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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초연 신작 ‘베토벤’으로 40년 노하우 밝힌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뮤지컬 장르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동력되길

뮤지컬의 거장 미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 방한 기념 기자 긴담회가 11월 18일 오전 11시 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는 40여 년을 함께해온 두 예술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한국과 함께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선보일 신작에 대한 질의응답에 응했다.

며칠 전 한국에 도착해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의 마지막과 ‘레베카’의 첫 공연을 관람한 두 사람은 “원작자로서 뮤지컬에 관한 생각을 전하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작사가이자 뮤지컬 극작가인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지난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엘리자벳’, ‘레베카’, ‘마리앙투아네트’를 통해 한국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넓혔으며 현재 한국 뮤지컬 컴퍼니 EMK의 제안으로 2021년 뮤지컬 ‘베토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인 명성으로 40년 이상 함께 작업해온 두 사람이 한국의 제작사와 신작을 선보이는 데는 한국 배우에 대한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

Q.한국 뮤지컬 제작사 EMK와 함께 신작을 제작하려는 결심은 어떻게 가졌나?

실베스터 르베이: EMK와 신작을 준비하는 것은 동화 같은 이야기다. 10년 전 미하엘 쿤체가 신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같이 생각해왔다. 8년 전에는 EMK에서 베토벤 이야기를 꺼냈고 끈질기게 제안해왔다. 오랫동안 제작사에 신뢰를 쌓았고 한국 배우 실력에 감탄했다. 제가 만든 노래가 쉽게 소화할 수 없는데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열정으로 모든 것을 폭발하는 것에 감명받기도 했다. ‘베토벤’ 한국 초연은 작품을 충분히 소화할 배우가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창작에 자유와 영감을 받고 있다.

Q. 한국에 와서 ‘마리앙투아네트’와 ‘레베카’를 봤는데 어떤 감정을 느꼈나?

미하엘 쿤체: ‘마리앙투아네트’ 막공 후 무대인사에서 눈물을 흘렸다. 제 작품을 보면서 이런 경우가 없는데 왜 그랬을까. 그건 무대 위에서 가련한 여인이 살고 죽는 것을 한국 배우가 뛰어나게 표현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저는 그동안 공연을 많이 봐왔는데도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특별했다. 한국 배우들은 강렬한 감정이 특별하다. 음악적 성량과 연기가 뛰어나서 가능한 것인데 인물을 살아 숨 쉬게 표현한다. 이런 점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 때가 있다. 외국에서는 전체 배우가 훌륭한 실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 한국은 모든 배우가 역량을 가지고 참여한다. 때로는 브로드웨이 배우보다 훌륭하다.

실베스터 르베이: 저 역시 무대 뒤에서 인사할 때 벅차서 말이 안 나왔다. 너무 뛰어난 배우들의 역량과 김문정 음악 감독이 음악적 이야기를 잘 해줬다. 배우들은 단순한 연기가 아닌 작품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났다. ‘레베카’도 완벽하다는 표현도 만족스럽지 않은 용어다. 배우 모두가 감정을 담아 저희의 이야기와 노래를 아름답게 불러줘서 작곡가로서 행복했다.

Q. 10년 동안 한국 뮤지컬을 지켜본 소감은?

미하엘 쿤체: 성장에 대한 기사를 흥미롭게 지켜봤고 우리 작품도 있어서 기쁘다. 한국 뮤지컬은 짧은 시간 안에 국제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성장 동력이 놀랍고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실베스터 르베이: 10년 전 모차르트 첫 공연을 마치고 운이 좋게 서울에 몇 주간 남아있었다. 그 계기로 배우와 한국 상황에 친밀해지는 시간을 보냈는데 이후 방문할 때마다 EMK가 집중력을 가지고 밀도 있는 뮤지컬을 만들어내는 것을 봤다. 뮤지컬 시장에 이바지하는 동력이 된 것 같다.

