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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조’로 우리 시대를 다시 돌아보다부새롬 연출가 인터뷰, 연극 ‘뒤주박죽’과 극단 ‘달나라동백꽃’에 관한 이야기

‘봄 작가 겨울 무대’는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주최하는 차세대공연예술가 육성 및 발굴 사업이다.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벌써 6년째가 됐다. 그 사이 많은 신인작가의 작품들을 공연했고, 많은 연출들이 그 작품에 참여했다. 이번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총 4편의 작품을 선정해 공연을 진행 중이다.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연극 ‘미사여구없이’가 공연되고, 15일부터 17일까지는 연극 ‘택배 왔어요’가 공연된다.

연극 ‘뒤주박죽’은 최준호 작가, 부새롬 연출가가 참여했다. 작품은 11월 5일부터 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무대에 올랐다. 이 공연은 ‘영조와 사도세자’라는 익숙한 모티브에서 시작됐다. 작품은 6명의 영조, 세련된 무대와 의상 등으로 흥미를 끌었다. 연극 ‘뒤주박죽’은 매회 매진이 임박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데는 연출가 부새롬의 영향이 컸다. 연극 ‘뒤주박죽’이 끝나고,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피곤해보였지만 밝게 웃으며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 극단 작품을 많이 해오다가 이번엔 신인작가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이번 작품 전에는 김은성 작가의 작품이나 외국 작품을 연출했었다. 처음 다른 작가의 작품을 연출한 것은 올해 상반기에 작업했던 김슬기 작가의 작품인 연극 ‘이건 노래가 아니래요’다. 그 당시에는 떨렸지만 이번엔 많이 떨리진 않았다. 두 번째여서 그런 것 같다.

연극 ‘뒤주박죽’의 최준호 작가는 전에 내가 연출을 했던 연극 ‘뻘’을 굉장히 좋게 봤다고 했다. 작가가 나를 상당히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맘 편하게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다.

- 베테랑 작가가 아닌 신인작가와 함께 하는 작업이었다. 어려운 점이 없었는지?

대본을 받았을 때,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의도가 명확히 보여서 좋았다. 하지만 신인작가이고 대본에 어느 정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대본 자체가 좀 더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거나 디테일이 있었다면 더 수월했을 것 같다.

-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총 9명의 배우와 함께 했다. ‘세손’ 역할을 맡은 박주영 배우와 ‘비구니’ 역할을 맡은 홍지수 배우는 이번 공연이 데뷔작이었다. 이송현 배우, 정대용 배우, 한기장 배우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전부터 같이 작업을 해온 배우는 극단원 4명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연습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배우들이 동의를 안 해주면 그 부분을 설득하고 다시 만들어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배우들이 잘 따라줘서 매우 좋았다.

- 사도세자와 영조 이야기는 많이 공연된 소재이다. 연출로서 새롭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공연에 있어서 새로운 것이 어디 있을까 싶다. 다 기존의 것을 참고하고 영감을 얻는 것이다. 그래도 새롭게 이야기하려 한 부분이 있다면 ‘영조’ 역할인 것 같다. 초고 대본에서는 영조가 한 명이었다. 이번에는 영조를 여러 인물로 각색해서 새롭게 만들었다.

이 작품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영조에 대해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영조’는 과거를 대변하는 집합체란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현재를 의미하는 사도세자를 억압하는 존재로 보았다. 영조는 단순한 영조 한 명이 아닌, 사도세자를 가로막는 모든 것들의 집합체라고 생각했다. 저승사자를 뺀 나머지 인물들이 모두 사도세자를 압박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영조를 6명으로 표현하게 됐다.

- 무대와 의상이 흥미로웠다. 이 부분을 준비하는데 많이 고민했을 것 같은데 어땠는지?

무대는 내가 생각했던 기본 구조만 전달했다. 구체적인 이미지는 전적으로 무대 디자이너의 역량이었다. 의상도 뻔한 조선시대의 복장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였다. 아버지에게 묶인 사도세자의 이미지를 그리는 것에 많은 고민을 했는데 디자이너들과 함께 잘 풀어나간 것 같다. 디자이너들과 디자인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연에서 구체화된 것이 많다.

