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이수진은 일상적인 공간, 즉 삶의 소소함을 소재로 한다.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질문하며 해석하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집’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수진 작가의 작업은 하드웨어적인 관찰과 구체적인 기억을 보여주는 집의 단면들, 특정 장소 혹은 보이지 않는 꿈의 통찰을 담고 있다. “‘집’은 사람, 그리고 삶과 밀접한 관계로 그 사람만의 내밀한 모습, 진정한 모습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어쩌면 너무 사소하고 일상적이기 때문에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공간을 소재로 작품을 드러내고, 감정을 서술하는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작가는 2010 갤러리 AG (주)안국약품이 선정한 'The Strange Place 잠재성의 공간'이라는 타이틀의 전시를 마쳤다. 그녀는 “그림을 전공했기에, 이미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설치미술을 통해서 삶의 풍경을 그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설치미술에 대한 삶의 소묘에 대해 “내게 있어 설치작업은 또 다른 하나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사물을 통해서 드러내는 것이 그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의 박천남실장은 “이수진의 작업은 공간에 대한 애지적 관심에서 비롯한다. 지난 수년 동안 이수진은 현대 도시 공간의 물리적 지형과 심리적 표정에 주목했다”며 이수진 작가의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도시 속 수많은 공적·사적공간들의 지형과 표정 변화를 다양한 형식과 일상의 재료, 질감으로 다루었다.

현대도시의 급속한 팽창과 발전이 배태한 도시 빈민 공간, 소외공간 등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피할 수 없는 도시의 변화 양상과 속도를 시간성과 지속성 등을 개입시키며 특유의 화법으로 꼬집었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이수진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소재는 ‘시간’이다. 그녀는 “이번전시회에서 ‘시간’에 많은 비중을 둔 것은 시간은 의식하지 않아도 늘 상 있는 존재로 한 공간 안에 여러 가지 시간성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특수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라며 “이것을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질문하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영상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특별히 “영상 작업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작품 이미지 구상 시 영상으로의 접근이 더욱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주로 사용 한다”며 “이미지는 정의할 수 없는 모호함이 있다. 한 물체로도 모든 것으로 비유될 수 있고, 또 많은 결과물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진은 하나, 하나의 작업을 프로젝트로 구성하고 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나의 모든 작업들 공간과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들을 다 한 번에 모아서 볼 때,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결국은 다 같은 것이 아닐까. 따라서 나는 그 근거를 수집하는 중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탐색하고 긴 시간을 수색했을 때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고,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기적 공간인 도시 공간을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The Strange Place 잠재성의 공간'은 생명력 넘치는 작가 이수진을 무엇보다 잘 표현해냈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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