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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을 비극으로 모는 두 주인공, 서지영 씨와 조유신 씨를 만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서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트’와 삼촌‘클라우디우스’는 비상식적인 사랑에 빠진다. 결국 그들의 사랑이 불러온 비극은 모든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다. 하지만 그들이 한 사랑도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뮤지컬 ‘햄릿’에 비춰질 그들의 사랑이 궁금하다. 이에 8월 28일 ‘거투르트’역의 배우 ‘서지영’씨와 ‘클라우디우스’역의 배우 ‘조유신’씨를 만났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거투르트’와 ‘클라우디우스’가 말하는 사랑에 대한 본질과 그 속에 뮤지컬 ‘햄릿’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체코 뮤지컬 ‘햄릿’은 10월 12일부터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연된다.

▷ ‘거투르트’와 ‘클라우디우스’는 어떤 인물인가요?
▲ (조유신) ‘햄릿’이라는 작품은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인간 유형들을 얘기합니다. ‘클라우디우스’는 그 중 유일하게 악한 인물입니다. 이 '클라우디우스’를 통해 정말 선한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누구나 악인(피의자)일 수도 선인(피해자)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셰익스피어가 얼마만큼 그것을 생각하고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햄릿’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근친상간 등의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겼습니다. 이렇듯 ‘햄릿’은 사랑, 우정, 의리 등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인간의식에 들어있는 악과 선을 말하고 있습니다.
▲ (서지영) 극 중 ‘거투르트’와 ‘클라우디우스’는 굉장히 뜨거운 사랑을 합니다. ‘햄릿’ 고전을 읽었을 때는 ‘뭐 이런 여자가 있어?’이럴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햄릿’에서는 음악이 있기 때문에‘거투르트’의 심정이 감성적으로 와 닿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여자의 심리 상태에서 겉으로 유추할 수 있는 ‘거투르트’와 제가 감정을 담아서 하는 ‘거투르트’는 달라집니다.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그런 말이 있잖아요.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여자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사랑 때문에 무너져가는, 어떻게 보면 불쌍하기도 한 그런 캐릭터입니다.

▷ 뮤지컬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으로 음악과 의상, 드라마 등 스케일이 매우 큰 대작입니다.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어떤가요?
▲ (조유신) 제가 지금까지는 선한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매력적인 악인을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은 ‘햄릿’의 원작에 가장 충실하려 하구요.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이 다르겠지만 ‘나한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그런 생각이 들게 하고 싶어요. 권력과 유혹, 사랑에 대한 집착을 가장 보편타당하게 표현 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 (서지영) 배우라는 직업은 무대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때 가장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역할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당장은 ‘거투르트’를 욕할지언정 이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 공연 끝나고 집에 가도 계속 생각이 나는 그런 ‘거투르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 맡으신 캐릭터들은 고전 속의 평범하지 않은 인물입니다. 현재 연습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요?
▲ (조유신) 아직까지는 노래를 중점으로 연습하고 모델을 찾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우스’는 왕 다우면서도 못되어야 하고 또 겉으로는 그것이 드러나지 않아야 하며, 그러면서도 또 한 여자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이 모습을 어떻게 다 표현할지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웃음)
▲ (서지영) 저도 아직은 노래를 많이 연습 중입니다. 뮤지컬 ‘햄릿’의 대사가 다 노래다보니 저는 우선은 멜로디 감성에 안 빠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노래를 연습할 때는 감정 없이 그냥 질러요. 습관적으로 감정에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음악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노래만 불러도 감정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은 많이 자제하고 힘을 많이 빼고 연습중입니다.



