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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로콩테, "나는 미친 사람, 좋은 사람, 진짜 남자"

어두운 지하의 작은 공연장, 위험을 무릅쓴 소리로 한껏 목소리를 높이는 남자가 서 있다. 가수에게 위험을 감수해야 할 만큼 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다. 그 역시 많은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것을 즐기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공통점을 찾아 재미있는 운명을 발견하던 그가 록스타를 꿈꾸는 미켈란젤로 로콩테로 무대에 올랐다. 괴로움과 영광을 동시에 주던 모차르트를 벗어내고 한국, 그것도 제대로 소리를 질러댈 만한 홍대에서 말이다.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자신의 첫 한국 단독콘서트를 위해 4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로랑방과의 듀엣 콘서트에서 어쩌면 한국에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 생각보다 일찍 한국을 찾게 된 그는 “한국은 노래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전 러시아와 한국에서 많이 성장했어요. 특히, 한국은 사회나 경제가 안 좋을 때도 항상 노래와 함께해요. 왜냐면 한국인은 노래를 보는 것보다 듣고 있어요”라며 한국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홍대 버스킹도 무서웠어요”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단독콘서트 전 홍대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버스킹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했던 그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면서 안 가는 거예요. 전 2곡만 준비했는데 계속 해야 하는 분위기였고 남은 음악은 없었죠. 다음번엔 더 어쿠스틱한 음악으로 사람들과 느끼며 잘하고 싶어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홍대 한복판에 출범한 이탈리아 뮤지션의 버스킹이 그날 모인 사람들에게 준 영향은 공감과 열정일 것이다. 그는 “홍대 버스킹에서도 사람들과 스킨쉽을 했어요. 전 이탈리아 사람이니까요. 한국 사람과 공감할 수 있어요. 겉으론 정중하지만, 마음은 이탈리아 사람들과 같은 열정이 있어요”라며 “저도 사랑에 빠져요”라고 눈을 동그랗게 떠보았다.

미켈란젤로 로콩테의 단독콘서트 첫날엔 눈이 쌓였다. 그는 어두운 대기실에 앉아 자신의 주변에 별 모티브를 잔뜩 그려내고 별 만큼 빛나는 금빛 메이크업으로 눈가를 꾸몄다. 함께 무대에 오를 밴드 멤버들에게 직접 강렬한 메이크업을 해주고 팬이 선물해준 음반이라며 포장에 붙은 스티커까지 정성껏 떼어냈다. 그런 그가 무대에서 한쪽 어깨를 관객에게 밀어내고 끌어당길 때 그의 목소리는 한 번 더 힘 있게 사람들에게 전달됐다.

  

콘서트 첫날 그는 “긴장했어요. 친구들이랑 재미있는 콘서트를 만드는 건 몇천 명의 관객이 있는 것보다 어려워요. 작은 공연장은 사람들의 얼굴이 가까이에 보여서 더 긴장돼요”라며 소극장에 가득 꾸며진 자신만의 공간을 실감했다.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아마데우스 출연 배우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 단독콘서트를 열었다. 그만큼 그가 보여주고 싶은 무대를 마음껏 펼칠 기회가 될 것이란 건 착각이었다. 그는 음악적 무게에 책임을 지고 있는 뮤지션이었고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뜻은 자신만의 곡으로 채워야 한다는 사명이었다. 그는 “용기가 부족해요. 제 노래가 있지만, 지금은 그 곡만으로 콘서트를 할 수 없어요. 저는 아직 앨범도 없어요. 왜냐면 제 음악이 이상하기 때문이고 관계자들은 ‘넌 이 사람과 저 사람에게 곡을 받아서 노래 해’라고 하죠. 근데 전 그렇게 하기 싫어요. 아티스트에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서로 거절하게 돼요. 그래서 아직도 제 첫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라고 소신을 전했다.  

