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찬은 말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한국인 최초 유명 재즈 레이블인 엠알씨((EmArCy)로 데뷔해 세 번째 앨범 ‘누마스(Noomas)’가 세계 최고의 재즈 레이블인 블루 노트(Blue Note)를 통해 발매가 됐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재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던 그는 가스펠 앨범 ‘I am Melody’와 함께 “서울, 재즈에 빠지다”라는 공연으로 오는 4월 30일 관객들을 찾는다. 따뜻한 감성으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를 하는 곽윤찬, 그에게서 공연과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번에 ‘서울, 재즈에 빠지다’ 공연을 하시면서 허진호(베이스), 필윤(드럼)과 함께 트리오를 결성하셨습니다.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요.

제가 유학 중에 마났던 사람들이에요. 10년 도 더됐죠. 한국에 와서 서로 개인 활동들을 하다가 다시 만나서 작업한 지 몇 년 됐어요. 사실 재즈공연에서 트리오라는 이름을 쓰긴 하지만 완전한 그룹의 의미는 아니에요. 바뀌기도 하고요. 이번에 하는 콘서트는 “Jazz Meets”라는 이름으로 전국 투어를 기획 중인데 도와주는 개념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 함께 하는 허진호씨와 필윤씨의 관계성은 어떤지, 그리고 세 분의 호흡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재즈 연주는 interplay라고 해서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끼리의 교감이 중요해요. 클래식과는 다르게 재즈는 연주를 하면서 한 곡이 어떻게 변주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서로 음악적인 색깔이 맞아야 연주가 가능해요. 우리는 자주 함께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호흡이 잘 맞고 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기본 성향이 저랑 다 비슷해서 더 즐겁게 공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게스트로는 이정식(섹소폰), 리사(보컬), 드니성호(기타)씨가 함께 하게 됐습니다. 어떤 이유로 섭외하게 되셨나요?

이정식씨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왔을 때부터 같이 음악을 해왔던 분이에요. 정말 친분이 두터운 분이죠. 공연 때마다 게스트로 오시고. 리사는 이번에 발매한 앨범 ‘I am Melody’를 녹음하면서 친해졌어요. 그 앨범을 녹음하러 미국에도 같이 갔고 그 앨범에 수록된 리사씨의 곡이 반응이 좋아서 제가 콘서트 때 게스트로 요청을 했죠. 또 리사씨도 와주신다고 흔쾌히 승낙을 했고요.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드니성호 또한 클래식이지만 클래식과의 크로스오버적인 색깔을 함께 갖고 있는 친구라 처음으로 초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성훈씨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싶다고 해 최근 합류하게 됐어요.

- 프로그램 구성 중에 자작곡이 있고 클래식 편곡이 있습니다. 비율을 어떻게 배분하셨나요?

일반적으로 앨범을 만들 때는 자자곡을 많이 수록하는 편이에요. 반대로 공연을 할 땐 자작곡 보다는 재즈의 명곡으로 알려진 스탄다드곡들을 많이 하는 편이고요. 클래식곡을 편곡해서 연주하기도 하고 자작곡은 한 두 곡 정도만 하는 편입니다. 자기의 논문발표처럼 하는 공연도 있겠지만 관객과 교감을 하는 공연이 돼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전혀 모르는 곡들만 하기에는 저희도 부담이고 관객도 좋아하지 않아요.

- 콘서트를 기획하실 때 어떤 관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셨습니까?

제 공연에는 주로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와요.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많이 와주시고요. 어떤 한 계층이 아니라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려고 애를 썼어요. 모든 연령층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기획했습니다.

- 최근 나얼, 정엽, 장윤주 등과 함께 ‘I am Melody’라는 앨범도 내셨죠? 제작 동기와 작품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참여 의도 등에 관해 말씀 부탁드릴게요.

‘I am Melody’는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대중들이 쉽게 가스펠을 들을 수 있도록 기획된 앨범이에요. 미국에는 이런 앨범들이 많이 있지만 국내에는 전무하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크리스천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가스펠송을 많이 들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인들에게 찬송가를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죠. 요새 우울증과 정신적인 질환들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들에게 음악이 하나의 치유 역할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쪽으로 진출할 계획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2년여의 준비 끝에 만들어졌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제가 이 앨범을 위해 지금까지 음악적으로 훈련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정도로 애착이 많이 가죠.

- 재즈라는 음악이 마니아적인 색깔이 강한 것 같아요. 재즈라는 장르를 대중화시키려는 선생님만의 시도들이 있으십니까?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부연 설명을 곁들여서 연주를 할 때 관객분들이 많이 호응해주세요. 재즈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설명을 해드리고 연주를 하면 재즈가 뭔지 금방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재즈 공연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하세요.

- 앞으로의 활동 계획 부탁드립니다.

‘I am Melody’를 통해서 수익되는 부분의 30%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기부할 생각이에요. “Jazz Meets”란 콘셉트로 전국 투어 공연을 하기도 하겠지만 사회봉사차원의 소규모 음악회도 할 생각입니다. 해외로도 많이 진출을 해서 외국인들이 들을 수 없는 우리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국악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요. (웃음)

(* 이 글은 월간 삼호뮤직 5월 호에 실린 글임)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