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원작의 ‘둥둥 낙랑 둥’이 국립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둥둥 낙랑 둥’은 소설가 최인훈의 원작 희곡으로, ‘삼국사기-고구려 본기’에 실려 있는 ‘자명고’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연극 ‘둥둥 낙랑 둥’은 최치림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과 국립극단 배우들의 관록 있는 연기로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영혼결혼식이란 굿의 형태를 연극적 장치로 도입해 눈길을 끈다.

연극 ‘둥둥 낙랑 둥’은 호동과 낙랑의 시공을 초월한 원초적 사랑을 그려낸다. 낙랑공주와 호동의 의붓어머니는 일란성 쌍둥이로 설정돼 의붓어머니와 호동과의 사랑을 파멸로 이끌어간다. 해원(解寃)의 굿을 연극적 장치로 삽입, 호동과 낙랑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영혼결혼식을 진행하는 무당들은 극에 개입해 호동과 낙랑의 원초적 사랑을 극대화시킨다.

극중 꿈이나 환영 장면은 영상으로 구현돼 관객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극의 내면에 흐르는 초월적 인과관계를 형성한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국악의 선율은 대사와 함께 어우러져 주인공들의 애절한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한편 숙부와 숙부부장의 역할을 부각시켜 호동과 권력을 찬탈하려는 이들을 대치시킴으로써 호동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구체화한다. 마지막 장에는 꼽추 난쟁이가 등장해 검은 북과 흰 북을 때리며 이분법적으로 갈라서고 분리된 세상의 와해를 꾀한다.

낙랑 역은 지난 9월 명동예술극장 초청작으로 공연된 연극 ‘세 자매’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국립극단의 계미경 배우와 곽명화 배우가 함께한다. 호동 역에는 국립극장 대표배우이자 2001년 백상예술대상과 히서연극상을 수상한 이상직 배우와, 지난 10월에 진행된 주인공 공개오디션에서 풍부한 성량과 안정감 있는 발성, 그리고 정확한 발음으로 호동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는 이지수 배우가 맡아 열연을 선보인다.

시공을 초월한 호동과 낙랑의 사랑 이야기, 연극 ‘둥둥 낙랑 둥’은 오는 12월22일부터 27일까지, 2010년 1월6일부터 14일까지로 나눠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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