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 중심가를 한참 벗어난 이화사거리에 자리 잡은 대학로 극장은 현재 때 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재형, 한아름 콤비의 네 번째 작품인 연극 ‘호야:好夜’가 발표되면서 연극 마니아들 사이로 이 작품에 대한 칭찬과 추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지난 2006년 제6회 밀양여름공연축제에서 대상, 남녀 연기상, 음악기술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서울문화재단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라는 후원을 등에 업고 출발했다.
부부 콤비로 유명한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은 연극 ‘죽도록달린다’로 데뷔한 다음 해, 연극 ‘왕세자 실종사건’으로 무려 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05년 자유젊은 연극 시리즈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이후 ‘릴-레-이’, ‘청춘, 18대1’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독특한 무대 양식과 극작술로 인정받아온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인 ‘호야:好夜’에서도 새로운 연극 언어를 제시하며 참신한 무대를 선보였다.
연극 ‘호야:好夜’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궁중 여인들의 사랑과 권력을 노리는 세도가들의 이야기가 효과적으로 압축돼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이 작품의 특징은 바로 ‘음악’이다. 서재형 연출은 자신의 작품에 타악과 관악, 현악 등의 여러 악기를 라이브로 사용하며 ‘음악을 가장 잘 사용하는 연출가’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역시 멜로디를 강화한 각 인물의 테마곡을 삽입해 작품의 서정성을 더했다. 또한 연극 ‘호야:好夜’ 공연에서는 공연 내내 11명의 배우들과 2명의 악사가 등장해 퇴장 없이 작품 전체의 음향 효과를 맡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무대 가장자리에 둘러앉은 배우들은 바람, 비, 부엉이소리 등 여러 자연의 소리를 더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돕는다.
연극 ‘호야:好夜’의 참신성은 배우들의 새로운 연기 양식에서도 드러난다. 연극에서 ‘지문’은 관객들 몰래 작가와 배우가 계획하는 음모와도 같다. 따라서 평범한 작품에서라면 배우들은 작가의 귓속말을 해석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연기력으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연극 ‘호야:好夜’에서는 국내 최초로 배우들이 대사 뿐 아니라 지문과 해설까지 읽고 연기하는 낯선 연기 양식을 선보였다. 지문 공개로 인해 과도한 친절을 베풀게 된 연극 ‘호야:好夜’는 자칫 극이 부산해질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었으나,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발성법으로 군더더기 없이 극 안에 녹아들 수 있었다.
음악적 완성도와 독특한 양식으로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연극 ‘호야:好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대학로 극장에서 공연된다. (2008년 11월 14일 ~ 11월 30일, 평일 8시/ 토요일 4시, 7시/ 일 쉼,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원/ 청소년 1만5천원)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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