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公理)란 하나의 이론에서 증명 없이 바르다고 하는 명제, 즉 조건 없이 전제된 명제를 말한다. ‘공리(公理)적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작가 이주형은 이번 전시에서 자명하지만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기이한 풍경들에 대해 말한다.

본인의 뒷모습에서 시작되는 이미지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장면이자 기묘한 풍경으로 읽힌다. 이 기괴하면서도 흥미로운 풍경들은 다분히 심리적, 정서적 풍경 즉 작가 내면에서 기인한 상상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소우주들은 시작과 끝,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한 채 떠다닌다.

이번 전시는 그의 풍경이 공간 그 자체로 확장되는 계기가 된다. 전시공간은 전체적으로 어둡게 설정했고 곧 발아라도 할 듯 설치된 개체들은 관람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감싸고 있는 것인지 구분조차 모호한 형상들은 세부를 확장하여 검은 사각형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내부에서 빛을 내는 듯한 신비로운 푸른 물결을 이루기도 한다.

작가 이주형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첫 번째 개인전 모드(Mode)와 두 번째 개인전 무정의술어(Undefined Term), 세 번째 개인전 이름(Name)을 통해 조형의 형식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두 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점과 면’을,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선’을 연구했다.

‘이주형_공리(公理)적 풍경’은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소행성처럼 특유의 공간감과 양감이 특징적이다. 오는 4월 25일까지 성곡미술관 1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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