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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함께한 ‘Again 하얀나비-김정호 추억하기’10월 18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

故 김정호의 노래로 꾸려지는 ‘Again 하얀나비-김정호 추억하기’ 공연이 오는 10월 18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에서 펼쳐진다.

‘Again 하얀나비-김정호 추억하기’는 1985년 11월 세상을 떠난 김정호를 추억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생전에 그와 절친했던 임창제, 하남석, 채은옥, 추가열이 함께한다. 김정호의 히트곡인 ‘하얀나비’, ‘이름 모를 소녀’ 등은 이들의 목소리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정호의 육성 동영상과 옛 노래 등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공연당일에는 로비에서 김정호 히트곡 피아노 연주회가 진행된다. 연주회는 오후 2시 20분부터 50분까지, 오후 6시 20분부터 6시 50분까지 2차례 마련된다.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는 김정호를 추억하는 팬들 사이에서도 뜨겁다. ‘하얀나비 김정호 팬카페’ 회원들과 김정호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때를 기억해요

김정호는 1973년 정규 앨범 ‘이름 모를 소녀’를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그의 데뷔 앨범에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름 모를 소녀’를 비롯해 ‘보고 싶은 마음’, ‘외길’, ‘기다림’ 등이 수록돼 있다. 이후 그는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1985년 11월 29일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고인이 된 지도 어느새 30년이 훌쩍 지났다.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그의 음악을 들으며 삶의 위로를 받고 있다. 이들이 처음 김정호와 그의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은 운명이자 숙명이었다.

닉네임 송리아(이하 송): 저는 김정호 노래 중에서도 ‘달맞이꽃’을 좋아한다. 대학교 때 졸업 여행 비슷하게 1박 2일로 속리산에 갔었다. 그때는 시대가 굉장히 어수선했다. 속리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달이 휘영청 밝게 떠 있었다. 달빛에 내려오는 데 누군가가 ‘달맞이꽃’을 부르더라. 그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내려왔다. 또 다른 추억은 당시에 좋아하던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가 김정호 노래만 불렀다. 저도 김정호를 좋아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남자도 그 노래를 즐겨 부르니깐 기분이 묘했다. 그 시절에는 정말로 김정호에 푹 빠져 지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다. 2002년에는 딸이 미국에 이민을 갔다. 너무 허전했다. 그때 김정호 노래가 떠올랐다. 오랜만에 김정호 노래를 다시 다 들었다.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 듣다가 ‘하얀나비 김정호 팬카페’를 알게 됐다. 2012년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닉네임 예사모(이하 예): 김정호 노래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 ‘어니언스’ 콘서트에 가서 김정호를 실제로 봤다.

송: 저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김정호를 좋아했다. 언니가 위로 셋이나 있는데 김정호는 언니들 세대가 좋아하는 가수였다. 막내 외삼촌과 둘째 언니 나이가 같다. 삼촌하고 언니가 듣는 노래를 같이 듣다보니 김정호 노래에 익숙해졌다. 저는 딸 다섯에 아들 하나 있는 집에 넷째 딸로 태어났다. 중간에 껴서 별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어렸는데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언니랑 같이 김정호 노래를 들었을 때 노래가 예사롭지 않았다.

어느 날은 김정호 노래도 좋지만 실제로도 보고 싶어졌다. 둘째 언니가 이번 주 토요일에 TV에 나온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친구 집에 가서 흑백 TV로 김정호가 나오는 모습을 봤다. 그때는 라디오에서 노래로만 듣던 가수를 TV로 보니 어린 나이에도 ‘필’이 제대로 꽂혔다.

닉네임 청비(이하 청): 저는 남진이나 나훈아의 노래를 주로 들었다. 중학교 1학년 때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가 발매됐다. 처음에는 ‘무슨 이런 노래가 다 있나’ 싶었다. 김정호 노래는 그동안 제가 들어온 노래와 완전 달랐다. 당시 저는 사춘기였고 짝사랑하는 여자도 있었다. 중학교 교정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당시 내 상황과 노래 가사가 딱 맞아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었다. 그곳에 노래가 올라오면 듣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노래가 올라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심히 검색했고 ‘하얀나비 김정호 팬카페’를 발견하게 됐다.

닉네임 토닉(이하 닉): 저는 2006년에 김정호 노래를 살짝 알았었다. 당시 ‘하얀나비’를 우연히 듣고 노래가 참 ‘스민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김정호는 짧은 생을 살다갔다. 못다 핀 꽃 한 송이는 오랫동안 기억될 명곡을 남겼다. 그의 음악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서려 있다. 팬들은 ‘그것은 한이고 얼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음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들으면 들을수록 진해지는 감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호의 노래는 첫 맛은 우울하지만 두 번, 세 번째 맛은 그야말로 진국인 음악과 닮아 있다.

