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살해로 완성하는 황순원 작가의 수작 ‘왕모래’가 정가악회의 음악극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정가악회의 ‘왕모래’는 작년 남미 페루의 잉카 가르실라소 대학에서 해외 초연된 작품으로, ‘두 메데아’, ‘논쟁’의 임형택 연출가와 영화 ‘달콤한 인생’, ‘타짜’ 등의 영화 음악을 맡았던 장영규 음악감독, 뮤지컬 ‘내 마음의 풍경’, ‘남한산성’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함께한다.
‘왕모래’는 한국의 대표작가 황순원의 문제작으로 인간의 운명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그려낸다. 정가악회는 “한국의 전통성과 토속성에 애착을 가진 황순원과 우리 고유의 정서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정가악회의 만남은 뜻 깊은 조우가 될 것”이라며 “모성의 영원성과 신성성에 대한 노래로 영혼이 겪는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동양화적 영상과 전문 성우의 낭독은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정가악회는 “한국적 정서의 근원이 되는 국악과 문학, 동양화적 영상과 우리말 가사는 국내 관객에게는 전통 예술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외국 관객에게는 한국의 정서를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왕모래는 가난과 매춘을 표상하며, 가난에 의한 죽음(아버지의 죽음)과 도덕적 타락에 의한 죽음(어머니의 죽음)을 상징한다. 부정적인 모성상으로 인한 좌절은 역설적으로 모성의 절대성을 강조한다.
정가악회는 2000년에 창단돼 가곡과 줄풍류 등의 전통음악을 재해석함으로써, 새로운 전통을 이룰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들은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단체 집중육성 프로그램에 선정, 한국음악이 나아갈 새로운 모범을 제시하고 실현하는데 힘쓰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통한 새로운 문학여행, 정가악회의 낭독음악극 ‘왕모래’는 3월 3일에서 6일까지 역삼동 LIG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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