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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가 선사하는 따뜻하고 유쾌한 웃음의 철학, 연극열전 2의 ‘웃음의 대학’이 오는 12월 1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웃음의 대학’은 일본의 1940년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모든 코미디극을 가급적 억제시키기 위하여 검열을 강화했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2인극으로 극중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 역에는 배우 송영창이, 반대로 ‘웃음’을 사수해야하는 작가 역에는 배우 황정민이 맡아 공연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단촐하지만 소박하면서도 기풍이 느껴지는 무대 세트 위에서 이들의 밀도 있는 연기력은 극의 완성도와 흡입력을 높였다. 대체적으로 2인극은 무대 위에서 두 명의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극을 이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자칫 배우들이 역할을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극이 루즈화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우 황정민은 전쟁이라는 억압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웃음의 끊을 놓지 않는 열정적인 작가 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또한 배우 송영창도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검열관 역으로 무대를 단번에 압도했다. 이들의 넘치는 활약이 극의 완성도와 흥미를 이끌어낸 것이다.
‘웃음의 대학’은 일본에서 웃음의 연금술사, 웃음을 만드는 천재,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낳는 작가로 통하는 미타니 코우키가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세계는 보는 관객들에게 언제나 신선하고 유쾌한 웃음보따리를 선물했다. 이 작품에서도 극 중 자신이 쓴 희극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검열 받으러 온 작가에게 ‘까마귀를 좋아하느냐’고 질문하는 검열관은 엉뚱하면서도 황당한 해프닝을 제공했다. 거기에 검열관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씨에게 허가 받으셨습니까?’라고 묻자, 작가는 ‘글쎄요. 극단대표가 허가 받았을걸요’라며 되받아친다. 이렇듯 미타니 코우키가 전하는 웃음 코드들은 자칫 억지스러울 수도 있지만 말 속에서, 사건 속에서, 그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극을 원만하게 진행시켜 나갔다. 그래서 지루함보다는 엉뚱하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렇게 갑작스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를 말해주고 있지 않다. 극 속에 그 당시 상황, 시대적 배경을 집어넣어 두 배우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가시키는 효과도 발휘했다. 검열관은 작가에게 자꾸만 웃음을 삭제하면서 ‘천왕폐하 만세’라는 문구를 넣으라고 강요하지만 작가는 작품을 수정하면 수정 할수록 더 큰 웃음을 유발시켜 검열관의 마음을 바꿔놓기까지 한다. 이렇게 7일간의 해프닝으로 간신히 만들어 놓은 작품을 두고 작가가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제는 검열관이 ‘살아서만 돌아와달라’며 애원하기까지 했다. 이 장면을 보는 관객들은 또 한 번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웃음이 이 작품의 전부를 말해주고 있지 않기에 그렇다. 극 속에는 이렇듯 상상을 초월하는 웃음 요소가 갖가지 들어가 있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인생의 일단락은 깊은 한숨과 씁쓸한 여운을 남겨준 것이다.
연극열전 2의 ‘웃음의 대학’은 우리의 삶에 가치 있는 웃음을 전해주는 작품이었다. ‘웃음’ 앞에서 서로간의 기묘한 대립구조를 허물고 교감을 나누는 이들은 더 이상 검열관도 작가도 아니었다. 이들은 진정 사람과 사람사이의 진실한 교감을 이끌어내는 삶의 조력자와 같았다. ‘웃음’은 몇 십 배, 아니 몇 천배의 효과를 발휘한다. 신이 인간에게만 내린 축복이라 여겨지는 ‘웃음’, 그것은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고, 고통을 승화시켜 삶의 기쁨과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마법과도 같은 존재라 여겨진다. 이번 연극열전2의 ‘웃음의 대학’을 통해 그동안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우리네 마음을 따뜻한 웃음과 감동으로 잔잔히 녹여내 보는 것은 어떨까?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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