닉: 저는 트렌드 음악도 좋아한다. 전자 사운드, 댄스 등이 가미된 세련된 음악을 하게 된다면 투애니원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은 좋아하기 때문에 듣는 거라고 생각한다. 김정호 음악은 깊이가 다르다. 그야말로 정수다. 그는 한 사람이 살면서 느끼고 깨닫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노래로 구체화 시킨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잘 다듬어진 곡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말 고뇌하고, 안으로 삭이고, 오랜 시간 숙성돼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것이 딱 김정호 노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저 역시 김정호 노래를 처음 듣고 ‘이런 천재가 있었구나!’ 깨달았다. 정말 저 혼자 듣기에는 너무 아까운 곡들이 많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이런 음악을 70년대, 그리고 80년대에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한다. 짧은 생이었지만 김정호는 투철하게 음악 안에 자신의 예술혼을 모두 담았다. 인간적으로 그런 점은 존경스럽다. 논리적으로 ‘이런 이유로 그의 음악이 좋다’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청: 김정호의 곡들은 아주 슬프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언가 이끌림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최고라 생각한다. 그는 천재다.

닉네임 세월, 그것은 바람(이하 세): 예전에 방송에서 조관우와 태진아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 두 사람 김정호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우리 한 민족의 ‘얼’이 있고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정서나 소양이 있는 법이다. 그런 것들이 현대 들어오면서 격변하고 서구 지향적인 문화로 변화됐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우리 한민족은 이랬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닉: 요즘 가요계는 인기를 쫓고 돈과 결부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때 당시의 싱어송라이터 가수들은 지금 설 자리가 없다.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슬픈 입장이다. 클래식하지는 않아도 한국적인 음악을 해야 하는데 그런 가수가 드물다.

우리가 사랑한 김정호의 노래들

4장의 앨범을 발매한 김정호는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노래 제목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지만 듣는 이에게는 행복을 전해주기 충분했다. ‘님’,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 ‘슬픈 나그네여 이 말을 듣고 가오’, ‘작은 새’ 등은 그의 대표곡으로 손꼽힌다. 팬들이 생각하는 그의 명곡은 무엇일까.

 

청: 일단 ‘하얀나비’가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다. 노래 가사에는 표면과 이면의 의미가 나뉘기 마련이다. 이 노래는 표면적으로 언뜻 보면 ‘사랑’ 이야기 같다. 사실은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큰 의미를 담는다. 여기에는 생사의 이별도 있고, 생성됐다가 소멸되는 경우도 있고, 불탔다가 사라지는 것도 포함된다. 일종의 순환인 셈이다. ‘하얀나비’의 1절· 2절 가사를 일주일 동안 50번 정도 들어보면 이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 김정호는 히트곡이 너무나도 많다. 굳이 꼽자면 ‘작은 새’를 꼽고 싶다. 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 ‘작은 새’를 들으면 시 한 편을 읽는 기분이 든다. ‘어두운 밤하늘에’ 음악이 잔잔하게 깔리면 먼 산을 바라볼 때가 많다. 시적인 가사가 그림으로 그려진다. ‘님’도 위대한 곡이지만 ‘작은 새’를 꼽고 싶다. 어릴 때 가지고 있는 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예: 저는 20세 때 처음 알게 돼 5년 동안을 진짜 김정호 노래에 빠져 보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생의 황금기인 시절이 김정호 노래에 빠져있던 때와 겹친다. 내 젊은 시절은 김정호가 있었기 때문에 행복했다. 그때는 ‘달맞이꽃’이 고귀하게 피는 꽃인 줄 알았다. 그래서 실제로 ‘달맞이꽃’을 보고 실망했다. ‘달맞이꽃’은 아무데서나 피더라.(웃음)

지금도 운전할 때 ‘달맞이꽃’을 틀어 놓는다. 그러다보면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2·3번씩 듣곤 한다. 대학교 시절 속리산 정상에서 막걸리 한 잔씩 먹고, 불만이 한창 많을 때 들었던 노래다 보니 더 추억에 잠기는 것 같다.

세: 저는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님’, ‘세월 그것은 바람’, ‘하얀 나비’ 이런 곡들은 정말 좋다. 이런 노래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굳이 내 감성과 맞았던 곡은 중학교 1·2학년 때 들은 ‘이름 모를 소녀’다. 가사가 지금도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 가사와 멜로디가 왜 그렇게 다가왔는지 저도 궁금하다.

그때는 사춘기였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난 후에는 언제나 저 혼자 남겨졌다. 동네에는 연못도 있었고 어둑어둑해지는 길을 걸을 때 이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상황이 노래와 맞아 떨어지는 게 있어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얀나비 김정호 팬카페’ 회원들은 이번 공연에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김정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설렘은 하남문화예술회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의 바람처럼 이번 공연에서는 편곡하지 않은 김정호의 원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으로 그를 기억하는 팬들과 대중에게 다시 한 번 김정호의 음악이 재조명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하남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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