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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학과 연극에 새로운 길을 터준 두 변혁의 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와 하이너 뮐러의 작품 ‘주운 아이’를 모티브로 한 ‘주운 고아’가 라삐율 연출의 각색에 의해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주운 아이’는 간결하고 긴박한 문체로 쓴 클라이스트 원작의 단편소설로, 페스트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페스트로 부모를 잃은 한 아이를 데려오면서 시작되는 여러 우연적 사건들로 인해 혈연관계에 토대를 두고 자연적으로 확립된 통일체로서의 가족이라는 유토피아적인 모습이 상실되고, 오히려 점점 불행과 극단적인 잔혹, 복수의 형태로 변질되어 가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풍부한 상징적 재료를 담고 있어 현대의 시사적인 관점들과 다양한 접목이 가능하며, 해체와 경악의 작가로 알려진 하이너 뮐러 역시 이 소설의 상징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에서 2차 대전 이후의 동독 사회주의 내부의 갈등을 그린 바 있다.
한국의 ‘주운 고아’는 두 독일작가의 ‘주운 아이’ 모티브를 인용하고 확장시킨다. 한국전쟁과 분단에 이어서 근대화와 안보를 빙자한 국가주의적 폭력, 희생, 상처, 혼돈, 정체성 상실을 비롯해 자본축적을 위한 실용적 인간만을 요구하는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총체적인 역사가 몽타쥬적으로 재구성된다. 또한 이 공연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주운 고아’는 귀머거리를 위한 연극이자, 눈먼 자를 위한 연극이다. 이 작품의 중심엔 음악이 있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것을 음악화하는 것에 있다. 명백히 구분되어 기능하는 배경음악의 역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하나의 음악적 건축으로 보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을 통해 하나의 악보를 관객에게 제시하고자 한다. 언어는 해체되고, 코러스적으로 말해지기도 하며, 지독하게 반복되기도 하는 등, 언어의 음악적 몽타쥬 역시 극대화된다.
이 인정받은 실험작 ‘주운고아’는 2008년 12월 9일부터 3일간 만나볼 수 있다. (2008년 12월 9일 ~ 2008년 12월 11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8시, 일반 3만원 /청소년 2만2천원/19세이하 1만8천원)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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