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2.5 목 00:24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인터뷰
[인터뷰] 배우 윤공주,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아이다’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윤공주를 빼놓고선 아이다를 상상할 수 없다. 2005년 초연 오디션부터 도전한 ‘아이다’. 거듭된 도전으로 2016년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가 된 윤공주는 2019 마지막 시즌에 참여하며 결국, 레전드로 남게 됐다. 그는 지난 시즌에서 사랑의 아픔에 빠진 여성을 선보였다면 마지막 시즌에는 한 나라의 책임자로서 자아를 찾고 사랑 앞에서도 강인한 ‘아이다’를 완성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3년 만에 ‘아이다’로 돌아온 윤공주는 “이 작품이 배우 인생에서 너무 소중한 순간이 될 거라는 것을 알기에 감사함이 더 크다. 최대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 공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윤공주의 이 같은 바람은 그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흘러가는 각오쯤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2019년은 숨돌릴 틈 없는 한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마치기도 전에 ‘안나카레니나’에 급히 합류했고 내년 초까지 ‘아이다’에서 활약한다. 여유 있는 한해를 예상했지만, 누구보다 다사다난했던 만큼 그가 자주 언급하는 ‘지금 이 순간’이 선물임을 깨닫게 된다.

>>아빠가 주신 선물,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

이번 ‘아이다’는 라이선스 마지막 무대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그 마지막 무대에 서는 배우들이 가진 각자의 사연과 책임감이 남다르다. 윤공주는 “나의 ‘아이다’는 아빠가 주고 간 선물이에요. 공연 중에 가시면 제가 힘들까 봐 먼저 가셨다. 힘든 일이 있었던 시기에 ‘아이다’라는 선물이 있어서 버틸 수 있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힘든 시기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도 ‘아이다’다. 아빠는 모든 걸 제게 주셨고 마지막까지 이 큰 선물을 저에게 주고 가셨다. 그래서인지 떨지 않고 무대에 섰다. 너무 든든하다. 모든 사람이 저에게 힘을 줬다. 도움과 위로를 많이 받았고 저도 주려고 노력했다. 어느 때보다 첫 공연을 잘 마무리했고 감사하고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뮤지컬 배우가 한 작품에 두 번 오른 것. 진짜 사랑이라고 했다. 윤공주는 10여 년 만에 꿰찬 ‘아이다’지만 지난 시즌, 외모나 성격이 강하지 않다는 평도 있었다. 그를 마지막 무대로 이끈 건 그 이상을 해낼 거라는 믿음이다. 아이다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자아를 찾듯 윤공주는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강인함을 선보인다. “전 시즌에는 해내야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내 것만 열심히 했다면 지금은 작품 안에 많은 의미가 생겼다. 아이다로서 관객에게 보여줄 것이 많다고 느끼면서 여유 있게 작품에 임한다.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라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보여줄 것이란 배우 윤공주가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다. “연출님이 원하는 아이다를 표현하니 누비아 공주의 강인함이 크게 다가왔어요. 전에는 사랑에 빠져 아프고 슬픈 여인에 내 감정이 취했다면 이번에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도 있겠지만 강인한 누비아 공주로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과의 갈등을 좀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죠. 아이다는 라다메스처럼 자연을 좋아하고 자유롭고 싶었을 뿐인데, 적에게 끌려 왔어요.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은 이런 상황 속에서 느끼는 것 같다. 백성은 저버릴 수 없는 본능이다. 그러면서도 장군과의 사랑에 빠져 완벽하게 성장하는 건 ‘The gods love nubia’ 장면이다. 저에게 지켜달라고 외치던 백성들도 지쳐가고 포기하는데 그들을 일으키는 성장의 과정이 있다. 한나라의 공주로서 백성을 지키려는 제 모습이 ‘사자’ 같다더라.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백성들을 일으켜 세우면서도 발목을 잡는 건 ‘사랑’이다. “그게 가장 어려운 거지. 사랑, 그까짓 거 안 했다고 치면 돼. 이 사람 안 만났었을 때도 난 살아왔고 쉬운 거야. 난 이 나라의 공주로서 말도 안 되는 원수의 장군은 사랑 안 하면 된다고 하지만 안 되잖나. 우리는 사랑과 이별을 해봐서 알잖아요. 있었던 걸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게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런데도 윤공주는 “무대에 존재하는 순간에는 늘 집중한다. 성기윤 배우가 첫날 공연을 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거나 대사를 하지 않는, 그냥 존재한 순간이 없다더라. 가만히 서 있더라도 계속 생각을 한다. 누비아 공주로서 이집트에 끌려 왔을 때도 무대 구석에서 빠져나갈 분석을 한다.”며 공주가 똑똑하다고 웃었다.