Q. 그동안의 작품 소재가 역사적 인물이 많다. 그 이유는?

미하엘 쿤체: 역사적 인물은 그 자체로 극적인 요소가 있어서 좋아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것에 심리학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은 동시대적 이야기고 인간의 자아실현, 자유, 해방이다. 이것을 전달하기 위해서 역사적, 소설 속 인물이 용이하다. 관객은 극을 통해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공감하고 느끼면 좋겠다.

Q. 한국에서 다섯 번째 공연되는 ‘레베카’는 영국 소설이 원작이다. 역사적 인물이 아닌 소설 속 인물을 설정한 이유는?

미하엘 쿤체: 제가 소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소재가 저희를 찾아온다. 늘 멋진 이야기 중 ‘레베카’도 마찬가지다. ‘레베카’는 멋진 이야기와 러브스토리가 있다. 다른 작품처럼 주제적인 측면은 유사하다. 한 인간이 내면의 나를 찾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는 자아 찾기 과정이다. 레베카는 자존감 낮고 존재감이 미약한 젊은 여성이 한 남자를 죽음으로부터 구하면서 힘을 발휘하며 자존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다만 모던한 테마를 건드리고 여성의 힘을 일깨우며 동시대적인 테마다. 그것이 관객에게도 하나의 매력으로 전달된 것.

실베스터 르베이: 1998년 LA에 있었고 일주일간 소재가 뮤지컬로 접합할지 토론하다가 확신을 얻었다. 소설을 읽었고 히치콕의 영화도 봐서 익숙한 소재였다. 작곡을 시작하면서는 이미 영감의 원천이 들어 있어서 수월하게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Q. 작품 수정에 있어 오픈마인드인 이유?

미하엘 쿤체: 수정이 불가한 공연은 복제, 복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작품은 생명력이 없거나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은 살아있는 장르고 동시대 언어로 풀어야 한다. 문화권에 따라 그에 맞는 수정이 필요하고 다양한 연출과 해석은 저희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 뮤지컬은 생명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Q. 음악 작업은 어떤 방법이 있나?

미하엘 쿤체: 항상 이야기와 드라마부터 출발한다. 이야기 구조를 형성하고 노랫말이 들어간다. 이야기 일부를 제가 만들고 실베스터 르베이가 영감받아 저에게 역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그 뒤 마지막으로 대본을 완성한다. 순서는 아이디어가 존재하면 음악이 들어오고 마지막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대본을 완성한다.

실베스터 르베이: 음악을 먼저 작곡할 수 없는 이유는 두 사람 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테마를 결정해야 되기 때문. 이야기를 극작가가 만들면 거기에 영감을 받아 인물의 극적인 상황, 감정 등을 생각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작곡한다. 음악은 명확하게 텍스트에 맞추는데 행운인 것이 원하는 멜로디를 만들면 텍스트를 쓰겠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레베카’ 2막에서 ‘막심’이 ‘나’에게 ‘레베카’를 살해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극적인 상황에 완벽한 음악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썼다. 텍스트가 먼저거나 음악이 먼저인 경우가 병행되어 작업이 이루어진다.

Q. 드라마 뮤지컬이라는 명칭을 쓰는데 어떤 점이 두 사람의 작품을 드라마 뮤지컬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미하엘 쿤체: 드라마 뮤지컬은 우리 작품뿐 아니라 존재하고 있다. 구분 짓자면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다른 특성이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춤 적인 요소도 들어가 있는데 우리는 이야기 전달이 중심에 있고 전면에 내세운다. 중요한 것은 춤은 배제하더라도 극적이고 연극적인 상황을 강조한다. 극본 안에 쇼의 요소를 찾기 어렵다.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

Q. 40년의 노하우가 담긴 신작을 소개 한다면?

미하엘 쿤체: 작품 속 베토벤은 우리가 늘 알던 흉상이 아니다. 30대 중반의 모습이고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저항가다. 빈에서 명성이 최고인 시기고 음악가로 모든 것을 성취한 상태지만 귀가 안 들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을 결심하는데 운명적인 연인을 만나지만 사랑도 쉽지 않다. 그 여인은 아이도 있고 불행한 결혼생활 중이다. 베토벤은 그 여인을 통해 우울한 삶을 극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깨닫기도 한다. 또 외부에서 보내는 박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알게 되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성숙함이 중요한 지점이고 베토벤을 최고의 작곡가로 만든 동력이 된다.

