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풍각쟁이야 뭐 오빠는 심술쟁이야 뭐/ 난 몰라 난 몰라 내 반찬 다 뺏아 먹는 건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구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유치한 듯 하지만 익살스럽고 재기 넘치는 가사. 여기에 흥겨운 노랫가락이 더해지면 만요(漫謠)가 완성된다. 일상생활의 소소한 내용을 자유로운 가사에 담아 표현해낸 만요는 1930년대를 주름잡았던 유행가다. 그 시절의 향수를 고스란히 재현해낼 음악극 ‘천변살롱’이 3월 24일에서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을 찾는다.

당시 억압된 식민지 사회를 뒤틀어 풍자하는 비판성으로 유행가의 입지를 굳혔던 만요는 한때 배우 신신애가 부른 ‘세상은 요지경’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바 있다.

음악극 ‘천변살롱’의 안주인 박준면은 1인극 형태로 가난한 유랑극단 배우와 사랑에 빠지는 살롱마담 박보단을 연기하며 ‘나는 열일곱 살이에요’, ‘이태리의 정원’, ‘오빠는 풍각쟁이’ 등 15곡의 만요를 들려준다.

하림은 아코디언, 피아노, 기타,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살롱밴드와 함께 연주하면서 극중 박준면의 상대역으로 등장해 직접 만요를 부른다. 대본은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씨와 박현향 작가가 맡았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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