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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연 상!상!賞!] 2008 웨스트엔드를 사로 잡은 연극!

 

2008년 웨스트엔드는 ‘사라지는 숫자(A Disappearing Number)’에 열광했다. 올리비에상의 최우수연극상(Best New Play)뿐만이 아니라 2007 비평가협회(Critics’ Circle) 최우수연극상과 2007 이브닝스탠더드 최우수연극상(Evening Standard)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웨스트엔드는 대체 왜 이 ‘사라지는 숫자’에 마음을 빼앗긴 것일까?

천재와 천재의 만남: 라마누잔과 하디


‘A Disappearing Number(사라지는 숫자)’는 1910년대 활발히 활동했었던 천재적인 두 수학자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과 하디(G.H. Hardy)의 실제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라마누잔은 인도의 귀족계급이라 불리는 브라만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학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하여 정규 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수학을 독학하였고 15세부터 그 결과를 노트로 정리하여 하디를 포함한 세계 유수의 수학자들에게 보냈다.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그의 노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하디는 달랐다.

하디를 사로잡은 라마누잔의 정리 중에는 1+2+3+4+5+… = -1/12라는 공식이 있었다. 하디는, 어쩌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공식이 리만제타함수의 응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디는 이런 라마누잔의 천재적인 직관력에 감탄하여, 즉시 그를 영국으로 초청하였고 그 이후 함께 현대 수학을 연구했다.

1+2+3+4+5+… = -1/12 : 사라지는 숫자들



‘A Disappearing Number(사라지는 숫자)’는 이런 ‘세기의 만남’이라고 불리는 두 수학자의 이야기서 착안되었다. 극작가 사이먼 맥버니(Simon McBurney)는 2007년 이를 바탕으로 극단 Complicite과 함께 조심스럽게 작품을 완성해나갔다.

‘사라지는 숫자’는 두 개의 큰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디와 보다 직관적인 수학자 라마누잔과의 강렬한 정신적 교감의 이야기는 현재 선물거래자인 인도계 미국인 알(Al)과 그의 아내인 영국인 수학자 루스(Ruth)와의 이야기와 교묘하게 배치된다. ‘사라지는 숫자’는 라마누잔과 하디의 수학적 업적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그들의 인간적인 면에 조명을 맞춘다. 어떠한 정리와 공식에는 반드시 논리적인 증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는 하디와 자신의 정리들은 ‘신(God)’의 은총이라고 말하는 직관적인 인도의 수학자와의 관계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대 동서양의 커플의 사랑과 함께 한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엮어 낸다. ‘사라지는 숫자’는 “시인이 단어를 이용해 세상을 그리고, 화가가 색을 이용해 세상을 그려낸다면, 수학자 또한 숫자를 가지고 세상을 그려낸다’는 하디의 말처럼, 우리의 삶 또한 수학의 틀 안에서 해석된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수학자든, 선물거래자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극단 Complicite는 이 작품을 통해, 이런 인간의 본능은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것을 보인다.


이예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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