실베스터 르베이: 베토벤의 원곡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작곡 방향은 베토벤의 악을 토대로 했다. 그의 훌륭한 음악을 헤치지 않으면서 저의 음악을 접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곡 작업은 얼마나 되어있나. 베토벤 원곡은 몇 곡의 차용되나?

실베스터 르베이: 음악은 계속 작업하고 있다. 많이 들려주면 식상할 수 있어서 두 곡을 메인으로 들려줬다. 저희 작업방식이 극의 디테일한 장면이 설정되어야 제가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지금은 미하엘 쿤체가 극을 만들고 있다. 대략 전체 곡 수는 35~40곡 정도 될 것 같다.

Q. ‘모차르트!’는 록스타로 그려졌다. 베토벤은 어떤 구상을 하나?

미하엘 쿤체: 2020년이 250주년이다. 그때까지 작품이 완성되기 빠듯하지만, 의도한 것은 없다. 무엇보다 베토벤을 기리거나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다. 그의 삶이 흥미로워서 소재를 사용했을 뿐이다. 만약 똑같은 삶의 이야기가 있다면 베토벤이 아니라도 차용했을 것.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과 진짜 사이의 관계다. 예를 들어 베토벤이 가진 외부적 성공과 내부의 자아를 초점으로 뒀다. 그는 저항적인 모습을 지녔던 사람이고 여기에 중점을 뒀다.

실베스터 르베이: 음악은 모던한 감성으로 동시대적으로 그릴 예정이다.

Q. 위대한 작곡가를 소재로 더 신경 쓴 부분은?

실베스터 르베이: 베토벤은 음악의 거장이기에 조심스럽게 존중을 담아 접근하고 있다. 제 느낌에 베토벤이 저에게 아직 컴플레인을 걸지 않았다. (웃음) 음악 선곡의 중요한 점은 이야기 흐름에 관련된 음악을 선정한다. 장면에서 어떤 감정인지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별한다.

Q. 뮤지컬에서 유명한 극작가와 작곡가 콤비는 많은데, 두 사람만의 다른 점은?

실베스터 르베이: 40년 전 팝 시장에서 미하엘 쿤체를 만났다. 오랜 시간 함께 일을 하다가 각자 길로 나뉘었다. 쿤체는 소설을 썼고 저는 할리우드 영화음악을 하면서 우정을 유지해왔다. 둘 사이에는 말로 표현 못 하는 케미가 있다. 원천은 서로의 창작력과 우정이 연결되어있다.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존중과 솔직함이다. 작품이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주고받기에 솔직하게 이야기해야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 오랜 시간 함께하니 가끔 말을 하려고 할 때 이미 무슨 말을 할지 말없이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40년의 비결은 잘 모르겠지만 우정과 존중,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Q. 함께 일 하면서 느낀 서로의 장점은?

미하엘 쿤체: 1973년에 음향 스튜디오에서 만나 친해졌다. 장점은 예술적으로 서로를 보안하고 창작물이 만들어진다. 1+1이 3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개별보다 팀으로 작업할 때 강점이 발휘된다.

실베스터 르베이: 미하엘 쿤체가 작품을 만들 때 ‘1막에 그 장면에 그 부분’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저는 말 안 해도 안다고 대답한다. 이미 동일한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 특별하다. 우정을 바탕으로 창작할 수 있는 것이 큰 영광이자 행운이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쿤체: 바람이 있다면 신작 ’베토벤’이 뮤지컬 장르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동력이 됐으면 좋겠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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