비디오는 영상과 음악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분야였다. 점차적으로 그의 미적 감각과 영상과 음악은 그를 새로운 길로 안내하게 만들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영상작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영상학과 친구들과 단편영화 작업을 하기도 했었고, 교내 미술전에서 영상부문에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었지요. 그에 못지않게 좋아했던 게 음악이었는데요, 영상과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이 바로 뮤직비디오였던 것이죠.”

미술보다 영상과 음악에 더 깊은 관심을 가졌던 김 감독은 졸업 후 98년에 캐나다 밴쿠버필름스쿨로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시나위의 뮤직비디오 작업이었다. ‘작은 날개’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로 그렇게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 인디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을 영상으로 담다

그 후로 30여 편의 영상을 제작하던 김 감독은 2009년에는 특별한 시도를 시작했다. 인터넷방송국의 ‘인디투고’라는 프로그램에서 인디 뮤지션들의 음악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한 것이다.

“저는 인디뮤직을 언더그라운드 뮤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이제는 그런 편견이 깨져야 할 시기이죠. 요즘 친구들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들어 가보면 처음 듣는 좋은 음악들이 참 많았는데, 알고 보니 그 음악들이 다름 아닌 국내 인디 뮤지션들의 것이었어요.”

인디 뮤지션은 ‘인디펜던트(Independent) 뮤지션’의 줄임말로 스스로 독립적으로 음악을 제작해내는 음악가들을 지칭한다. 최근에는 장기하를 비롯한 인디 뮤지션의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내고 있는 추세며, 블로그 음악에서 인기 차트에 인디 뮤지션들의 음악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디 음악을 언더그라운드 뮤직이라고 불리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봐요. 얼마나 다양한 장르의 인디음악이 존재하는데 그저 방송에 나오는 한 두 개 정도의 음악에 묻히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이를 판단하는 잣대는 다르겠지만요, 저의 잣대는 다양성이에요. 그리고 그 다양한 음악을 영상에 담고 싶었죠.”

최근 그가 작업 중인 ‘인디투고’는 인디 뮤지션들의 자유분방함을 표방하여 격식 없는 자연스러운 연주 모습을 영상에 담고 있다. 때로는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또는 뮤지션과 촬영 스태프가 모두 경기장 트랙을 달리면서 촬영하느라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며 그는 에피소드를 꺼내 놓았다. 물론 그 모습은 매우 흥미진진하고 즐거워보였다.


-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 만들고 파

“뮤직비디오는 음악의 장르와 내용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작가적 해석에 매력이 있어요. 같은 음악이라도 듣는 이에 따라, 또 들을 때의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거든요. 무엇보다 뮤직비디오는 러닝타임이 짧은 광고와 상당히 긴 영화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서사와 표현의 자유에 예술성이 있어요. 보통 노래의 길이가 4~5분정도 되는데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표현해 낼 수 있죠.”

5분의 매력에 푹 빠진 김 감독은 향후 음악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앞으로 음악영화를 시도해 보고 싶어요. ‘뮤지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말고,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요. 지난 해 ‘삿포로필름페스티벌’에 초청돼서 갔다 왔는데, 미국, 유럽,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일본의 몇 안 되는 국제필름페스티벌이었죠. 저는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로 참여해서 관객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왕이면 음악영화를 만들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엔 꼭 음악영화로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최근 불황으로 인해 어려웠던 음반시장이 더 어려워졌다. 때문에 요즘의 뮤직 비디오는 프로모션을 위해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제작되는, 말 그대로 ‘프로모션 비디오’를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작품성을 볼 수 있는 작품보다는 급조한 느낌의 비디오가 더 눈에 띠는 현 시점이 너무 안타깝다”며 “뮤직 비디오의 정체성과 감독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고 대화를 끝맺었다.

김 감독은 현재 도쿄를 오가면서 쓴 ‘도쿄여행에세이’를 집필 중이다. 올해 여름 즈음엔 도쿄의 아름다운 사진과 글이 담긴 그의 책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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