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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박송권, 인정받기 위해 걷는 배우의 길…①연극, 영화, 드라마. 연기 위해 모두 도전할 것

“잘 해내는 게 올해 가장 큰 선물이다.” 뮤지컬 ‘아이다’ 앙상블에서 한 나라의 전략가 조세르 역을 맡기까지 수년간 성장했지만, 배우 박송권은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다. 그는 연극·영화를 전공하던 중 2004년 ‘파우스트’ 무대에서 뮤지컬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놓을 수 없는 꿈은 영화였다. “배우가 가장 목마른 부분은 인정받는 것.”이라며 도전과 희망을 다짐하는 16년 차 배우 박송권.

그간 뮤지컬 ‘그리스’ ‘드림걸즈’ ‘영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명성황후’ ‘노트르담 드 파리’ ‘안나 카레니나’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서사의 중심을 이끌어왔다. 캐릭터에 온전히 빠져 감정의 바닥을 찍어보고 싶다는 그의 눈빛은 칼에 찔리는 부상도 오디션 낙방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무색해진 요즘, ‘희망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자신의 노하우도 후배 양성에 보태고 있다. 아마도, 2020년에는 선물같이 큰 배우 박송권의 진한 감정을 연극, 영화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지 않을까.

 

<앙상블, 메렙, 라다메스, 조세르까지. 오디션, 드디어 붙었다!>

Q. ‘아이다’ 앙상블로 시작해 조세르 역까지 왔다. 당시 오디션 일화가 있나?

2005년 ‘아이다’ 군무와 조명, 의상 등에 압도당했다. 당시 춤을 아예 못 췄는데도 포기할 수 없었다. 1차 오디션에서 메렙 역으로 통과했는데 2차에서 라다메스를 준비해오라고 했다. 앙상블에 붙으면 라다메스 커버가 되는 거였다. 3차 최종 오디션에서 아끼던 아르마니 옷을 찢으면서 무릎 슬라이딩을 보여줬다. 안무가가 ‘오! 마이 갓’이라며 뽑아주더라. 조세르 역도 몇 번 떨어져서 이번에는 주름을 그리고 수염을 기른 뒤 도전했고 외국 연출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했다. 잘 성장해줘서 너무 기쁘다고 칭찬해주더라. 힘들었지만 좋았던 시간이다.

Q. 조세르가 중요한 배역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는 평을 받았는데

조세르가 매력 있는 배역이다. 오디션을 3번이나 떨어졌는데도 하고 싶었다. 한 번 더 했으면 지금보다 연구해볼 여력이 있는데 마지막이라 못내 아쉽다. 조세르는 탐욕스러운 사람이기보다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나만이 더 부강한 이집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대신과 백성 앞에서 거역하면 열 받아도 전략적으로 태연한 척 설득한다. ‘아이다’라는 작품이 어렵다. 쉬운 배역은 없었지만, 조세르 노래 두 곡이 텐션을 50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소리와 박자가 잘 조절되었을 때 짜릿하니까 상위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관객이 AR 같다고 할 때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조세르 역을 하면서 처음 해석과 달라진 방향이 있다면?

외국에서 원하는 폼이 있었다. 언어를 모르니까 뉘앙스의 차이를 모르는 거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감정이 안 느껴진다’고 했다. 기존의 패턴이 있었지만, 격양되어있지 않은 정치가 느낌에 대해 협력 연출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인물이 가지는 실질적인 내면과 상황을 부드러우면서 강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적었다. 이중적인 조세르의 면모를 짧은 순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의 표정과 몸짓 등을 찾았다.

Q. 기억나는 리뷰나 피드백이 있나?

전작 ‘블루레인’이 생각난다더라. 아빠, 강한사람, 나쁜 사람. 하지만 결이 달라 좋았다는 분도 있었다. 또, ‘과소평가 받는 박송권’이라는 글을 누가 보내줬다. 앞날을 응원한다는 글이었다. 알아주고 응원해준다는 것이 고맙고 잘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조세르가 이제 극 중 한 자리에 껴있다는 말도 좋았다.

Q. 극 중 외로울 것 같다. 사랑이 있는 역을 하고 싶지 않나?

‘드림걸즈’ ‘만추’ ‘그리스’에서 감사하게도 키스 신이 있었다. (웃음) 주크박스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는 대본이 바뀌면서 주인공이 됐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시간이 지나 사진작가가 됐고 여자는 이혼하고 화원을 하는 상황에서 마주친다. “은주야, 나 기다릴게”라는 대사를 하는데 내가 겪은 똑같은 상황이라 눈물이 나더라. 멜로는 가슴 아프고 많이 울 것 같다.

 

<밑바닥 감정까지 쏟아부을 수 있는 역 원해, 제2의 도약은 ‘영화’>

Q. 방송 매체 출연 계획이 있다면?

뮤지컬, 영화, 드라마, 연극 기회만 있으면 하고 싶다. 드라마 ‘상어’, ‘기억’ 등을 했는데 생방송 같은 현장에서 제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안 생겼다. 영화는 사전 리허설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정해져 있는 대사를 연구하고 캐릭터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 좋다. 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를 스케줄이 안 맞아서 못했고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 출연할 때 ‘기억’을 촬영했다. 스케줄 때문에 방송 제약이 있더라. 열심히 하면 더 오래갈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는 말을 공감한다. 지금 기로에서 앞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임할지 고민이 많다. 독립영화는 출연료가 없어도 해보고 싶다.

Q.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데 영화를 하려는 이유가 있을까?

돈도 아니고 상도 아닌 인정을 받고 싶은 게 배우 마음이다. 한때 너무 힘들어서 시골에 내려가 카페를 운영하려고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디션도 불러줘서 4차까지 봤는데 결국, 붙고도 억울한 일이 많아서 무대에서 고스란히 표현됐다. 노래 중에 ‘왜’라는 말이 많은데 감정이입이 돼서 눈물이 나니 모두가 숙연해졌다. 공연 때마다 눈물이 나니 관객이 “진짜 울어~”라며 놀라기도 했다. 점점 알아봐 주고 인정해줘서 다른 길이 열린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신인상, 조연상 이야기가 있었는데 마침 시상식이 없어지더라. 상을 받는 의미는 인정이다. 조연상을 받는 것이 목표고 꿈이다. 지금은 영화도 너무 하고 싶다.

Q. 영화에서 목표하는 바가 있나?

뮤지컬에서 캐릭터를 바닥까지 몰입해서 연기하는 것과 카메라 앞은 다를 것 같다. 제가 뮤지컬에서 쏟아냈던 감정을 영화에서 어디까지 쏟을 수 있는지 보고 싶다. 미친 듯이 한 연기와 감정을 느껴보고 싶어서 눈물이 날 때가 있다.

Q.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홍계훈 역이 너무 좋았다. 무사인데 캐릭터를 연구하는 울림이 컸다. 시리얼 넘버가 있는 갈지 않은 칼을 썼다. 사극을 할 때 수염도 잘 어울린다. ‘추노’에서처럼 말없이 쫓아다니는 역도 해보고 싶다. 한 대 맞는 단역이라도 해보고 싶다.

 


배우 박송권이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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