▷ 연습 장면 비디오를 보니 배우분들끼리 사이가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대 선배님부터 막내까지 다양한 연령과 경력의 배우들이 모였는데 연습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 (서지영) 처음에 서로를 잘 모를 때는 많이 어색해 했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희 작품에는 나이 많은 선배님부터 중견배우, 그리고 신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배우들이 함께 하는데 선배님들이 워낙에 좋으세요. 서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지킬 것 지키면서 어느 작품보다 분위기 좋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 (조유신) 대선배님이신 김도향 선생님과 송용태 선생님은 자기관리가 워낙에 철저하십니다. 저희는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 이번 작품에서 의상이나 스토리 등은 상상이 가능한데 사실 음악이 제일 궁금합니다. 음악적 특징은 어떤가요? 지금까지 접해왔던 음악과 어떻게 다른가요?
▲ (서지영) 처음 제가 접했을 때에는 ‘록 햄릿’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은 록보다는 팝 발라드가 굉장히 강합니다. 특히 ‘오필리어’와 ‘햄릿’의 사랑테마는 운율이 매우 부드럽고 정적입니다. 저는 유럽 쪽 뮤지컬을 접할 때마다 우리나라 정서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번 작품 뮤지컬 ‘햄릿’도 한국 관객들이 들으시면 멜로디 라인이 굉장히 친근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비극의 절정에서는 록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굉장히 폭발력 있는 드라마틱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작품으로 다양한 음악의 향연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체코 뮤지컬은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와 어떤 다른 점이 있나요?
▲ (조유신) 제가 다른 체코 뮤지컬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마니아(mania)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체코 뮤지컬은 조금은 차갑고 어두우면서 뭔가 음산한 분위기가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런 점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세련되고 예쁜 사랑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냉정하고 차가우면서 단조로운 사랑이라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저희들은 뜨겁게 사랑을 하지만 주위의 환경이나 여러 가지 모습들에서 체코 뮤지컬 특유 모습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 서지영 씨는 오랫동안 많은 작품으로 무대에 서 오셨는데 이번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 (서지영) 개인적으로 제 나이가 여배우로서 과도기 단계입니다. 젊은 역할에서 중년 역할로 넘어가는 나이죠. 제가 처음 이 작품의 대본을 봤을 때 주인공 ‘오필리어’보다는 ‘거투르트’만 눈에 들어왔어요. 정말 ‘이 역할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욕심이 아니라 매력이 그냥 확 다가오는 그런 게 있었어요. 그렇기에 저도 이 역에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합니다. 이번 작품으로 좀 성숙해졌다는 말도 듣고 싶어요.

▷ 조유신 씨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는데 이번 작품에서 특히 힘든 점이 있나요?
▲ (조유신) 지금까지 저에게 쉽게 이루어진 작품은 없습니다. 없는 것을 형상화시키고 창조를 해야 하니까 모두 다 힘들고 어렵죠. 하지만 모두들 열심히 작품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좋은 모습, 또 색다른 모습이 될 것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이번 작품 안에 특히 애착이 가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요?
▲ (조유신) 저는 김도향 선생님과 송용태 선생님께서 연기하시는 ‘폴로니우스’의 모습이 참 인상 깊어요. 딸인 ‘오필리어’에게 ‘햄릿’과의 사랑을 주의하라고 말하는 장면이라든지 ‘클라우디우스’에게 ‘햄릿이 이렇게 미쳤소!’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기억에 남아요. 원작에서‘폴로니우스’는 딸을 걱정하고 아들을 걱정하는‘아버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뮤지컬 ‘햄릿’에서는 거기에다 좀 ‘탕아’같은 이미지를 더해서 보여줍니다. 이 사람 위에는 왕도 있고, 여왕도 있고, 왕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것이 거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폴로니우스’를 표현하는 세련된 노래나 동작 등이 굉장히 멋있어요.
▲ (서지영) 제가 그동안 굉장히 많은 역을 했는데 처음으로 죽는 역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거투르트’는 독약을 마시고 죽어요. 그때 회전무대가 돌아가면서 빨간 의상을 입은 ‘거투르트’가 계단에 누워 눈을 뜨고 죽어있는 모습이 굉장히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안고 죽는 그런 표정 연기가 굉장히 멋있었어요.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그 표정 연기는 무척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웃음)

▷ 큰 스케일과 드라마 인물, 의상, 소품, 음악이 모두 다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서지영) 뮤지컬 ‘햄릿’은 대사가 없이 음악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관객 분들은 말로 할 때보다 노래로 할 때가 잘 안들 릴 때가 있어요. 귀와 마음을 활짝 여시고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도 ‘햄릿’ 자체를 다 받아들이시고 가실 수 있을 만큼 편안한 공연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햄릿’하면 무겁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께도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훌훌 털고 돌아가실 수 있을 만큼 좋은 작품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한번 즐겨보자’ 이런 마음으로 오셔도 됩니다.
▲ (조유신) 저는 개인적으로 원작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작의 이미지와 뮤지컬로 표현되어지는 것을 많이 비교하십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원작이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음악과 노래로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어요. 처음에는 과연 ‘햄릿’을 얼마만큼 담아서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었는데 그냥 ‘햄릿을 대중화 시키는 한 과정이다’라고 쉽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햄릿’과 여러 가지 해석의‘햄릿’이 있는데 그것을 가장 포괄적이고 함축적으로 표현하여 가장 대중적으로 만들어낸 작품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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