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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춤에 담긴 ‘삶’의 해석, 댄스컴퍼니 ‘The Body’의 ‘웨이팅, 변신’

                    

 

거무죽죽했던 풍경들이 색색의 옷을 입는 봄, 봄이 왔다! 그래서 이곳 아르코예술극장에도 봄이 왔다! 지난 18일과 19일 댄스컴퍼니 ‘The Body’의 ‘웨이팅, 변신’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었기 때문이다. 댄스컴퍼니 ‘The Body’의 춤은 겨울처럼 딱딱했던 현대무용 세계에 알록달록한 무지개 색을 입히며 봄을 알렸다.

류석훈과 이윤경이 이끄는 댄스컴퍼니 ‘The Body’는 2004년 전문 무용단 셉┯� 갖추며 새롭게 출범한 현대무용 집단이다. 이들은 2008년 현재까지 많은 작품들을 발표해오면서 현대무용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철저히 깨뜨려왔다. 자신들만의 유머와 상징으로 뚜렷한 색깔을 내온 댄스컴퍼니 ‘The Body’는 이번 ‘웨이팅, 변신’에서도 인간과 삶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전혀 난해하지 않게 풀어낸 공연을 창조했다.

맹목적인 기다림, '웨이팅'
감각적인 의상, 싹 쓸어 빗어 넘긴 머리, 색색의 뿔테 안경으로 치장한 신사 3명과 어딘지 모를 딱딱함이 풍기는 여자 한 명, 그리고 적막한 가운데 들려오는 휘파람소리로 ‘웨이팅, 변신’의 1막 ‘웨이팅’이 시작됐다.

이들 4명은 주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면서 움직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어디서 찾아올지 모를 막막한 ‘행복’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피아노의 부서지는 듯한 선율과 함께 부드러움과 딱딱함, 연결과 단절의 반복으로 이어질 듯 끊어지고 끊어질 듯 이어지며 진동했다.

웨이팅, 그것은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란 내가 정말 원하는 무엇이기에 언제나 애틋하고, 간절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지독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댄스컴퍼니 ‘The Body’가 표현하는 기다림이란 표면에 드러나는 구구절절한 간절함이 아니다. 절제된 표현과 익살 속에 숨어있어 더 사무치는 간절함이다.

1막 ‘웨이팅’의 소개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쳇 바퀴 돌 듯 반복되어지는 삶 속에서 우리는 그저 꿈을 가지고 순수함을 찾는다.’ 이것이 댄스컴퍼니 ‘The Body’가 ‘웨이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기다림과 기다림의 연속. 그러나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을 기다리는 것, 바로 맹목적인 기다림의 일상이다. 그들의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수수께끼의 미궁 속을 헤엄치듯 ‘저들이 계속 기다리는 것은 무엇이며, 왜 기다릴까, 그리고 저 기다림의 끝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 사이에서 맴돌게 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도 알지 못하고 그들 자신도 역시 알지 못하지만, 그들은 그렇게도 기다린다. Waiting...

제각각의 같은 이야기, 변신
흔히들 춤은 몸의 언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춤꾼들은 자신의 몸에 감정과 언어를 새겨 넣는다고 한다. 댄스컴퍼니 ‘The Body’의 2막 ‘변신’이 정말 그러했다. ‘변신’에 출연하는 무용가 9명의 몸 각각에는 우리 인생에 관한 담론들이 조각조각 새겨져 있는 듯 했다.

9명의 무용가들은 서로서로 무대를 차지하고 분할하면서 제각각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풀어냈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봐서는 통일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변신’의 구성과 무용가들의 움직임은 그럼에도 더 치밀하게 통일된 듯 하나로 응집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잘 섞인 비빔밥처럼 제각각의 이야기가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왠지 모르는 부담감과 틀에 박혀, 어떤 느낌조차도 잊은 채 그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자신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심보람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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