미켈란젤로 로콩테에게 앨범은 단 한 가지 이뤄야만 할 꿈이다.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동안 매일 밤 죽음을 생각했다는 그는 이제야 자신을 생각하게 됐다. “모차르트가 끝나고 나서야 전 정상인이 됐어요. 그땐 늘 죽음에 가까웠고 죽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죠. 지금은 저의 미래와 일, 앨범 생각이 많아요. 전 다른 아티스트들과 만나 이야기해 봤고 그들과 다르다고 느꼈어요. 다른 사람들은 더 잘 살기 위해 이 일을 하지만 전 더 잘 죽기 위해 일을 해요. 제 새해 목표는 항상 앨범이에요. 앨범이 없다면 절대 평온하게 살 수 없을 거예요. 죽기 전에 앨범이 나오지 않으면 편하게 죽지도 못할 거에요. 전 꿈이 하나밖에 없어요. 엄청 객관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원하는 대로 사는거예요”라며 존재의 이유를 알아내려 애썼다.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음악의 가치가 보여주는 음악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그만큼 이번 콘서트를 위해 선택한 곡은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고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이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TV가 원하는 가수의 노래를 사요. 락이나 뉴에이지 장르는 비디오뮤직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어요. 마릴린 맨슨은 더는 TV에서 볼 수 없죠. 비욘세나 레이디 가가 혹은 TV에 나오는 가수만 알게 돼요. 하지만 마릴린 맨슨이나 프린스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앨범도 엄청 팔았어요. 저도 클래식한 음악으로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예전 노래들은 더 강하고 공격적이었죠. 사람들이 여러 장르를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날 이해해주는 누군가... 있을 거예요, 아마도요”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자신을 ‘미친 사람’이라면서도 좋은 사람, 진짜 남자라고 자부했다.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때론 버겁다. 위험을 무릅쓰고 소리를 낸다는 그를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때론 위험하고 미친 아티스트라고 불리더라도 다른 가수와 다르고 싶었다니 그의 음악이 궁금한 이유다.

“많은 사람은 절 이해하지 못해요. 전 위험을 무릅쓰고 소리를 내요. 전 멋있거나 신중하진 않지만 다른 가수들처럼 꾸며서 보여주지 않아요. 모차르트를 할 때도 보통 가수라면 저처럼 소리를 내지 않았을 거예요. 모차르트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목에 위험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소리를 냈어요. 그게 좋아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성공을 예견했다고 했다. 그건 그야말로 순수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단다. 어릴 적 꿈꾼 성공은 단지 유명해지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자신보다 사람을 위한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어릴 때 꿈을 꿨어요. 제가 조금은 유명해지거나 혹은 완전히 유명해 질 거라고 순수하게 생각했어요. 이 일 말고는 다른 것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이거 아니면 죽는 거였죠. 하지만 지금 유명하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더 유명 해져야 해요. 음악을 위해서요. 절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라며 성숙한 꿈을 전했다. “전 제가 어떤 중요한 것이나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요”
 
그를 인간적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은 단연 가족이다. 이탈리아에 있는 친구 한 명과 여배우 한 명도 꼽았다. 그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생각했을 때도 음악을 잊지 않았다. “가끔은 오케스트라 감독이 이해해줘요. 전 항상 감독과 친구가 되는데 왜인지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이어 자신에게 힘든 점도 고백했다. 그는 연신 코를 만지며 “전 콧속이 좁아요. 어릴 때부터 비염이 문제였어요. 코로 숨을 못 쉬어서 자꾸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마약을 한다고 사람들이 착각해요. 노래하기도 두 배 더 어렵죠” 그는 그 모습도 귀여워 보일 수 있다는 말에 ‘이상하지만 다행’이라며 콧속 더 깊숙이 훑어냈다. 

누굴 더 닮았냐는 질문에는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로 알아듣고 크게 웃었다. 이내 “저는 둘 다 안 닮았어요. 전 달라요”라며 “아마 할머니를 더 닮은 거 같아요. 지적으로도 말이죠. 근데 돌아가셨어요. 누군가 할머니를 위한 글을 쓰라고 했어요. 사랑에 대해서요. 영국에 유명한 the smiths란 그룹의 ‘some girls are bigger than others’라는 곡이에요. 어머니는 절 자랑스러워하시지만, 팬은 아니에요. 아버지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세요” 성공을 꿈으로 예견했다는 어린 시절의 미켈란젤로는 가족과 음악, 사람을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됐다.