>>윤공주가 말하는 배우들…그리고 나
>>서로 본받으며 성장하는 우리

마지막 시즌 ‘아이다’는 배우들의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오르는 배우 윤공주와 정선아와의 만남도 ‘아이다’를 놓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윤공주는 배우 정선아의 팬임을 자처하며 “정선아는 너무 예쁜 사람이다. 왜 이제 만났을까! 2002년 뮤지컬 ‘렌트’를 보고 팬이 됐다. 정선아는 제가 갖지 못한 섹시와 당참이 있다. 무대 위에서 그의 외모와 몸매를 보면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떤 멋진 남자배우보다 기대됐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 선하고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다.”라며 보고 싶은 존재라고 전했다.

아이다는 똑똑하고 용감하다. 라다메스 칼에 맞서 싸우면서도 암네리스 앞에서는 임기응변에 능한 모습이다. “죽으면 안 되니까 이집트 공주의 시녀로 잘 보이려고 머리를 굴린다. 두 사람은 공주라는 공감대가 있고 아이다는 암네리스의 힘든 점을 친구로서 공감하고 정을 나눈다. 암네리스 공주도 저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했으니 마지막에 자비를 베풀었다. 무대 위에서는 연적이지만 배우 정선아는 완벽하고 따뜻하다. 무대 위에서 사람이 보인다는 걸 또 느꼈다. 배우로도 좋아했는데 인간적으로도 매력 있고 보고 싶을 정도다. 아이다와의 관계는 무대 위에서나 밑에서나 여배우로서 공감되는 게 있다.”

같은 소속사이자 ‘아이다’로 만난 배우 전나영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아이다’로서 책임감과 두려움이 어떤지 너무 잘 알아서 공감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저는 지난 시즌에 했음에도 실수를 아쉬워하고 종일 생각난다. 잠잘 때까지 계속 생각나고 자다가도 생각난다. 갑자기 자신감도 상실한다. 그러니 나영은 어떻겠나. 나영이는 워낙 똑똑한 배우라서 스스로 너무 잘한다.”며 응원했다.

무대 위 라다메스 장군의 저돌적인 구애를 본 관객 중 ‘저런 적군이라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라는 자유로운 상상을 안 해본 적 있을까. 배우 윤공주에게도 ‘아이다’의 사랑은 눈이 반짝일만한 세계다. “정우성, 공유라면 누가 싫어하겠나. (웃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저돌적으로 오면 부담이지만, 첫눈에 반한 사람에게 벌써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 저에게 오면 정말 미라클이죠. 현실 세계는 없는…”

그러면서 배우 김우형과의 호흡에 대해 “10여 년간 여덟 작품을 했다. ‘올슉업’, ‘나쁜녀석들’, ‘안나카레니나’, ‘아이다’ 등 너무 많다. 듣기 좋았던 말은 ‘둘이 진짜 사귀냐’는 거다. 연습 때도 안 맞춰봐도 된다고 할 정도다. 김우형은 여배우를 잘 배려하고 리드하는 스타일이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여배우의 0순위 파트너다. 저랑은 너무 많은 작품을 했고 눈빛만 봐도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껴지기 때문에 그 순간이 맞아떨어질 때 너무 재미있다. 예를 들면 마지막 장면인 박물관에서 서로 전생을 알아보는 호흡과 느낌이 있는데 이건 계산할 수도 없고 눈빛만으로도 관객이 알아줄 정도로 호흡이 맞고 항상 힘이 되는 친구다.”

이어 새롭게 참여한 배우 최재림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자신감 넘친다. 무모함이 아니고 정말 잘한다. 장군과 너무 잘 맞다. 신선하고 그 자신감에 제가 끌려가게 된다. 노래도 잘하고 재밌다. 동생인데 오빠처럼 의지가 된다. ‘노트르담 드 파리’를 같이 했었고 음악적으로 뛰어난 부분이 많아서 공부가 된다. 음악의 폭이 넓어서 장르와 음역을 불문하고 너무 잘 승화하는 친구다. 평소 밝은 에너지를 주변에 주기 때문에 공연하는 날에는 지친 역할이어도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자신에 대한 평가도 내놓았다. “저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지만 제 것을 묵묵히 하는 것이 다른 배우에게 힘이 되는 것 같더라. 앙상블 동생들이 무대의 힘과 에너지를 쌓아 올렸는데 제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이 친구들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저에게 맡겨진 일을 잘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좋은 에너지로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들끼리 서로 본받을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번 마지막 시즌의 결정적인 시너지일 수 있겠다는 질문에 “첫 공연이 마지막처럼 느껴졌다. 관객도 그랬다더라. 배우들도 떨릴 틈 없이 몰입했다. 무대 위의 배우뿐 아니라 관객 천여 명이 이 작품을 만든 느낌이다. 그랜드 피날레 무대를 한다는 자부심도 있고 그만큼 관객을 실망하지 않게 하겠다는 책임감은 다들 같은 마음이다. 모든 배우가 한 회차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아프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건강관리에 애쓰는 상황도 알렸다.