-  첫 연극 데뷔가 무대 디자이너였던 것으로 안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처음 무대 디자이너로 일한 것이 2002년이었다. 연출로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니 무대 디자이너의 경력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작업할 때, 무대와 관련된 것은 미리 콘셉트를 잡고 시작하는 부분이 많다. 무대 디자이너의 일과 연출의 일, 둘 다 기회만 되면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두 가지의 일을 병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작업 중 깨달았다. 지금은 연출에만 집중하고 있다.

- 이번 작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과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연극이나 드라마로 제작된 적은 많다. 이 이야기가 ‘현재의 이야기’가됐으면 했다. 이 부분에 집중해 작업했다. 우선 ‘저승사자’는 현대의 젊은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기괴한 모습을 하는 ‘영조’는 과거의 망령체를 의미한다. 기존의 사극 이야기가 아닌, 작품을 통해서 현대와 우리 시대를 다시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조를 여러 명의 인물로 만든 것, 세자 의상과 같은 아이디어도 마음에 든다. 그 외의 다른 부분은 다 아쉬운 점으로 남는 것 같다.

- 혹시 공연을 준비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배우와 스태프들이 함께 간 엠티가 기억에 남는다. 구성인원들이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 함께 술도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배우들로만 팀이 구성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할 때도 물론 활기찬 분위기지만, 젊은 배우들하고만 함께 하니 더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분위기도 매우 좋아서 재미있게 작업한 공연이었다.

- 극단 ‘달나라동백꽃’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배우들이 대거 출현했다.

우리 극단원은 내가 정말 잘 아는 사람들이다. 작업할 때에 소통이 잘되고 호흡도 잘 맞는 것이 공연의 질도 향상시킨다. 극단의 배우들 실력도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극단의 배우들을 섭외한다.

극단원이 아닌 다른 배우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섭외를 했다. 이전에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인상 깊었던 배우들을 섭외하거나 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섭외했다. 결론적으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서 만족한다.

- 2011년 8월에 창단한 이후, 극단을 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돈 문제가 가장 크다. 모든 것들이 그렇겠지만 연극은 특히나 제작비와 관련한 고민들이 크다. 사후지원금이나 다른 여러 지원 제도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이런 부분은 연극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정말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제대로 된 개런티를 주고 싶다.

-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다음 작품은 언제 공연이 될 계획인지?

올해 겨울에는 종이인형을 이용한 간단한 워크숍을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출이 아닌 무대 디자이너로 참여한다. 내년 3월에는 연우 소극장에서 연극 ‘달나라연속극’을 재연한다. 학교에서 공연했던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3번째다. 그 전과 달리 배역이 다 바뀌어 연출로서도 기대가 된다.

이후에는 김은성 작가의 신작이 공연될 계획이고, 하반기 가을에는 작년에도 공연했었던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을 재연할 계획이다. 하반기 겨울에는 올해 6월에 공연했던 연극 ‘파인 땡큐 앤드 유’의 후속작 연극 ‘아임 파인 투’를 공연할 계획이다. 그리고 중간에 소설가 윤대녕의 작품을 낭독하는 낭독공연을 할 계획인데 그 부분은 구체적인 일정까지는 잡혀있지 않다. 내년도 올해처럼 바쁜 한 해가 될 듯하다.

-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목표가 있다면?

좋은 작품을 많이 하는 것이 목표다. 극단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이다. 극단의 연습실이 생기고, 극단 스튜디오가 생기는 것도 목표인데,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극단에서의 위치가 아닌, 연출가 부새롬의 목표나 신념이 궁금하다.

연극으로만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어떤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꼭 연극으로만 표현이 되어야 하고 다른 것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꼭 이 작품이 연극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고, 연극이 될 수밖에 없는 작품을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신념이다. 그리고 여담으로 연극하면서 안 굶어 죽었으면 좋겠다.

 

조원재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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