 

2초 만에 모차르트가 되기까지 또 하나의 에피소드

지난여름 듀엣 콘서트가 끝나고 팬들과 아쉬운 이별을 한 이후 그는 또 하나의 무대에 섰다. 쇼 뮤지컬 ‘티에모’(timeo)는 그에게 좋은 작품이었지만 자유롭지 못했다.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모차르트의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던 만큼 어렵고 이상한 쇼의 캐릭터도 구축하고 싶었다. 그는 “작지만, 유명한 극장에서 서커스가 있는 쇼를 했어요. 캐릭터가 엄청 이상해서 쉽지 않았어요. 프로듀서는 저에게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엄격하게 지시했어요. 전 그냥 하나의 미디어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또 기회가 온다면 제 아이디어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화장도 추상적으로 해보고 싶어요”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그를 믿고 2초 만에 세기의 작곡가 모차르트로 발굴한 사람도 있었다.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le premier prix national de la fête에 출연해 아리아(Aria)를 불러 우승했다. 또한, 카스트로카로(Castrocaro) 뮤직 페스티벌에서 금상(le premier prix)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켈란젤로 로콩테가 2초 만에 뮤지컬 ‘아마데우스’에 주인공이 된 사연은 어느 카페에서 시작됐다. “전 벨기에 친구가 많아요. 이탈리아에 있다가 독일 그룹과 같이 벨기에와 여러 나라를 다녔어요. 브라질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벨기에 뮤지션을 많이 알게 됐는데 그중 엄청 훌륭한 기타리스트 조 바릿슈트와 자지라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고 커피도 마셨어요. 카페에서 뮤지컬 ‘아마데우스’의 작곡가가 다른 뮤지션들과 들어왔어요. 전 인사하는 자리에서 ‘벨기에에 있는 좀 미친 이탈리아인’이라고 소개됐어요. 작곡가는 바로 ‘아마데우스’의 연출가 도브 아띠아에게 전화해서 ‘내가 모차르트를 만난 거 같아’라고 말했죠. 그리고 그에게 우리 집도 보여주고 대화도 했었어요. 그 이후에 뮤지컬을 같이 하자고 초정을 받았지만 거절했어요. 그는 저한테 ‘미쳤냐, 지금 네가 유명한 거 같냐’고 했어요. 나중에 또 그가 연락해서 파리에 갔는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절 한번 보고 ‘그래, 네가 모차르트야’라고 했어요. 수많은 사람이 되려고 했던 모차르트인데 제가 2초 만에 됐어요”라고 모차르트가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웃긴 거 하나 말하자면 그날 카페에서 작곡가가 도브 아띠아에게 ‘모차르트를 만난 거 같다’고 했을 때 아띠아는 ‘노래 잘해?’라고 물었고 ‘몰라, 그냥 지금 만났어’라고 했대요. 도브 아띠아는 ‘우리 뮤지컬에서 제일 어려운 노래를 부를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확신이 든다면 파리에 와서 노래를 들려주든지 해’라고 했다네요”라고 일화를 전했다. 노래를 듣기도 전에 모차르트가 된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모차르트를 ‘시대를 거스른 최초의 록스타’로 재탄생 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아마데우스’ 내한공연 이후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출연 배우들이 부러워하지 않냐는 질문에 “프랑스에서 각자 할 일이 있어요. 저만 어려움을 겪고 있죠. 디안 다씨니는 작은 앨범을 준비하고 있고 솔랄은 프로듀싱을 해요. 마에바 멜린은 아이가 있고 디즈니 영화에서 녹음도 했어요. 절 부러워하진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뮤지컬 세계에서는 제가 돈을 더 받으니까 더 잘 나가는 것 같아요”라며 천진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미켈란젤로 로콩테는 “누구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거예요. 그건 자연스러운 거죠. 전 다른 사람을 따라가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생각하기보다 그냥 제 자리에 있죠.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싶어요. 그건 위험하지만 좋은 거에요”라고 전했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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