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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육체로 말하다 ‘모다페 2008’ 국내 초청작 남도욱, 최재희, 김형남

 

지난 5월 27일 황미숙, 이용우의 개막공연으로 시작된 ‘모다페(MODAFE) 2008’은 ‘움직임의 혁명’에 중점을 두고 ‘움직임의 파괴, 표현의 해방(Destruction of Movement, Liberation of Expression)’을 주제로한 국내외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작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었던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국 안무가들의 작품 8편 가운데 최재희, 남도욱, 김형남의 작품이 지난 5월 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먼저 남도욱이 안무를 맡은 ‘나는 삼류가 좋다’는 마치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보는 것 같은 원색적이고 원초적인 느낌의 영상과 마임을 보는 듯 한 안무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특히 물방울의 떨어짐을 위에서 내려다 본 영상은 금속성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내 몸 역시 추락하는 것 같은 강력한 흡입력을 내뿜고 있었다. 또한 이 작품은 음악의 사용이 상당히 다양했다. 째지는 듯 한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익숙한 클래식인 ‘사계’의 곡조도 들려왔고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로 알려진 ‘봄날은 간다’라는 가요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삼류가 좋다’의 무용수들은 각각의 음악에 맞추어 자신만만하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다가도 밑으로 쳐지는 관절의 꺾임을 표현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다음으로 공연되었던 최재희 작품의 ‘침묵’은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함께 무대 한켠에 마련된 설치미술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음성적 기호로 해석되는 ‘침묵’을 몸의 기호로 풀어낸 최재희의 작품은 소리의 강약을 통해 작품의 고조를 조절하고 침묵의 이미지도 도출하는 듯 보였다. 무용수들 대부분은 손으로 쉼 없이 원을 그리거나, 제자리에 누워 뱅뱅 돌거나, 다른 사람의 주위를 계속 돌거나, 자신의 팔을 사정없이 돌리는 등 무대 위에 각각의 회전축을 이루며 원적인 움직임을 표출했다. 그들의 박진감 있는 구르기와 휘젓기는 ‘침묵’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의 정적인 느낌을 철저히 깨부수고 ‘침묵의 역설’을 보여주었다.

공연 마지막에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온 김형남의 ‘혀’가 공연되었다. ‘혀’의 작품 소개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기호가 본 의미를 상실하고 부차적인 해석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사과 한 개를 놓고서 이 사과가 얼마나 많은 의미로 해석되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이미지로 연결되는지 표현하였다. 그 움직임에 따르면 사과는 백설 공주의 독사과나 사과박스의 비리, 미안할 때의 그 사과,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의 사과, 선악과에서 파생되는 인간의 탐욕으로까지 다양하게 해석되었다. 이 사과의 해석을 통해서 하나의 기호에서 파생되는 여러 파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과’는 언제부터 ‘사과’가 되었으며 내 이름은 왜 ‘김형남’인 것일까? 김형남의 ‘혀’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한 켠에서 ‘만들어진 규범’과 ‘만들어진 관습’의 부스럼을 긁어내기 위한 진지전을 펼치고 있는 공연이었다.

6월 7일에 ‘국제레지던스’로 막을 내리는 ‘모다페 2008’은 앞으로도 밝넝쿨, 이윤경, 홍동표, 김남진, 방현혜의 국내초청작의 공연을 남기고 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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