무대 위 ‘사자’와 같은 카리스마는 어디로 갔을까. “옆집 동생 같은 친근함이 있다. 지금이 저다. 어릴 때도 꾸미는 걸 안 좋아했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맞는 것 같고 그게 연기에서도 맞는 것 같다. 너무 겸손해도 배우로서 안 좋다는데 안 바뀌더라. 스스로 단점을 잘 알아서 그렇다. 그래서 발전할 수 있다. 그게 저고 겸손함이 세월이 지나 당당해진다. 겸손한 윤공주가 그냥 나다. 다 좋자고 하는 것 아니냐.”며 꾸밈없이 당당한 윤공주를 말했다.

>>눈을 뗄 수 없는 무대, 작품이 가진 의미
>>관객과 같이 만들고 감동하는 뮤지컬 ‘아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1994년 기획되어 2000년 뮤지컬로 탄생했다.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제작하고 팝의 거장 엘튼존과 팀라이스가 탄생시킨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국내에는 2005년 초연된 이후 다섯 번째 시즌으로 마무리된다. 이 공연의 무대를 채우려면 40톤의 컨테이너 9대와 6주간의 무대 셋업이 필요하다. 800여 벌의 의상과 60여 개의 통가발까지. 특히, 900여 개의 조명에서 이루어지는 안무는 화려함을 넘어 강력하다.

윤공주는 “20년 된 작품인데 그 시대에 이런 걸 만들었다. 좋은 음악은 오래 지나도 촌스럽지 않다. 스토리와 무대, 음악이 너무 완벽한 조합이다. 이 세상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꿈의 감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와닿아서 사랑받는 것도 있다더라. 국내 관객의 문화적 수준이 높다 보니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까. (웃음) 공연의 3대 요소 중 하나가 관객인데 배우보다 작품을 더 공감하는 것 같다. 그 힘으로 저도 다음 장면들을 이어가고 있다. 대극장은 관객의 눈이 안 보이고 볼 틈도 없지만, 호흡이 느껴진다. 아이다와 공감해주고 스토리를 따라와 주는 거다. 중간에 박수와 웃음소리, 숨소리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럴 때일수록 배우는 관객이 집중하는 그 스토리를 가져가려고 한다. 그래서 3년 전보다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1막 중간부터 아이다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없고 누비아까지 가져가는 에너지가 엄청 크다. 그만큼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끊고 싶지 않다. 저도 재미있고 감동적이다.”라며 무대 위에서 즐긴다고 전했다.

감동이 클수록 아쉬움도 크다. 이번 시즌은 전 세계에서 ‘아이다’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윤공주는 “나중에 이 작품이 올라와도 저는 진짜 못 할 거다. 20년 전에는 전 세계가 소통하기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SNS가 있어서 디즈니에서도 한국의 마지막 ‘아이다’에 관심을 두고 있다더라. 대한민국 뮤지컬 배우로서 자부심으로 잘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공주는 아직도 망설이는 관객에게 최선을 다해 열변을 토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꿈꾸는 사랑 이야기다. 그 안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나라를 빼앗긴 민족애가 담겨있다.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 전혀 없다. 배우들도 최고의 공연을 위해 노력한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그 이상의 감동과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순간이 될 수 있다.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작품이다. 비디오나 영화로 볼 수도 없다. 이번 시즌에 안 보면 정말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이걸 놓치는 건 인간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웃음) ‘아이다’라는 뮤지컬은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한번은 봐야 할 공연이다. 볼거리, 감동, 즐거움, 눈물 다 있다. 친구, 애인, 부모님에게 잃어버린 동심과 따뜻함을 줄 수 있다. 저는 지금까지 잘살았으니까 2020년에도 열심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살고 싶다.

뮤지컬 ‘아이다’는 11월 13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