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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프라이드' 김동연 연출가…“진짜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중요”8월 8일부터 수현재씨어터

▲연극'프라이드'포스터_연극열전 제공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영국 작가 알렉시 캠벨의 데뷔작이다. 알렉시 캠벨은 이 작품으로 비평가협회 각본상,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작품상을 받았다. 지난 2014년 김동연 연출가와 지이선 각색가가 작품을 맡아 국내에 선보였다.

오는 8월 8일 김동연 연출가가 다시 한 번 연극 ‘프라이드’의 연출을 맡았다. 최근 미국이 동성동결혼을 합법화시켰고, 서울시는 ‘퀴어축제’를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인 ‘동성애’를 다룬 작품에 대한 김동연 연출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극 ‘프라이드(The Pride)’의 어떤 점이 끌렸나?

2014년에 연극열전을 통해 연출 제안을 받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 좋았다. 주인공들의 대사도 아름다웠다. 특히, 연극 ‘프라이드’는 ‘동성애’라는 소재를 통해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원작 ‘프라이드’는 영국 작품이다. 각색할 때 고민했던 부분이 있나?


2014년 연극 ‘프라이드(The Pride)’ 초연 당시 지이선 작가와 함께 각색했다. 각색에서 특별히 고민했던 부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극 대사의 어조 차이었다. 1958년도 장면에서는 존댓말을 사용했다. 현재 장면에서는 반말 어투로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을 줬다. 우리나라는 존댓말과 반말의 어조 차이가 분명해 국내 작품만의 매력을 담을 수 있었다.

- 연출가로서 연극 ‘프라이드’는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이 작품을 하면서 역사를 움직였던 힘에 대해 생각했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흑인과 여성의 인권문제처럼 ‘스스로가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라는 자각에서 시작된다. 소수자들이 자긍심을 갖게 됨으로써 역사와 사회가 발전해왔다. 동성애자를 비롯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2014 ‘프라이드'와 비교했을 때 이번 작품만의 매력이 있나?

초연 때는 배우들의 평균 신장이 모두 컸다. 그에 비해 올해는 상대 배우 간의 체격 차이가 크다. 한 명은 키와 몸집이 크고 다른 한 명은 아담하다. 두 배우의 체격 차이에서 오는 힘의 차이와 색다른 분위기가 있다.

▲연극'프라이드' 캐릭터컷_연극열전 제공

- 연극 ‘프라이드’를 연출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즐거웠는지 궁금하다.

연극 ‘프라이드’는 딱 네 명의 배우가 나온다. 그만큼 밀도감 있게 작업해야 한다. 작품이 ‘동성애’를 다루다 보니 그에 대해 배우들과 진지한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실제로 배우들과 함께 이태원의 게이바도 가보고 ‘서울퀴어축제’에도 참여했었다.

-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이 작품은 남성 간의 성행위 장면의 수위가 다소 높다. 어떻게 해야 한국 관객들에게 연극 ‘프라이드'의 주제와 감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금의 한국 상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열린 ‘서울퀴어축제’는 축제라기보단 시위 개념이 컸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퀴어축제는 시위 개념이 아닌 패션쇼와 비슷한 단순 축제로 여겨진다. 시위부터 시작해 축제로 변화하고 발전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한국이 가장 중요한 시위 단계를 시작했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 작품 속 캐릭터인 ‘필립’, ‘올리버’, ‘실비아’ 중에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는?

원작 작가는 스스로가 동성애자였다. 그들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이해가 이미 작품에 잘 깔렸었다. 국내 작품은 여성작가가 대중이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각색해야 했다. ‘실비아’ 캐릭터는 작품에서 소수자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바라봐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를 부각함으로써 관객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고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었다.

- 연극 ‘프라이드’는 수많은 명대사 중에 하나를 뽑자면?

극 중에 “진실하게 살지 않을 거면 이 멍청하고 고통스러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라는 올리버 대사가 있다. 사실 세상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 역사와 사회가 발전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소수자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그렇다.

- 이번 작품에서 신경을 가장 많이 쓴 장면이 있나?

마지막 장면이다. 현재의 올리버와 필립이 벤치에 앉아 시선을 미래를 향해 둔다. 그리고 실비아가 그 뒤에 서서 두 사람과 관객을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 안에 연극 ‘프라이드’ 공연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목소리를 들으며 현재의 사람이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감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실비아’처럼 친구로서 소수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아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함께 해주길 바란다. 

최태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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