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년 7월, 베를린 필 12첼리스트가 우리나라를 찾는다. 1999년 처음 방문 후 2년에 한 번씩 한국을 찾은 베를린 필 12첼리스트는 첼로라는 단일 악기로 구성됐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속의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릴 만큼 파워 넘치는 사운드와 하모니를 자랑하며 한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앙상블이기도 하다. 더불어 12첼리스트만의 음악 또한 작곡과 편곡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첼로 그 이상의 앙상블을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 보리스 블라허, 장 프랑세, 야니스 크세나키스, 볼프강 림과 같은 작곡가들이 12첼리스트를 위해 쓴 곡이 60여 곡에 달한다. 12첼리스트는 가브리엘리, 바흐에서부터 피아졸라와 듀크 엘링턴 등 폭 넓은 레퍼토리를 수용하며 밝고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2첼리스트는 남성만으로 구성된 단일현악기 연주단체로, 고전적 정통성을 뒷받침하는 고유성이 대표적인 이미지였다. 원년 멤버였던 도이치 괴이츠의 은퇴와 디젤호스트의 죽음으로 아픈 일을 겪은 후, 2007년 첫 여성 첼로 주자 소렌느 케마렉의 합류 이후 여성주자 엘레가 12첼리스트의 멤버가 됐다.

한편, 12첼리스트는 유머와 활기가 넘치는 연주로 청중을 집중시킨다. 지난 2002년 내한공연 당시, 월드컵 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연주하던 모습과 지난해 앙코르 곡으로 ‘마법의 성’을 연주하는 팬 서비스로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 첫째 날은 첼로 애니메이션이란 주제로 합창곡으로 유명한 폴랑의 ‘인간의 얼굴(Figure humaine)’을 비롯한 피아졸라의 ‘천사 시리즈’ 등 남미음악이 연주된다. 이어 둘째 날은 바흐의 ‘푸가의 기법(Contrapunctus 1 aus der 'Kunst der Fuge)’과 페트리스 바스트의 ‘힘의 시(Canto 야 forza)’ 등과 함께 프랑스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생은 기쁨과 사랑이 가득 차 있으며, 음악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하는 12첼리스트의 창조적인 젊음이 담긴 2010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내한 공연은 오는 7월 1일과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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